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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자

봉정초등학교 교감

귓가로 스며드는 빗소리에 허허로움이 느껴질 때,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언뜻언뜻 익어가는 여름을 만나면, 바쁘다고 입버릇처럼 되 뇌이고 정신없다고 마음까지 비는지를 몰랐던 자신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입니다.

어느새 저만치 온 여름이 벌써 나를 훑고 지나고 있습니다. 긴 가뭄 끝에 반가운 장마 비는 기다림이 무색하게 찔끔거리고 바람에 날려 온 여린 잎은 유리창에 달라붙어 온몸으로 비를 반깁니다.

우리는 걷습니다. 천둥처럼 소리를 내어 걷기도 하지만 구름이 흐르듯 소리 내지 않고 걸어도 봅니다. 도랑을 건너고 둑을 지나며 실개천 디딤돌을 두드려 봅니다. 인생, 여행처럼 오늘도 떠나봅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는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에 더 마음이 쓰이고 기억에 오래 남기에 힘겨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네 삶속에는 사실 알고 보면 기쁜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어려움보다 받는 기쁨이 더 크듯이 말입니다.

인생만사(人生萬事)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지요? 되돌아보면 그저 어영부영 시간을 보낸 것 같지만 인생이라는 여행을 되돌아보면 결코 그저 보낸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혹은 자신의 꿈을 찾아 여행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지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정말로 이 일이 중요하고 값진 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신의 꿈을 모르거나 혹은 꿈조차 꾸지 않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이 쉽지가 않음을 뼈저리게 깨닫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꿈을 추구하면서 사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꿈을 성취한 사람은 아주 드물다는 뜻이겠지요.

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길을 개척합니다. 누군가 닦아 놓은 길을 걸어가는 것은 만족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갑니다. 그래서 힘들 것 같지만 오히려 성취감은 더 큰 것일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남이 가는 길을 따라 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기에 말입니다. 그러나 잘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쫓아가기에 급급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자기 인생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갈 수도 있기에 말입니다.

얼마 전에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들을 적는 것이 유행일 때가 있었습니다. 세계여행을 한다든지, 취미생활을 한다든지, 등등의 목표로 삼고 준비를 하는 과정은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삶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직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분야의 일가를 이루고 싶은지, 나중에 어떤 삶을 그리며 살 것인지 구체적으로 방향을 찾지 못했다면, 일단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차피 인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타고난 능력이 다른 우리에겐 인생의 여행길이 제각각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뚜벅뚜벅 걷습니다. 걷다보면 흙탕길도 만나고 벼랑도 만나겠지요. 그러면 헤쳐 나가거나 또 다른 길을 찾으면 됩니다. 그리고 주어진 길을 또다시 걸으면 되겠지요. 여러분! 인생이라는 긴 여행, 잘 살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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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