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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숲해설가

삼월! 이름만 들어도 따듯하고 포근하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내리더니 아파트 근처의 풀과 나무도 생기를 얻었다. 주말이면 늘 숲이 궁금해 숲을 기웃거리던 버릇으로 무심천 발원지로 봄맞이를 나섰다. 흙이 얼었던 몸을 풀었고 햇볕은 살얼음을 간지럽힌다.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이 지났으니 개구리의 기지개 소리라도 들어보려고 두리번거렸더니 부지런한 개구리는 벌써 물웅덩이에 알을 낳아놓았다. 온난화 탓이라고 하지만 절기의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진다. 발밑을 조심스럽게 내려다보니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 준다는 앙증맞은 보라색 꽃 일명 큰개불알꽃으로 불리는 봄까치꽃이 피었다. 반갑고 사랑스럽다. 머지않아 멀리 제주도에서부터 꽃소식은 들불처럼 번져 나갈 것이다. 유채꽃을 시작으로 동백, 산수유, 매화, 전국어디서나 피고 지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그리고 철쭉을 끝으로 온통 산하는 꽃불이 일기 시작할 것이다. 순식간에 번진 꽃불은 북쪽으로 넘실넘실 번져 갈 것이다. 맨발로 맞이하고 싶은 꽃소식이다.

해마다 우리는 낭성의 산자락에 피어나는 앉은부채와 무심천 발원지 내암리에 숨어 피는 노루귀와 바람꽃을 보러간다. 산모퉁이 한적한 곳에 외롭게 피어나는 바람꽃이 바람에 몸을 뒤척이는 모습은 얼마나 앙증맞고 애처로운지 마음이 아리다. 무심천 발원지인 내암리는 낮은 숲이지만 동식물을 동정하기 참 좋은 곳이다. 생태탐사 회원들은 여리고 여린 봄부터 여름의 푸른 숲을 지나 빛 고운 가을날을 걸어 참회의 시간을 보내는 겨울 숲에서 늘 서성 거렸다. 때로는 꽃과 나무 그리고 곤충과 동물의 발자취를 찾아 5∼6년을 한 결 같이 그 곳을 드나들며 함께 행복해 하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점점 내암리의 숲은 황폐해지고 있다. 무분별한 벌목과 사람들이 저지른 자연생태의 파괴를 눈으로 보면서 우리는 많이 아파하고 걱정스러워 하고 있다. 사람들은 무자비하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불규칙한 기온으로 인하여 뒤죽박죽 정신없는 계절이 되기도 하고 대기오염과 오존층파계 자연재해에 의한 변화는 우리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끔찍한 현실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에 의하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남극주변의 해수면이 30%이상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으며 결빙구역이 5년 전에 비하여 10%줄었다고 한다.

자연은 우리 곁에 늘 함께 있을 거라는 착각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꾸지 않는다면 그 심각성은 매우 클 것이다. 힘겨운 겨울을 보낸 숲의 주인들이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꿈을 키우는 아름다운 봄의 계절에 우리의 안일한 생각과 무심한 행동에 얼마나 많은 동식물이 터전을 빼앗겼는지 모를 일이다. 봄! 얼마나 힘나는 계절인가 땅이 서서히 제 몸에 온기를 불어넣고 햇살이 바람을 다스리면 온갖 생명체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내미는 계절이다. 사람들도 따스한 봄날같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할 희망과 꿈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에 갑자기 새들의 노래 소리가 들리지 않고 꽃은 피어나지 않으며 물고기가 펄떡이며 놀던 샛강에 한 마리의 물고기가 보이지 않고 봄이 소리 없이 침묵하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환경운동의 선구자이자 작가인 레이첼카슨은 그의 저서「침묵의 봄」에서 "불길한 망령은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슬그머니 찾아오며 상상만 하던 비극은 너무나도 쉽게 적나라한 현실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이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뿐이다.

우리는 흙이 주는 먹거리를 먹고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 자연에서 순리를 배우고 배려를 익히며 삶을 관조한다. 꽃이 피는 계절에는 꽃을 바라보고 새가 우는 계절에는 새의 노래를 들으며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물고기가 노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에게 언제나 당연했던 봄이 침묵하기 전에 우리는 정신 차려 뒤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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