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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모두 일어나, 소리 질러!" "제리제리고고 락엔롤고오~고 불타는 피아노~" 엔딩 무대를 장식한 가수 이승환의 뜨겁고 격정적인 무대에서 신나게 뛰면서 부르던 노래이다.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콘서트가 있었다. 베트남 호아빈 초등학교 도서관 건립을 위한 자선 콘서트에 지인의 권유로 참석 했다. 3색(色) 콘서트로 색깔이 다른 세 팀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졌으며 마음을 모아 정성을 다한 콘서트이다. 원모어찬스가 오픈 무대를 그리고 정태춘,박은옥이 서정적인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감성을 깨웠다. 그렇게 마음 문을 열고 음악의 결대로 흐르다가 마지막 이승환의 열정적인 무대에서 나도 모르게 당황했다. 충청도 사람들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좋아도 표현 할 줄 모르며 싫어도 내색을 잘 안하는 성품 때문에 공연을 하는 가수들이 애를 먹는 것을 여러 번 경험 했다. 콘서트를 하는 가수들이 가장 힘든 공연은 관객들이 호응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가수 이승환도 청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고 함께 즐기고 마음을 열어 줄 것을 권유 하면서 분위기를 이끌고 있었다. 한참을 격정적인 춤과 노래로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 후에야 몇몇 사람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나고 한참을 또 그렇게 열정적인 공연이 계속되었다. 점점 일어나는 사람이 많아졌고 사람들은 함께 노래하며 춤추며 파도처럼 일렁거렸다. 옆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일어났고 앞에 앉아 한참을 망설이던 나이 지긋한 사람들도 일어났다. 분위기는 무르익었으며 정서적 교감을 통해 노래와 몸짓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나는 마음은 '일어나야하나?' 하면서 몸은 엉거주춤 앉아서 박수만 치고 있었다.

언제 부터인지 모르지만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공감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웃는 장면을 보면서 왜 웃는지 이해가 안 된다.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앙~ 돼요" 라는 말도 왜 사람들이 혀 짧은 소리를 하나 했더니 개그콘서트가 유행시킨 말이라고 한다. 그뿐 아니라 요즈음 유행하는 노래나 가수들을 잘 알지 못한다. 아이돌 그룹을 봐도 그 아이가 그 아이 같고 노래를 들어도 그 노래가 그 노래 같다. 공감 해야지 하면서도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지금의 문화 아이콘에 뒤떨어져 있으니 젊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더욱더 어렵다. 나의 불통은 자각하지 못하고 남에게 소통의 부재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잘난 척을 하는 꼴이다. 나만의 견고한 벽을 쌓아놓고 통하지 않는 다고 남을 탓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이 시점에서 소통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나와 나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바라는 것이 모두 정답이라는 오류를 가지고 상대를 대하니 소통 될 수가 없다. 우선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행동을 공감해 보기로 했다. "저 사람은 왜 저래?" 가 아니라 "저 사람의 행동에는 내가 모르는 원인이 있겠지" 하고 생각하니 접근 하고 공감하기가 쉬워졌다. 공감 할 수 있으니 이해가 되었으며 그 사람의 고충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이것이 바로 소통일 거라는 생각이다.

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 보다는 앞뒤 자르고 불쑥 불쑥 자신의 말만 하는 버릇 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이 많았는데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이니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투가 공감이 되었다. 통하지 않는다고 답답해하고 속 끓일 일만은 아니다. 공감하고 소통 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꾸 하다보면 안 될 것도 없을 것이다. 젊은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 두고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 둔다면 공감하고 소통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제리제리고고"를 함께 부르며 일어나 소리 지를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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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