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삼겹살 거리에 어둠이 내리면 연탄난로 연기가 더 뽀얗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서나 삼겹살 연탄구이를 위해 설치한 예닐곱 군데 업소에서 나오는 연기가 정감 있게 느껴진다. 연기는 잠망경 같은 연통을 통해 밖으로 나온 뒤 아케이드에 걸려 하늘로 바로 오르지 못하고 넓게 퍼지며 사라진다. 그 짧은 연…
한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횡성이다. 강원도 산골 마을에 인구가 고작 5만여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고장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횡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말은 물론이고 주중에도 한우고기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로 술렁인다. 한우의 고장이라고 해서 고깃값이 싼 것도 아니어서 한 가족…
요즘 표를 얻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이제 6개월 남짓 남겨 놓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곳곳을 찾아다닌다. 자신의 존재감이나 얼굴을 알리기 위한 일이지만 결국은 표라는 현실적인 이익을 위한 구애활동이다. 그러나 표는 마음의 표출이어서 유권자들은 쉽사리 마음을 주지 않…
오후 늦게 야간 견학을 떠나면서 머릿속에 새긴 생각은 이랬다. 먼저 배운 사람들에게 늦게라도 배우고, 먼저 깨달은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를 얻는 것은 세상사는 이치이다. 늦게 배우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조금 얻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으면 배움과 도는 자연스럽게 알차게 된다. 다만, 경계…
뭐 하나를 한다는 것이 짜장 어려운 일임을 새삼 절감합니다. 더구나 능력도 부족하고 확신도 부족한 상태로 머잖아 보람을 맛보겠다는 생각은 차라리 욕심이랄 수 있습니다. 확고한 신념과 불타는 열정으로 인내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태산처럼 우뚝 선 사람들을 존경하는 데는 자기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난 주 토요일 오후 전통시장 통계조사 요원이 방문했다.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이 매년 이맘에 실시하는 실태조사를 위해 찾아온 조사원이었다. 연말 실시되는 통계조사를 위해 고용된 이들은 주로 한시적인 일용직 여직원들이다. 조사원은 조심스럽게 묻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확인 항목에 대한…
지난 주 평일 저녁 남루한 옷차림의 중년 남자가 찾아왔다. 전작이 있었는지 술냄새가 약간 나기도 하고, 오랫동안 씻지 않아서인지 땀에 쩐 역한 냄새가 나는 것이 그 동안의 경험으로 미뤄 정상적인 손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은 그는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을 받아 온 아주머니가 어찌…
지난 주 수요일 오후3시 청주시 서문동 삼겹살 거리 통로에서는 이색적인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일반적으로 주민설명회가 폐쇄된 공간에서 열리는 것과 달리 이날 설명회는 아케이드가 설치된 구간의 차량 통행을 제한한 채 노상에서 개최되었다. 주민설명회는 '차 없는 거리'에서 많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
지난 주말,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하는 대학 동문 체육대회가 열렸다. 한 달 전부터 준비해 온 체육대회를 비가 좀 내린다고 취소할 수 없어 그대로 강행했다. 강수 확률 5%라는 기상예보가 있던 터라 천막을 여유 있게 장만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낙락장송 소나무들과 마천…
40대 후반인 친구는 몇 년 전 두어 번의 실패 끝에 늦둥이로 셋째 민봉을 낳았다. 앞서 몇 해 전부터 늦둥이 셋째 자녀를 보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이미 같은 또래의 친구들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었다. 다소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갖다 보니 아내의 몸은 번번이 수태가 되긴 해도 출산이 여의치 않았다.…
테니스장으로 가는 아침 길, 어느 집 담벼락 옆의 감이 샛노랗다. 그리 크지 않은 나무에 탐스런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게 하도 신기해 자전거에서 내려 한참을 쳐다봤다. 진녹색 감잎을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위안과 생명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 어른 주먹만 한 감까지 보게 되니 아침 운동하는 사람에…
지난 9월2일 자 본지에 게재된 '내려진 셔터문' 제하의 칼럼 이후 삼겹살 거리에 관한 갖가지 도청도설(道聽塗說)이 난무하고 있다. 모든 칼럼은 현상에 대한 개선과 발전을 전제로 한다. 나름대로 동시대적인 현안이나 사회적인 정서에 관한 성찰을 통해 사회가 진일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칼럼니스트들은 글…
최근 노인의 날을 맞아 발표된 전국 자치단체의 황혼자살률 조사 결과 충북이 10만 명당 105명으로 전국 2위였다. 충북도는 자살예방센터가 없어 황혼자살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최근 충북대에 광역 정신건강 증진센터를 개소하는가 하면 노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돌보기 위한 행복지킴이라는 사업을 전개…
새가 없는 숲은 얼마나 적막할까. 이른 아침, 아파트 정원에서 재잘거리는 참새 소리는 귀와 눈을 번쩍 열게 하고 껌딱지처럼 방바닥에 눌어붙은 등바닥을 곧추 세우게 한다. 해 뜰 무렵, 테니스장 옆 측백나무 위 어치의 울음소리는 하수(下手)의 실수를 나무라는 고수(高手)의 잔소리보다 따갑지만 그 여운이…
매년 가을이면 수확이 다 끝난 허허벌판에 아직도 외로이 서 있는 허수아비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수확할 것 없다는 무거운 허전함으로 심한 자괴감에 빠졌다. 그러나 감이 노랗게 익어 가는 요즘, 지난 9개월 동안 오직 청주 삼겹살의 명품화와 청주 삼겹살 거리의 명소화라는 주제의식을 가지…
지난 주중 며칠 저녁에는 뜻하지 않은 손님들을 많이 만났다. 헐렁한 옷차림에 덥수룩한 수염까지 용모도 평범하지 않은 데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것이 한 눈에 보아도 낯 선 사람들, 바로 청주 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한 중국인 작가들이었다. 사실 범상치 않다고 생각한 것은 동행한 예술가 후배로부터 그…
