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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자

봉정초등학교 교감

학교에는 화단을 중심으로 여름 꽃이 한창이다. 장미도 활짝 피었고 각종 야생화도 피었으며, 식물들이 여기저기 자신을 봐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학교의 꽃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따라올 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본다.

체육시간, 호루라기소리 힘차게 울린다. 운동장 한쪽에서는 달리기를 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선생님들의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한다. 넓은 운동장은 아이들이 품어내는 열기는 여름보다 더 뜨겁고 움직임은 어느 것보다 활발하다.

계절마다의 변화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어서 좋지만, 운동장에선 친구들과 놀 수만 있어도 좋다. 지금이야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이 많지만 예전에는 가지고 놀만한 장남감이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운동장에서 남자들은 구슬치기를 하거나, 딱지치기가 고작이었고 여자들은 줄넘기나 공기놀이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요즘은 친구가 없어도 핸드폰이나 컴퓨터 게임으로 혼자 놀 수 있는 거리가 많고,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 그러나 예전에는 혼자보다는 다 같이 어울려야 놀 수 있는 놀이가 많았다. 그래서 딱지, 유리구슬, 고무줄 등을 가진 아이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귀한 대접을 받기도 했다.

장남감이 아이들에게 큰 재산이다. 종이가 많지 않던 시절 어렵게 얻은 종이로 만든 딱지나, 구슬 등은 아이들에게 제일 소중한 것이었다. 특히 접어서 잘 엎어지지 않고 다른 딱지를 쳐서 따기 좋은 왕 딱지는 최고의 재산이었고, 다른 구슬과 구별되는 왕 구슬은 누구나 탐내고, 다른 것과는 바꿀 수 없는 재산이었던 것이다. 물론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 되지 않는 것이지만 그래도 장난감이 흔하지 않던 시절,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귀한 것임에야 틀림이 없다.

남자들이 하는 놀이 중 백미는 구슬치기가 아닐까 한다. 겨울에 양지 바른 곳에 옹기종기 모여 해바라기를 하면서 언 손을 호호 녹이며 하는 구슬치기는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함직한 일이다.

여자아이들이 많이 하는 놀이는 고무줄놀이이다. 학교에 등교하기가 바쁘게 가방을 던져두고 삼삼오오 모여서 제일 먼저 했던 놀이였으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이 놀이를 즐겼다. 때로는 심술궂은 남자아이들이 여자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고무줄을 끊어버리거나 휘감고 도망을 가기도 했고, 배 꺼진다는 어른들의 지청구를 들으며 몰래몰래 했던 놀이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혼자서 놀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그 시절엔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신체적으로 부딪치는 놀이를 많이 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은 짧았지만 길게도 느껴질 만큼 다 같이 어울려 놀이에 흠뻑 빠져 시간을 보냈다.

쉬는 시간, 운동장이 텅 비어 있다. 그 많던 아이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운동장은 넓게만 보인다. 넓고 넓은 운동장, 이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부딪치고 뛰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자란다. 혼자 노는데 익숙하지 않고 함께 배우고 함께 노는 것이 더 익숙한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고대하며 쉬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웃고 떠드는 소리로 운동장이 소란스럽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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