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저녁 7시쯤 6쌍의 부부가 찾아왔다. 점심 무렵 예약 전화를 받았는데 '둥지회'라는 이름이 참 소박하고 정겨웠다. 남자 고등학교 친구들의 부부동반 모임인데 부부가 함께 만나온 지 20년이 됐다고 했다. 40대 중후반인 이들의 대화는 격의 없어 보였다. 고교 시절 즐거운 추억들과 함께 각자의 노후…
4년 만이기도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셔온 터라 사실 속으로 은근히 겁을 먹었다. 돌이켜보니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창졸지간에 개업을 하고는 열심히 하겠다고 한 것이 그만 술 마시는 일이 되었다. 아는 사람이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왔으니 반가워서 한 잔 하고, 모르는 사람이 알…
요즘 청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주 안주는 삼겹살이 아니라 청주시청 모 과장의 수뢰혐의에 관한 설왕설래다. 워낙 액수도 커서 호사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데다 수뢰 배경이나 수뢰 후 보관방법 등에 관해 갖가지 억측이 나돌면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눈 감고 귀 막지 않은 사람…
지난 주 금요일 오후 2시 청주시 서문동 소재 성안길고객지원센터 지하 강의실에서는 중장년층 남녀노소 30 여남은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한 대학 강의가 열렸다. 강사인 현직 대학 교수님의 은밀한 정보제공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대학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화재보험 가입 시 절대로 저축형 상품을 선…
위생관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지난 주 위생교육을 받았다. 음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매년 한 차례 3시간씩 위생교육을 받는데 식품위생관리법의 중요한 변경 사항이라든가, 식중독 관리 및 예방법 등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요식적인 교육 과정 외에 자영업자들…
열흘 전쯤 집에 있는 두 대의 차 가운데 하나를 팔았다. 2002년 크리스마스 때 아내에게 선물한 차였으니 12년이나 정이 든 차였다. 아내는 못내 섭섭해 하는 눈치다. 그동안 직장 다닐 때나, 아이들 학원 보낼 때 언제나 함께해 온 차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아내는 거의 주말마다 그 차를 몰고 중3 딸을 서울…
엊그제 부처님 오신 날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과 모처럼 축구를 했다. 인조 잔디가 깔린 집 근처 중학교 운동장에서 아들 친구들과 세 명씩 두 팀으로 편을 짰다. 골키퍼는 아들이 맡았다. 고만한 나이에 다들 스트라이커가 되고 싶어 안달인 것과는 달리 녀석은 골키퍼를 고집한다. 폼나게 슬라이딩 하며 공을 막…
세대 간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됐으면 하는 삼겹살 거리에 가정의 달 특수(特需)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벚꽃 개화기에 이어 5월 말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올 들어선 더하기는커녕 덜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경기 탓이라고 위안을 삼으면서도 조급증이 밀려온…
요즘 우리 시대의 화두를 몇 가지로 정리하면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힐링 등으로 압축될 것이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같이 좀 나눠먹고 살자는 게 경제민주화일 것이고, 뭐 새로운 먹을거리 좀 찾아보자는 것이 창조경제이며, 먹고 사는 게 힘들어 죽겠으니 나 좀 알아달라는 것이 힐링 아닐까 싶다. 그러나 조…
9개월 전 장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상차림에 아예 된장찌개를 넣지 않았다.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을 쓰지 않을 바에야 공산품 된장으로 찌개를 끓이는 것이 영 마뜩하지 않아서였다. 또한 다른 식당들과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작용했다. 여느 삼겹살 식당에서 나오는 된장찌개 대신 조금 더 색다…
