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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표하러 가기위해 옷을 갈아입으려고 옷장 문을 열고 한참을 망설인다. 옷장 안에는 옷들이 숨 쉴 틈도 없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서로가 저를 선택해 달라는 눈빛이다. 오랫동안 선택받지 못한 옷들은 햇볕구경 한번 하지 못하고 어둡고 답답한 옷장에서 점점 낡아가고 있다. 이번에는 서랍장을 열었다. 그곳에도 옷가지들이 빼곡하게 누워있다. 어떤 옷을 선택해야 하나 하고 또 한참을 망설인다. 그동안 너무 많은 옷들을 쌓아놓기만 했지 버릴 줄은 몰랐다. 그러기에 옷장은 점점 비좁아 틈이 없어졌고 자꾸 늘어나는 옷들을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내일은 몇 년 동안 선택받지 못한 옷들을 버려야겠다고 결심을 한다. 틈을 만들어 옷들이 숨 쉴 공간을 주어야겠다. 우리는 매일 어떤 것을 택하고 어떤 것을 버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물며 작고 소소한 것을 선택 할 때도 고민을 하는데 큰일을 도모 할 때는 이것저것 따져보고 계산해보고 신중하게 오랫동안 신중하게 선택을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무엇을 선택해야 옮은 일인지를 오랫동안 심사숙고 하여 결정했지만 그 선택에 후회를 하기도 하고 아주 잘한 일이라고 자부도 하면서 이만큼 살아왔다.

지방 선거가 끝났다. 도민들 또는 시민들의 오랜 고민 끝에 선택된 사람들은 이제 국민을 위하여 봉사를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 지방 선거는 무척이나 힘든 선택의 시간이었다. 많은 수의 지방 단체장을 선택해야 하는 선거였지만 그들의 공약이나 신념 그리고 도민에 대한 봉사의 마음을 일일이 따져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또한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진행된 선거는 더욱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환멸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하니 막상 투표용지를 앞에 두고 누구를 선택해야 우리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업에 열중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선택해야할 순간이 너무나 많다. 선택이란 한 가지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를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하루를 선택으로 시작한다. 선택 앞에서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할지를 늘 갈등하고 고민한다. 하지만 어떤 것을 결정해야 할 것인가의 딜레마에 빠져서 늘 불안한 마음으로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 흔히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만족감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히려 선택의 폭이 적을 때 만족감이 더 크다고 한다. 왜냐하면 선택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포기하고 버려야 할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러기에 더 많은 아쉬움과 미련이 많이 남는다.

어찌되었든 이번 투표로 어떤 사람은 선택 되었고 어떤 사람은 선택되지 못했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 수장의 자리에 서지 못했더라도 우리는 다수의 선택을 존중하고 충북도민을 위하여 온힘을 다하여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어야 한다. 또한 깨끗한 승복은 함께 잘살기 위한 일임을 마음속으로 새기고 또 새겨야 한다.

이제 지방선거의 선택된 지도자들은 권력을 남용하고 군림 하려는 고약한 버릇은 꿈에도 하지 말아야 한다. 성숙한 도민들은 그들의 행적을 지켜 볼 것이다. 그들이 우리의 삶의 바탕을 굳건히 든든하게 잘 지키고 편안하게 해 줄 거라고 믿을 것이다.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선택된 사람을 위하여 우리는 선택되지 않은 사람들의 핑크빛 공약에 연연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한 번의 신중한 선택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그 사람 선택하길 참 잘했어!" 하고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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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