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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6.19 09:07: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오늘(6/21)은 24절기 중의 ‘하지’이다. 음력으로는 5월 18일이고 일 년 중에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날이다. 해가 가장 높이 뜨고 기온이 상승하며 낮의 길이가 14시간 반으로 두 시간 반이나 길다. 더운 날씨로 인해 서서히 장마철이 닥아 오는 시기이니 미리미리 대비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이기도 하다.

24절기 이름 중에 지(至)자가 붙는 것이 둘이 있는데 여름 중에 가장 한여름을 하지(夏至), 겨울 중의 한가운데 절기를 동지(冬至)라 부른다. 여기에서 지(至)는 ‘이르렀다’ ‘지극하다’는 뜻이므로 하지는 한여름에 이르렀다는 의미이다. 하지와 동지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가장 긴 짝이 되기도 하고 하지에는 낮이 기니 활동을 많이 하고 동지는 밤이 길므로 휴식을 많이 취하라는 대자연의 명령이기도 하다.

하지를 하루에 비유하면 한낮이요 인생에 비춰보면 40대 초반에 해당된다. 가장 밝고 빛나고 따뜻한 때이니 용기와 정열이 넘치는 시기인 것이다. 하지가 ‘여름에 이르렀다’는 말은 여름이 되었다는 말 외에 “열매를 맺을 때”라는 의미도 품고 있음을 지혜 있는 사람이라면 눈치 챌 수 있다. ‘여름’이란 말 속에는 계절을 지칭하는 것 외에 ‘열다(문)’ 와 ‘열음(열매)’이란 뜻도 감춰져 있다고 나는 몇 번 이 지면을 통해 주장한바 있다.

형형색색 찬란하던 봄꽃들은 지고 이제 튼튼하고 실한 열매를 맺어 잘 가꾸어가야 할 때이다. 아름답던 색깔도 예쁜 모양과 향기도 이제 열매 속으로 넣어 익혀가야 할 때다. 밖으로만 뽐내던 삶에서 속을 채우는 생활로 바꾸어야 할 때임을 확실히 알고 실천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튼실한 열매를 남길 수 없다면 그 아름다움과 향기가 무슨 의미가 있었겠는가!

일찍 핀 꽃이나 화려한 꽃들은 대개 열매가 부실하기 마련이다. 학교 다닐 때 뒤졌었다고 웅크리거나 기죽을 것이 아니다. 인생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이다. 한해의 농사가 그렇고 인생의 승부가 그렇다.

봄에는 온갖 새싹들이 돋아나고 꽃들이 피어나며 가지들은 자라나고 키도 다투어 커간다. 싱그러움을 뽐내고 화려함을 자랑하며 향기를 드높이고 건들건들 거들먹거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창시절에 잘나가는 친구들을 보고 선망의 눈으로 좌절감까지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크게 그리고 넓게 한 번 보자. 한해를 결산하는 가을에서 돌아보면 그 쑥쑥 크던 놈은 풀이었고 화려함을 뽐내던 것은 꽃잎이었으며 그토록 진하게 드높던 향기는 벌 나비를 유인하는 일회용 소모품 이었지 않았던가!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 초반에 잘나간다고 반드시 금메달을 따는 것은 아니다. 초반에 부진하다고 절대로 좌절하거나 기죽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생의 성패는 무엇을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니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얼마나 충실하게 했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벼도 열매요 수박도 열매다. 벼가 수박만큼 크겠다고 허덕이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인생이 고달플 수밖에 없다.

어떤 것이 더 소중한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참다운 삶인지는 대자연의 섭리와 ‘하지’라는 절기에서 깊이 헤아려 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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