이른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땅이다. 아파트 창문으로 내려다본 아스팔트길이 젖어 있기라도 하면 금세 맥이 빠진다. 그렇지 않다면 6시쯤 라켓가방을 둘러메고 자전거 페달을 구르며 테니스 코트로 향한다. 내 하루의 일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다. 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1차 출…
하루 일상 가운데 가장 많은 생각을 할 때가 언제인지 제약회사 팀장으로 출퇴근하는 아내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직장 생활하랴, 집안 일 챙기랴, 아이들 뒷바라지 하랴 할 일이 태산 일 텐데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할 건지 어느 때 정리하느냐고 짐짓 걱정하는 척 하면서. 수퍼 우먼도 하기 힘든 일들을 해내느라…
스스로 삼중(三重)이라 호를 지었다. 삼겹살의 '삼 겹'을 굳이 한자식으로 표현하자면 세 겹을 나타내는 삼 중(三重)이 될 것이다. 삼겹살이란 말은 조어 구조상 다분히 인위적으로 보인다. 보통 한 겹, 두 겹,세 겹 등으로 세는 것을 보면 삼겹살은 세겹살이라고 해야 옳다. 그러나 말이라는 것이 오래토록 사용되…
그동안 참 격조했네. 친구들과 이렇게 둘러 앉아 삼겹살을 먹은 지가 한참 된 것 같아. 이제 오십 줄에 들어선 나이에 각자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맘처럼 자주 만나지 못하는군. 백운(白雲)이 아닌 청운(靑雲)을 꿈꾸던 젊은 시절에는 어디 우리 인생이 이렇게 각다분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줄 생각이…
호숫가 버들가지에 물이 오르고, 콧잔등을 스치는 바람결에 거름기가 느껴질 때부터 조사(釣士)들은 흥분하기 시작하죠. 강가 모래톱 위 늪에 피라미들이 활발하고, 갈대숲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낚시꾼들은 드디어 떠날 채비를 해요. 물가에만 있으면 행복한 적이 있었어요. 낚싯대를 드리우고 유유히 흘러가…
지난 토요일 오후, 또 헛걸음질 삼아 무심천 벚나무 가로수 길을 찾았다. 벌써부터 무심천 언저리는 상춘객들 차지다. 가볍고 환한 옷차림에 웃음소리들이 명랑하다. 하루가 다르게 무심천 벚나무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겉이 매끈하던 꽃눈이 어느새 삐죽빼죽 솟아올랐다. 봉…
조선 건국 7년째인 1398년 8월 26일 밤, 재상정치를 꿈꾸던 정도전은 왕권정치가 아니면 안 되는 이방원의 칼날에 베어졌다. 조선 창업의 기획자이자 이성계의 오른팔인 정도전에게는 역모 죄가 씌어졌다. 정도전이 어린 세자를 등에 업고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 이방원을 비롯한 왕자들을 제거하려…
봄이라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 설중매가 그 고결한 향을 바람에 실어 봄을 예언했다고 봄이랄 순 없다. 무심천 냇가 솜털 같은 버들강아지도 한참 전부터 옹알이 했던 봄이었다고 봄이랄 순 없다. 또한 무심천 둔덕 개나리가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서 군악대처럼 요란스럽게 봄을 연주해도 온전한 봄이랄…
군사도시 춘천에서 닭갈비가 생겨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한국전쟁 정전 후 춘천은 군사요충지로 부상했고, 국군 각급 부대를 비롯 미군부대도 주둔하기 시작했다. 도시는 혈기왕성한 군인들로 넘쳐났고, 배고픈 젊은이들은 많이 먹어야 했다. 군 부대에 부식을 납품하기 위한 민간사업자도 덩달아 늘어났는…
삼겹살 거리에 식당을 개업한 이후 처음 맞은 설날이었다. 3일 간의 짧은 설 연휴 동안 설날 당일을 뺀 이틀은 식당 문을 열었다. 영업도 영업이지만 귀성객들에게 고향의 삼겹살거리를 알려보자는 이유가 더 컸다. 전체적으로 문을 열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각자 알아서 하되 되도록 문을 열자는 쪽으로 가닥이…
6개월 전, 난생 처음으로 고기를 썰다가도 수은등 켜진 삼겹살 거리 전봇대를 보면 가슴이 답답했다. 수십 가닥의 전깃줄이며 통신줄이 얼키설키 매달린 전봇대가 마치 연 걸린 대추나무 같기도 하지만, 전봇대 어깨 위에 덩그러니 매달린 수은등이 노안(老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요즘 웬만한 시장 통에…
그는 온 몸이 운동으로 무장된 스포츠맨이다. 육상에 승마, 수영, 사격, 펜싱 등 5개 종목을 아우르는 근대 5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이다. 과묵하고, 가볍지 않아 다른 상인들의 존경을 받는다. 50대 중반을 넘긴 그가 삼겹살을 써는 모습은 마치 훈련에 열중하는 운동선수보다 진지하다. '돼지꿈'에서는 천연 목재…