'청주시는 전통시장 내 '문 내린 셔터'를 올려주기로 했다. 이른바 '시장 살리기 마중물 프로젝트'. 전통시장에 있는 빈 점포를 리모델링한 뒤 청년실업자 등에게 비교적 싼 값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리모델링 대상의 점포는 건물주와의 협의를 거쳐 장기 임대하거나 예산이 허락하는 선에서 일부 매입하는 방법…
청주의 유일한 음식 특화거리인 삼겹살 거리 320m 구간에는 빈 점포가 20여 개도 넘는다. 서문 오거리에서 시작되는 동쪽 진입로를 따라 5개 정도의 빈 점포가 있고, 무심천 방향으로 이어지는 서쪽 진입로에도 5곳의 빈 점포가 있으며, 아케이드가 설치된 북쪽 진입로 방향으로는 10여 군데가 넘는다. 한때는…
삼겹살 거리 내 색소폰 공연은 7개월 만에 중단됐다. 올 들어 매월 3일을 '삼겹살 데이'로 정한 이후 가격 할인행사와 더불어 실시한 몇 안 되는 문화행사 중 하나였다. 때로는 풍물놀이패가 신명나게 놀아주기도 했고, 때로는 여성 난타팀이 매혹적인 춤사위와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로 공감각적인 향연을 벌이…
지난 주말 다녀간 한 IT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요즘 일본에서 한국식 삼겹살이 엄청 인기란다. 가족과 함께 일본에서 3년을 살다 최근 귀국한 그는 한국에서의 삼겹살 못지않게 일본 삼겹살도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도 수시로 일본에 다녀오는데 곳곳에 삼겹살집이 우후준순처럼 생…
미꾸라지를 수입하는 어느 무역상은 통관절차 상 소요되는 며칠 사이 고기들이 활력을 잃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식장에서 사육된 미꾸라지들을 수조에 담을 때만 해도 펄펄 뛰던 놈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비실비실 연신 거품만 뱉어 냈다. 활력 없는 고기는 제값을 받지 못했다. 상인은 생각 끝에 미꾸라지의 천…
일요일 이른 아침, 눈을 감은 채로 오감이 분주하다. 오늘은 휴일, 어떻게 하루를 잘 보낼까 생각이 빗발친다. 어젯밤 마신 술기운에 아직도 머릿속이 몽롱하지만 어서 일어나야겠다는 강박관념이 또렷하다. 혹시 비라도 내리지 않나 가만 귀를 기울여 보니 이런 아뿔싸! 아파트 베란다 우수관로를 타고 흐르는…
이 형,참 격조했구려.가끔 목소리를 듣기는 했어도 직접 얼굴을 본 것은 몇 년 만인가 모르겠소. 불원천리하고 대전에서 가족들과 함께 찾아오니 너무도 반가웠소. 대전과 청주에서 민완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후배네 두 가족까지 모두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소. 멀리 사는 친구가 있어 머다 않고 찾아오니 얼마…
지난 주말 오후 3시쯤 촌로 두 분이 찾아 오셨다. 딱히 식당을 미리 정하고 오신 것 같지는 않았다. 서문동 일대 20여 군데의 삼겹살 거리 식당을 이곳저곳 둘러보시다가 함지락이란 식당 이름이 색달라 들어오셨다고 했다. 그동안 시내버스 안내 방송을 통해 삼겹살 거리에 대해 여러 번 들었고, 방송에서도 여…
공자의 어록인 논어가 왜 하필 배움에 관한 얘기로 시작되는지 궁금한 적이 있었다. 배우고 익히면 내심 기쁘지 아니한가· 두 번째 문장에 왜 벗이 나오는지도 의아했다. 동지가 있어 나를 알고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춘추시대 그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 당장 정치현실에서 써 먹…
[충북일보]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문화제조창을 비롯해 청주 곳곳에서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시간 보내기 좋은 '꿀잼' 문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대표이사 변광섭)에 따르면 어린이날 연휴인 4~5일에는 문화제조창 본관과 동부창고에 어린이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할 예정이다. 주말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동부창고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신나는 어린이날 행사'가 펼쳐진다. 동부창고 6동에서는 △슬기로운 새활용 놀이터 △여유 만만 창고 피크닉 △흥미로운 예술시간 △피아노 공연 등이 열린다. '슬기로운 새활용 놀이터'는 병뚜껑 알까기, 자투리 목재 미니운동회 등 온몸으로 뛰놀며 환경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체험 활동이다. '흥미로운 예술시간'을 통해서는 17종의 예술체험 프로그램(유료)을 즐길 수 있다. 이날 동부창고 카페C는 유료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음료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굿즈 뽑기 이벤트'를 연다. 문화제조창 본관 청주시한국공예관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공예관은 5일 오전 10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 오송에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특화단지와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 유치에 성공한 충북도가 바이오 특화단지와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은 오송을 바이오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바이오 특화단지는 올해 상반기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예타 면제는 이때까지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잡았다. 1일 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신규 산단 조성 시 국가산업단지로 신속 지정 검토, 생산시설 신·증설 때 산업단지의 용적률 최대 1.4배 상향 등을 지원 받는다. 정부 연구개발(R&D) 우선 반영, 입주 기관에 대한 국·공유 재산 사용료와 대부료 감면, 예타조사 특례 적용 등이 주어진다. 이 같은 다양한 혜택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유치전은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충북을 비롯한 11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인천과 강원, 대전, 경북, 전북, 전남이며 경기는 수원과 성남, 시흥, 고양 등 4곳이 신청했다. 도는 지난달 30일 서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