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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자

단재교육원 연구사

창가로 내비치는 햇빛이 그없이 따사롭게 느껴지던 3월, 입학식을 했다.

제 몸보다 큼직한 가방을 메고 입학식을 하러온 귀염둥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입가에는 저절로 미소가 핀다.

요즘 학생들은 유치원에서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나아가 기초적인 학습도 이미 마치고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이다 보니 설렘이나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가끔은 심드렁한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볼 수 있는 것은 가슴에 손수건이 없을 지라도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입학식을 하는 정겨운 모습이다.

3월이면 내 어릴적 초등학교 입학하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은 이해조차 안되고 우습게도 생각되지만 코를 질질 흘려 가슴에 하얀 손수건을 달고 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시절, 누렇게 코가 나오면 소매로 닦는 아이들이 대다수여서 아마도 가슴에 손수건을 달았으리라. 지금은 화장지가 있어 이해하기 힘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선생님을 통해서 배우던 시절이나 가능했던 이야기다.

저편에 가물거리는 기억을 걷어 올리면 놀러나간 오빠를 기다리다 지쳐 졸고 있노라니 어느새 봄바람은 코끝을 간질이고, 집에 오기가 무섭게 달려 나가는 오빠를 놓칠세라 뒤따라 종종거리면 엄마의 한톤 높여 부르는 소리와 순둥이 짓는 소리를 귀전에 흘리며 사립문 나서던, 가난하고 초라한 집에 머문다.

나즈막한 동산 아래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눈이 시리도록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다리를 지나면 아카시아 꽃잎을 입에 물던 뒷동산에선 연분홍 진달래가, 하얗게 핀 찔레꽃이 서럽다며 지천이다 .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뛰놀던 초등학교 시절을 그리워한다. 까마득하게 올려보았던 미루나무는 온데간데없고 친구들과 놀던 미끄럼틀은 다 사라졌다. 선생님이 꿈이었던 아이는 자라서 이미 또 다른 아이의 꿈이 되었고, 뒷동산도 사라지고 진달래 필 자리도 없어졌지만 드넓었던 운동장에 아이들 함성소리는 귓전을 맴돈다.

교육을 한없는 기다림이다. 조금 뒤진다고 채근하거나, 조금 앞선다고 속단하지도 말아야 할일이다. 아이가 힘들거나 지치거든 격려하고, 조금 앞서더라도 겸손할 수 있도록 일러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 아닐까? 가끔은 옆길로 가기도 하고, 때로는 방황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실망하거나 포기해서는 안되며, 지켜보며 끝없이 믿고 기다려야 한다. 성장한다는 것은 늘 조금의 아픔은 따르니까. 입학한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안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 우리 아이의 마음은 어떤지, 우리 아이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이야기 나눠보는 건 어떠신지? 오늘 우리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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