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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청소년문화복지과 교수

많은 사람들은 운명적인 만남을 기대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운명적인 만남을 기대한다. 머릿 속에서는 분명 그것이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한 켠에서는 그런 운명적인 만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디서 이런 생각들이 우리 머릿 속에 심겨졌을까? 정확한 것은 아니겠지만, 나의 생각에는 어려서부터 들었던 동화 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런 만남에 대한 환상들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든다.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가 아마도 신데렐라 이야기이다. 신데렐라가 왕자님을 만나서 첫 눈에 사랑에 빠지고 인생이 바뀐 이야기 말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누군가를 만나서 자신의 인생이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 새 학기만 되면 많은 엄마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공부 잘하는 친구를 만나서 공부에 흥미를 붙이고 성적도 오르기를 기대한다. 또 대학생들은 점수 잘 주는 교수님 만나서 조금이라도 성적을 올려보겠다는 기대를 갖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남자들은 군대에 가기 전, 저마다 좋은 선임병 만나서 군생활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기도 하고, 이와 반대로 선임병들은 자기 밑에 똑똑한 후임병이 들어와서 자신의 남은 군생활을 편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오늘도 만남에 보상을 꿈꾸고 있다. 한 때의 필요와 삶의 이용을 위해서 잠깐 만났다가 헤어지는 이익 사회의 일시적인 만남에 우리는 환멸과 고통과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다. 부패와 타락과 거짓과 위선과 온갖 사람의 만남을 이용 가치라고 하는 앵글에다가 맞추려고 하는 삶에서 탈출하고 싶은 만남의 축복, 만남의 때, 순수한 만남을 우리는 지금도 갈망하고 있다.

사실 우리 안에서 굉장히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생각들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생각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굉장히 수동적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내가 바뀌는 것이니 말입니다. 즉, 우리는 만남이란 것을 이용해서 누군가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어내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요즘 시대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점점 피곤한 일이 되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내어 줄 사람은 없는데 뺏어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만남에 좀 더 성숙해지자. 성숙이 무엇일까? 사람과의 만남의 가치, 그 가치를 알아가는 것이 성숙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녀가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부모를 만난 그 가치에 고마워한다. 교사와의 만남, 직장에서의 만남에도 성숙한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그 가치에 감사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인간관계가 이해관계와 얽혀있고, 그것이 깨지면 인간관계도 깨지는 것이 당연한 오늘…. 사람들은 페이스 북이다, 트위터다 하면서 저마다 많은 만남들을 갖고 있지만 그 안에 정작 좋은 이웃, 헌신적인 만남, 상호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만남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 지도층에서, 리더들이 보여줘야 할 '만남의 정석'은 무엇일까?

내가 누구를 만나서 인생을 바꿀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나를 만나서 인생이 바뀔까를 고민하는 것,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런 만남이 되도록 스스로를 준비하는 것, 함께 속의 함께 그리고 더불어의 생각으로 하루 하루의 만남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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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