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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청소년문화복지과 교수

아파트 정원에 화사하게 봄꽃이 피었다. 주민들이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에 발걸음을 멈추고 핸드폰 카메라에 아름다움을 담는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정원에는 겨울의 풍경이었는데 봄 기온에 새롭게 새싹이 돋아나고 봄의 화사함과 향기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조화(造花)는 생화 같지만 가짜 꽃이다. 그러나 조화는 생화보다 훨씬 더 현란하고 유혹적이다. 조화가 생화보다 요란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조화는 향기가 없다. 향기는 자신이 정착할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거나 제한하지 않는다. 맘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향기이기를 중단하는 것은 향기의 본성과 거리가 멀다. 이 말은 우리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향기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마치 햇빛이 선인과 악인을 구별하지 않고 비추는 것과 같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누구에게는 향기이고 싶지 않은 유혹을 받는다. 물론 나를 비난하는 사람에게 향기를 풍겨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향나무는 자기를 쳐서 쓰러뜨리는 도끼날에도 향을 토해 낸다는 사실을….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 어려움을 해내는 것이 또한 향기의 아름다운 일이다. 만일 우리가 향나무처럼 우리를 치는 도끼날에조차 향을 뿌려, 그 흉기를 향기로 바꿀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그 조그만 향기의 확산으로 이 세상은 아름답고 행복한 더 향기로운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도 누구나 향기를 품고 산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향기가 있다. 향기로운 사람, 함께 마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멀리 있으면 늘 그리운 사람, 이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인가. 나는 오늘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고 그런 사람과 함께 동행 하고 싶다.

사람의 향기는 향수처럼 만들어진 냄새가 아니다. 살아온 대로, 걸어온 대로 저절로 안에서 풍겨 나온다. 그 향내는 숨길 수 없고, 멀리 가고 오래 남는다. 꽃향기나 향수냄새는 바람결에 따라 떠다니지만 사람의 향기는 마음에 머물러 마음을 움직인다.

돈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컬어 구두쇠, 또는 자린고비라 한다. 그것은 결코 명예로운 별명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잘 쓰지 않으면서도, 남에게는 베풀 줄 아는 멋진 구두쇠들도 있다.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한 중년이 있다. 그는 유명 메이커의 구두를 신어 본 적이 없다. 시장 구둣방이나 바자회에서 값싼 구두를 사 신는데, 그것도 아끼느라고 출근할 때만 신는다. 자가용 승용차도 없이 출퇴근 버스를 이용한다. 그의 부인과 자녀들도 차림새가 소박하다.

돈을 벌어 어디에 다 쓰느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그는 조용히 웃어 보일 뿐이다. 그러나 그는 두 군데의 복지 기관에 적지 않은 후원금을 보내고 있으며, 어느 소년 가장과 결연을 맺어 돕고 있다. 남들은 잘 모르지만, 그는 이웃의 누군가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지 않은가 늘 관심을 가지고 산다. 그의 삶이야말로 참으로 향기 있는 삶이 아닐까?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봉사, 행사장에 귀빈석에 앉아 있다가 인사를 하고 떠나버리는 조화 같은 행사용 봉사가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가지고, 이웃의 어려움을 생각할 줄 아는 향기 좋은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청소년은 바로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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