미국 사람들은 밥을 먹고 나서 '배가 찼다'(I'm full)고 말한다. '찼다'의 반대어는 '비었다'이다. '비었다'는 것은 무엇이 결여돼 있는 상태를 뜻한다. 마치 자동차 연료 탱크에 기름이 없어 시동을 걸 수 없다는 말이고, 드라이브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배가 찼다'는 말은 탱크에 기름이 가득해 작동할 수…
구워보지 않고 삼겹살 맛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생고기나 냉동고기, 또는 냉장 숙성고기 다들 나름대로 다른 맛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삼겹살의 가장 원초적인 맛을 보려면 생고기만 한 것이 없을 거다.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사람이야 굽지 않고도 고기 색깔이나 층위별 상태를 보고 한 눈에 좋은 생고기를…
지난 3일,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씨에도 모처럼 서문동 삼겹살거리는 사람들로 넘실댔다. 낮에는 주로 노인들이 삼삼오오 찾아오셨고, 저녁 퇴근시간 무렵에는 직장인들이나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다. 특히 저녁 7시 색소폰 연주 음악이 어둠속으로 스며들면서 거리는 고소하게 타는 삼겹살 냄새와…
[충북일보]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문화제조창을 비롯해 청주 곳곳에서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시간 보내기 좋은 '꿀잼' 문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대표이사 변광섭)에 따르면 어린이날 연휴인 4~5일에는 문화제조창 본관과 동부창고에 어린이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할 예정이다. 주말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동부창고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신나는 어린이날 행사'가 펼쳐진다. 동부창고 6동에서는 △슬기로운 새활용 놀이터 △여유 만만 창고 피크닉 △흥미로운 예술시간 △피아노 공연 등이 열린다. '슬기로운 새활용 놀이터'는 병뚜껑 알까기, 자투리 목재 미니운동회 등 온몸으로 뛰놀며 환경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체험 활동이다. '흥미로운 예술시간'을 통해서는 17종의 예술체험 프로그램(유료)을 즐길 수 있다. 이날 동부창고 카페C는 유료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음료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굿즈 뽑기 이벤트'를 연다. 문화제조창 본관 청주시한국공예관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공예관은 5일 오전 10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 오송에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특화단지와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 유치에 성공한 충북도가 바이오 특화단지와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은 오송을 바이오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바이오 특화단지는 올해 상반기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예타 면제는 이때까지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잡았다. 1일 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신규 산단 조성 시 국가산업단지로 신속 지정 검토, 생산시설 신·증설 때 산업단지의 용적률 최대 1.4배 상향 등을 지원 받는다. 정부 연구개발(R&D) 우선 반영, 입주 기관에 대한 국·공유 재산 사용료와 대부료 감면, 예타조사 특례 적용 등이 주어진다. 이 같은 다양한 혜택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유치전은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충북을 비롯한 11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인천과 강원, 대전, 경북, 전북, 전남이며 경기는 수원과 성남, 시흥, 고양 등 4곳이 신청했다. 도는 지난달 30일 서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