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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4.21 14:17:44
  • 최종수정2015.04.21 14:17:44

채민자

봉정초등학교 교감

우리학교에 예비교사들이 와서 교생실습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자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 이들을 맞으며 운영을 하다 보니 나도 그들처럼 교생실습 하던 때가 떠오른다.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 아이들을 만난다는 기대감과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교생실습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교직 경력 30년을 넘었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내 모습은 어떠했을까·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대표수업을 하면서 흘린 식은땀이다. 교실 뒤편에 근엄한 자세로 계시는 선생님들 모습에 수업도 하기 전부터 머릿속은 하해지고 말은 더듬거렸지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빠져들 듯 수업하다보니 어느덧 마치는 종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렇게 4주라는 실습기간이 끝나고 이제 다시 학생신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가뿐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지도 선생님, 그리고 정들었던 아이들과 헤어짐에는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쏟기도 했었다.

교사가 되기 위해선 몇 번의 교생 실습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지도 선생님이 계신다. 우암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으셨던 선생님, 수업 과정안은 집의 기초를 이루는 토대와 같다고 하시며 대표 수업하기 전, 과정안 수정을 몇 차례나 반복하게 하셨다. 단순히 가르치는 것이나 진도를 나가는 수업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수업의 중요성을 알려 주시기 위해 그리하셨으리라. 또한 교사의 생명은 수업에 있으며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하기 보다는 먼저 아이를 인격체로 대하고 사랑으로 보듬어 안아줄 때, 진정한 교육의 힘을 발휘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하셨는데, 이런 말씀 하나하나가 지금껏 나를 지탱해주는 디딤돌이 되고 있음이다.

탈무드에는 마을을 지키는 사람은 랍비도 아니고 경찰도 아닌 선생님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을을 지킨다는 것은 사람을 지킨다는 것이요, 사람은 지킨다는 것은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것과 같은 데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고 교육하는 것처럼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은 선생님이라는 것이다. 교생실습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자 밑거름이며, 교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어떤 이론적인 교육학을 넘어서는 교육의 산 경험의 장이다. 그래서 교생실습은 대부분의 교사들에게 첫사랑의 추억처럼 평생 동안 잊혀 지지 않고 내재화 되어 그들이 교직에 몸담고 있는 한 기억될 것이다.

핀란드가 5~6개월간 교생실습을 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의 교육실습은 아주 짧게 운영된다. 그래서 4주라는 아주 짧은 기간의 교생실습을 통해서 평생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교사로서 갖추어야할 자세를 다 익히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예비교사로 하여금 지식을 넓혀주는 교과지도와 더불어 아이들의 인성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생활지도가 교육의 중요한 두 축을 형성한다는 것 만 알게 해줘도 우리 지도교사들의 역할은 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생각해 본다. 무릇 선생님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삶의 방향을 인도해 주는 유능한 안내자이며 동반자이다. 그 속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형용 못할 기쁨이 있고, 아이들이 성장하여 무엇인가를 이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높은 성취감도 있으리라. 이처럼 교육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열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교육은 희망이 있다. 교생실습 지도학교로서 예비교사들이 아이들을 만나 참다운 스승의 길로 내딛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웃으면 세상이 행복한 충북교육의 작은 밀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러기 위해서 본교의 선생님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마음에 담아 이 글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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