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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삼복중인 요즈음 푹푹 찌는 폭염의 날씨이다. 가뭄은 심하고 펄펄 끓는 더위는 사람을 견딜 수 없게 만든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른다. 장마철이라고는 하나 시원하게 비를 내리는 날이 없었다. 계절의 순환을 사람의 의지대로 피할 수도 없다 곤란한 일이다.

우리의 삶은 곤란함의 연속이다. 국어사전에는 곤란함을 '어떤 일이나 형편이 몹시 딱하고 어렵다'라고 풀이해 놓았다.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할 때 참으로 곤란하다고 한다. 곤란함이 생긴다는 것은 넘치거나 모자란다는 것이다. 내가 감당 할 수 없는 만큼의 일이 생겼을 때 곤란하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이 계절은 뜨거움이 넘치는 곤란한 때이다. 곤란한 일이 생기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되며 피해 보려고 하고 벗어나려고 애 쓴다.

내가 아는 지인은 곤란함을 이렇게 풀이 해 주셨다. 곤란함이란 그 곳에 기거 할 수 없을 정도의 낡고 오래된 집을 다시 지어야 하는 딱한 처지를 말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새로 집을 지어야 하는 어려움과 걱정 그것이 바로 곤란함이란다. 우리는 날마다 새집을 짓기 위해서 살아간다는 말씀도 덧붙이신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늘 부족함을 느끼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나날을 보낸다.

만족 할 줄 모르는 끝없는 욕심이 바로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화가 나고 울화가 치민다. 그것을 다스리지 못하면 화병이 된다. 화병은 울화병(鬱火病)의 준말로 화가 쌓이면 몸속에 흐르는 불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이로 인해 인체에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쉽게 말하면 뚜껑을 닫은 채로 냄비를 계속 가열하면 온도와 압력이 상승하게 되고 물이 끓다가 결국은 넘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선 피하고 싶다. 그럴 때 나는 숲을 찾는다. 숲으로 가면 위안을 받는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도시의 숨 막히는 환경에서 벗어나 나무가 있고 새가 있으며 소슬 바람이 있는 곳에서 마음을 맡긴다. 때로는 지인들과 함께 생태 탐사를 나선다. 청주 근교의 야산을 주로 다니면서 어떤 식물이 살고 있나 살펴보고 그들과의 교감을 통하여 새로운 활력소를 얻는다. 도시를 벗어나 숲에 들어가면 곤란했던 일들을 잊을 수가 있다. 제멋대로 핀 야생화에 정신을 빼앗겨 그들의 이름을 찾기 위해 식물도감을 꺼내기도 하고 사람의 욕심으로 뭉텅 잘려나간 나무둥치를 보면서 가슴 아파 하기도 한다.

미국의 에드워드 윌슨은 '바이오 필리아'라는 책에서 인간은 생명과 생명 다양성이 풍부한 자연 경관을 운명적으로 사랑하게끔 태어났다고 한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수백만 년 전 인류의 기원과 역사가 새겨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연과 우리는 항상 그리워하고 그의 품에 안기고 싶은 어머니 같은 존재임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첫돌을 지나 아장아장 걷는 우리손자는 모든 것이 엄마이다. 엄마도 엄마이고 아빠도 엄마이다. 지나가는 자동차도 엄마이고 나무도 엄마이다. 기어 다니는 개미도 엄마이고 날아다니는 나비도 엄마이다. 똥도 엄마이고 오줌도 엄마이다. 그 아이 입에서 쉴 사이 없이 쏟아져 나오는 엄마라는 말에 번쩍 정신이 되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너무 분별하고 살았나보다. 세상의 모든 만물을 엄마로 생각 한다면 삶의 곤란함도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세상의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길 것이다.

나도 하늘을 보며 땅을 보며 가만히 불러본다 "엄마!" 곤란함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지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의 엄마 인 것을 어린 손자의 입을 통해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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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