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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마음에 각을 세우고 종일 동동 거리고 집으로 돌아오면 심사가 뒤틀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리저리 부딪치고 깨어지고 멍든 마음을 다스리기는 쉽지 않다. 스스로 낸 상처인 줄도 알지만 덧나고 아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마음이 나에게 독이 되지만 내가 만든 욕심이 화를 자초한 일이니 스스로 치유의 방법도 찾아야 한다.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애꿎은 가족에게 화풀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쇼핑으로 필요 없는 것을 사들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나만의 치유 방법이 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조용한 방에서 향을 사르고 마음의 치유를 한다. 향 이 다 타도록 눈을 감고 마음의 각을 하나씩 찾아내어 그것을 갈아내는 작업이다. 먼저 머리부터 시원한 느낌이 들 때까지 은은한 향을 맡으면서 기다린다. 다음에는 마음이 고요해지기를 바란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마음의 각이 보인다. 내가 스스로 세우고 스스로 나를 해하던 모서리를 발견하고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그런 과정을 지나고 나면 어느새 마음이 치유가 되고 마음이 다시 둥글어 지고 치유의 시간은 끝난다. 비록 비싼 향은 아니지만 향 한 자루가 네게 주는 선물은 그렇게 크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향을 많이 사용했다. 침향, 전단향, 자단향 ,천단향 등은 향중에서 으뜸으로 대접 받았다고 한다. 자연이 만들어준 향은 자신을 태우면서 주변을 정화하고 부유 세균을 없애주며 눈을 맑게 하며 더불어 정신까지 맑게 해준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의례의식에 꼭 향을 사용 했으며 마음을 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향중에도 침향(枕香)을 으뜸으로 친다고 한다. 침향은 베트남에서자라는 상록성 교목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나무는 외부의 손상 벌레의 침입으로 난 상처를 치유하기위해 스스로 수액을 분비하여 보호막을 만드는데 그 과정에서 침향이 만들어진단다. 침향은 상처를 보호하여 살아내기 위한 사투의 결과물이다. 오랜 세월 자신만의 방법으로 상처를 단단하게 응결시켜 수 백 년 수 천 년 이상의 세월을 견디어야 비로소 향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상처 없이 곧게만 자란 나무에는 침향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니 아이러니다. 요즈음은 가짜침향이 활개를 친다고 한다.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어린 나무에 일부러 상처를 내어 빠른 시간에 침향을 얻으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 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다.

우리는 살아가자면 본의 아니게 많은 상처를 받는다. 물가는 오르고 일자리는 줄고 사회는 어지럽고 마음을 위로받을 곳은 없다. 사회는 날로 각박해지고 서로가 각을 세우고 상처 주는 일에만 급급한 현실이다. 서로 나의 상처만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외부의 상처로 인한 아픔을 스스로 극복하고 치유 하는 과정이 있어야 맑고 향기로운 최고의 향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니까· 나에게 난 상처를 발견하고 스스로 치유 할 수 있는 마음을 형성 하지 못하면 곪아 터질 수밖에 없지만 스스로 마음을 치유 하면서 상처 난 마음을 다지고 단단히 한다면 내면에 맑고 은은한 향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상처가 많은 사람은 많지만 상처를 잘 치유한 사람은 만나기 어렵다. 침향의 향기를 맡아 본적은 없지만 상처를 잘 치유한 사람이 피우는 사람냄새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침향의 향기만큼이나 향기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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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