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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운(자유기고가)의 24절기 이야기 -끝과 시작 '동지(冬至)'

  • 웹출고시간2009.12.16 15:03: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2월22일은 24절기 중의 하나인 동짓날이다.

절기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1년 동안 자연의 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스물네 토막으로 나눈 것이다. 추위나 더위 가뭄과 홍수 등 풍로상설(風露霜雪)을 예측한 것으로, 농수산업을 주로 하던 옛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는 반드시 필요한 삶의 이정표였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동지는 음력 11월에 오게 되므로 11월을 ‘동짓달’이라 불렀으며, 동지가 10일 이내에 들면‘애동지’. 20일 이내에 오면‘중동지’. 말일 안에 들게 되면 ‘노동지’라고 구분해서 부르기도 했는데 올해는 음력 11월 7일이 동지라 애동지에 해당된다.

애동지는 ‘오동지’라고도 부르는데 ‘애’는 아이들. ‘오’는 ‘올 되다’ 는 의미에서 온 말일 것이다. 동짓달 초순에 동지가 들었다는 뜻이다.

동지에는 잡귀와 액을 막는다는 방편으로 팥죽을 끓여 먹고 사방에 뿌리기도 하는 민속이 전해져오고 있다. 팥은 붉은 색이기 때문에 밝음과 뜨거움을 상징하는 양식품(陽食品)으로 여긴 데서 연유했을 것으로 추측 된다. 귀신이나 세균은 밝고 뜨거운 것이 천적이 아니던가.

동지 팥죽 속에는 새알심이란 찹쌀경단을 넣어 이것을 먹어야 나이 한살을 더 먹게 된다는 속설이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중동지와 노동지에는 팥죽을 끓여 먹지만 애동지에는 팥죽을 끓여먹지 않고 팥 시루떡을 해 먹었다. 햇팥이 서리를 맞아 완전히 익은 다음에 거둬들여야 팥에 있는 독(毒)이 빠진다고 믿었었는데, 동지가 일찍 드는 해에는 팥이 완전히 익지 않고 덜 말라 독이 빠지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어린 아이들에게는 도리어 해가 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란다. 팥을 강한 양 식품으로 여겼다면 어린이 또한 양이 강할 때의 체질이므로 양(陽)의 기세를 중화시키는 의미가 더 강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어린이나 어른 할 것 없이, 음 식품(단것. 찬것. 등)을 너무 많이 먹고 있으므로 애동지라도 팥죽을 끓여먹는 것은 해롭지 않을 것이다. 얼음에 팥을 얹어 팥빙수를 만들어 먹듯 말이다.
무더위를 식히는 대표음식을 팥빙수라 했을 때, 더위를 잡을 목적이라면 얼음만 있으면 될 터인데 왜 뜨거운 양 식품인 팥을 넣어 먹었을까? 아무리 더워도 찬 것만 먹으면 배탈을 면할 수가 없다. 음식에도 음양의 조화를 중히 여겼던 조상님들의 지혜가 번뜩이는 대목이다. 추운 겨울에 뜨거운 팥죽 한 그릇은 애. 어른 할 것 없이 좋은 보약이 될 것이다.

동지는 양력으로 12월22일을 전후(21일 또는 23일)해 들게 되는데, 1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으며 겨울(冬)이 깊숙함에 이르렀음(至)을 말해준다. 이 날을 기준으로 낮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하기도 한다.

주(周)나라 시대에는 동짓달을 한해의 첫 달로 삼았었다. ‘주역’에서는 동지를 일양시생지(一陽始生地)라하여 암흑 속에서 태양이 다시 살아 떠오른다는 지뇌복 괘(地雷復卦)로 11월의 괘명을 붙이고 ‘작은 설’이라 부르기도 했다한다.

동지를 하루로 치면 0시요 절기로는 한겨울이며, 기상학적으로는 동지부터 춘분까지를 겨울로 삼는다. 이제부터가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겨울이라는 의미이다. 어제와 오늘이 바뀌는 시간이고 묵은해와 새해가 갈아드는 때이다. 하루를 정리하고 반성하며 새해를 계획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때의 마땅한 준비는 우선 나를 추스르고 돌아보며, 때맞춰 내가 할 일을 꼭 해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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