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8.11.21 21:53: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오늘(11/22)은 1년 24절기의 20번째 절기인 소설(小雪) 날이다.
입동과 대설 사이에 드는 절기로 한해의 농사일이 거의 다 끝나는 시기이다.

겨울이 들어선다는 ‘입동’은 지났지만 실제로 겨울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 무렵이 되면 날씨가 점점 차가워지고 매서운 바람이 일기 시작하며 땅이 얼고 눈이 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경기도의 높은 산과 강원 이북 지방에 이미 눈 소식이 있었고 엊그제는 전국적으로 눈발이 휘날렸으니 올해는 절기가 좀 일찍 드는 것도 같다.

바쁘기만 하던 농촌은 이제 한 숨을 돌릴 때다. 크고 바쁜 일은 끝나고 늦호박 따기 곶감 말리기 등 느긋한 일이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다. 옛날에는 초가집이 많아 지붕이기에 바빴지만 요즘은 초가가 거의 없으므로 이젠 김장만 끝내면 올해의 살림살이는 끝이 나는 셈이다. 봄부터의 기나긴 노동에서 벗어나 따뜻한 휴식을 즐기며 희망찬 내년을 설계하는 농심은 등 따습고 배부른 땀의 열매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 탓일까 시절 탓인가.
농촌에서는 어거리풍년이 들었다는 데도 한숨은 높아가고 있다하고 개미처럼 열심히 살던 도시사람들은 미국 발 금융위기의 태풍에 휘말려 연탄 걱정을 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온 나라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으니 흰 눈이 내려야 할 ‘소설’을 진눈깨비로 만들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감출수가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정열을 불태운 더운 여름이 있었기에 태풍이 일었을 것이요 흥청망청 묘기를 부리다가 배가 뒤집혔을 것이다. 위만 보고 아래를 보지 못한 과오와 나만 보고 남을 보지 못한 실수와 큰 것만 보고 작은 것을 보지 못한 허물이 없었는지 조용히 돌아다볼 때이다.

‘소설’을 인생역정에 비유하면 나이 80에 접어드는 시기일 것이다.
농가의 고된 한 해 농사가 끝났듯이 내 인생의 고해도 이제 항해가 끝날 무렵이다. 항구에 내릴 때 무엇을 갖고 내릴지를 챙겨야할 때이다.

밝고 따뜻한 낮이 있었기에 춥고 어두운 밤이 온 것이요 무더운 여름이 있었기에 매서운 칼바람의 겨울이 찾아온 것이다. 하루의 완성은 밤낮이 같이 있어야하고 한해는 춘하추동의 화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일진대 희노애락이 항상 한 뭉텅이로 돌아가는 것이거늘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원망할 수 있을 것인가.

내게 닥친 일은 그 어떤 것도 내가 초대한 나의 손님이지 시대나 사회나 그 누구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다. 어둡다고 겁내고 춥다고 떨 일이 아니다.
밝을 때는 남과 겉만 보이고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나와 속은 어두울 때 더 잘 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하늘의 천둥번개만 바라보고 떨고 있을 때 나는 방바닥의 성냥과 양초를 찾아두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밝고 더운 낮에 할 일이 있고 어둡고 추운 밤에 할 일이 있는 것이다.
사랑은 춥고 긴 밤에 더욱 감미롭고 지혜는 어렵고 어두울 때 더 빛나는 법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