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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1.04 11:58: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인생 열두 고개의 마지막 열두 번째 고개는 돼지 고개이다.

음력 10월의 고개로 올해의 경우 음력 9월 21일 (양력 11월 7일15시 54분)부터 10월 20일(양력 12월7일08시 54분)까지가 해월(亥月)인 돼지 고개에 속한다.
풍성했던 황금 들녘이 사라지고 을씨년스런 겨울이 엄숙히 자리를 잡아가는 계절이다.

동양학에서는 음력 10월을 해월(亥月)이라 부른다. 해년(亥年)은 돼지띠를 말하고 해시(亥時)는 하루 중에 21시 반에서 23시 반까지를 의미한다. 하루로는 밤이 한참 깊어가는 때이고 계절로는 찬 서리에 북풍한설이 몰아치기 시작하는 겨울철이다.

이때가 되면 곱던 단풍잎은 그 본을 찾아 뿌리로 돌아가고 찬바람 서릿발에 온 산야가 쓸쓸함에 잠기기 시작한다. 하루 중엔 깊은 밤에 해당되니 고요하고 안정된 시간이며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만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의 그 어떤 차별도 없이 가장 자유롭고 평화로운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이 달의 별명인 해(亥)는 띠로는 ‘돼지‘띠가 되고 오행으로는 수(水)에 배속된다. 물중에서도 음수(陰水)에 해당하는 연못이나 호수나 바다에 비유된다. 작은 샘이나 골짜기들에서 모여진 물들이 통일된 큰 하나를 이루는 형상이며 안정과 균형을 이룬 곳이다. 불법을 기반으로 공부한 명리학자들은 자(子) 월부터 술(戌)월까지는 열한 명의 보살이름을 부치기도 하나 마지막인 해월은 ’아미타불‘로 부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돼지띠는 앞의 11개 띠의 모든 장단점을 모두 다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요 성불과 완성의 상징이라는 의미이다.

돼지(亥)는 열두 띠 동물 중에서 사람과 가장 밀접한 동물이었다. 가정을 뜻하는 집 가(家)자가 집 면(宀 )자 속에 돼지 시(豕)자가 합성된 것만 봐도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또한 돼지는 돈과 복을 상징하기도하고 친근함과 원만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며느리 깜은 돼지띠나 해월, 돼지일진이나 해시에 낳은 여성이 좋다고 많은 명리학자들이 권하는 이유이다.

돼지를 상징하는 해(亥)는 사물로는 바다에 비유하고 때로는 한 밤중의 시간이므로 고요와 안정을 바탕으로 한 자유와 평화가 온 천하에 가득한 때이다. 통일과 진리와 사랑과 지혜의 지지로 보아 옛 선현들은 이달을 ‘혜월(慧月)’이라고도 불렀다. 만물의 정(精)과 핵(核)이 응축잠장(凝縮潛藏)된 곳이라 하여 천주(天主).부처(佛). 상제(上帝)등으로도 불렸을 만큼 위대한 곳이요 시간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돼지띠 생이나 해월, 해일, 해시 생은 돼지와 해시의 성정을 닮아 복덕과 지혜와 화합의 성정을 두루 갖춘 복덩이로 여기는 것이 명리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 이다. 청정과 고요함을 좋아하고 지혜와 공평과 자유를 이상으로 삼으니 성자나 도인의 기질이 있다고 평하는 사람도 많다.

해(亥)시는 하루의 삶을 끝내고 고요히 잠을 자는 시간이고, 몸과 마음이 무아의 경지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때이며 자기 마음대로 꿈을 꿀 수 있는 시공(時空)이다. 해(亥)의 위치가 방향으로는 북쪽에 속하니 지구의 축이요, 인체에 대입하면 머리(대뇌)에 배속되며 인생살이에서는 80대에 해당된다. 내 정신과 육체를 관장하는 주인이며 내 인생항로를 항해하는 선장인 셈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인생열두고개’의 마지막 고개인 ‘해고개’는 끝과 새로운 시작을 아우르는 위대하고 성스러운 곳이요 시간인 것이다.

모든 것의 끝은 새로운 다른 것의 시작이다. 하루가 끝나면 새 하루가 시작되듯이 오늘을 다 산 나는 다시 새로운 오늘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듯이 말이다.
지난 2년 간 어설픈 글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던 ‘24절기 이야기’와 ‘인생 열두 고개’를 마치고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여러분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함께해주신 충북일보 가족님들의 정성과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큰 꿈 이루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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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