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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청소년문화복지과 교수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내과 의사이자 정신의학자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 1898-1986)는 사람의 인생을 4계절에 비유해서 쓴 책이 있다. 그 내용은 자연에 춘하추동(春夏秋冬)이 있듯 인생에도 춘하추동의 사계절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연계의 춘하추동은 계절에 따라 끝없이 순환하는데 비해 인생의 계절은 단지 한 번뿐이라고 했다. 인생에 있어서는 출생에서 20세까지를 '봄', 21세부터 40세까지를 '여름', 41세부터 60세까지를 '가을', 61세 이상을 '겨울'이라고 비유했다.

자연계에 사계절이 있듯이 우리의 인생에도 사 계절이 있다. 자연계의 사계절에 각각 그 특성이 있는 것과 같이 우리 인생의 계절에도 그 나름대로 독특한 특성이 있다. 자연의 봄 특성이 새롭게 태어남과 성장이라면 인생의 봄 역시 태어남과 성장이 그 특성이다. 자연계의 여름이 열매의 계절이면 인생의 여름 역시 열매와 결실을 위한 준비의 계절이다. 여름 다음에 오는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며, 그 다음에 오는 겨울은 모든 것을 마감하는 휴면의 절기이다.

인생의 가을은 새로운 적응의 시기이다. 이 시기는 생의 봄, 여름과는 달리 더 이상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며, 생의 겨울을 내다보는 시점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새로운 적응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 갈등을 극복해 가기 위해서는 철저히 현실적이 되어야 한다. 현실적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며,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다.

그 다음으로 인생의 가을은 또 한 번의 선택의 시기이다. 여기서 의미하는 선택이란 새로운 어떤 일을 계획하고 추진한다는 것이 아니다. 이미 진행하고 있는 것들 가운데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정리해야 할 것은 정리를 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선택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절대적 원칙은 없다. 선택은 하되 어디까지나 자신의 남은 생을 보다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다.그러한 선택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일의 선택도 있을 수 있고, 젊은 시절 배우지 못한 것을 배우는 선택도 있다.

다음으로 인생의 가을은 책임의 시기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는 자기 자신의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의미와,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자연계에 가을에서 우리는 모든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를 볼 수 있다.

특히 산이나 들에 있는 각종 식물들은 그것들 나름대로의 고유한 자기의 열매와 색깔을 나타낸다.

봄·여름에 잘 구분이 되지 않았던 것들도 가을이 되면 자기의 고유성을 분명히 드러낸다. 이러한 현상을 인간의 인생의 책임과 정체성을 비유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인생의 가을에 와서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거부하거나, 책임전가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드리는 것,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러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참된 지혜이고 성숙이다. 나의 존재의 의미와 참 가치를 발견하는 성숙한 인생의 가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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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