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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6.13 15:36: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혜진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너를 만나면눈인사를 나눌 때부터 재미가 넘친다.너를 만나면어지럽게 맴돌다 지쳐 있던 나의 마음에 생기가 돌아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진다.너를 만나면 온 세상에 아무런 부러울 것이 없다.너를 만나면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진다. -용혜원님의 시 중에서-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여선생님이 귀하여 한 학교에 한 분 정도 있기도 하고, 아예 없기도 하던 때 옆 반을 예쁜 여선생님이 담임하였다. 어찌나 그 반이 부럽던지 몰래 옆 반을 자주 훔쳐보며 넋을 놓곤 했다. 그 선생님과 공부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공부가 저절로 잘 될 것 같았다.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다는 확실한 꿈도 없던 때, 그 여선생님을 보고서 이 담에 꼭 예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고 그 꿈을 키웠다. 그 때부터 나는 한 번도 꿈을 바꾸지 않고 오늘까지 왔다.

정말로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꿈의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늘 그 예쁜 여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 여선생님은 자신이 누군가의 모델이 되고 있다는 걸 모르고 계셨겠지만, 시골 초등학교 3학년이던 내게 확실한 미래상을 제시해준 고마운 선생님이셨다. 커서 무엇이 되라고 직접 가르친 적이 없어도 무언의 행동이나 존재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꿈을 줄 수 있음을 알았다. 누군가에게 목표를 심어주고 삶의 이정표를 제시해 줄 수 있음은 참으로 복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여선생님을 만남으로 해서 나는 일찍부터 마음에 구체적인 꿈을 담고 학교생활을 재미나게 할 수 있었다. 선생님은 내게 등대 같은 존재였으며 선생님의 모든 것이 신비롭고 아름답게 여겨졌다. 상냥한 말씨와 조용조용한 걸음걸이, 선이 곱던 치맛자락까지 좋아 보이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여선생님의 손톱에서 반짝이던 빛깔이 어찌나 곱고 예쁘던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예쁜 선생님은 손톱에서도 저절로 빛이 나는 줄 알았다. 반짝이는 그 빛이 매니큐어였다는 것을 중학생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덕분에 나는 정말로 어려서부터 꿈꿔오던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첫 발령 받아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접하던 행복한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때의 벅찬 환희와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에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교실에서 천진한 눈빛을 마주하며 맛본 희열은 지금까지도 내 가슴 속에 깊이 간직 되어 있다. 그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은 살면서 어려움에 처할 때 힘이 되어 나를 지탱해 주었고 내 삶을 받쳐 주었다.

나는 지금까지 교단에 서서 마음이 나태해지거나 내 모습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그 예쁘고 상냥한 선생님의 모습을 떠 올리곤 했다. 내가 맡고 있는 아이들이 나의 모습이나 행동을 지켜보면서 꿈을 가질 수 있고,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떠올라 흐트러짐 없는 나를 지키고자 애썼다. 아이들에게 멋진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었고, 내가 누군가를 모델로 내 인생의 방향을 정했듯이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음을 생각했다.

오늘 '너를 만나면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진다.' 는 시 속에서 문득 내 삶의 모델이었던 예쁜 선생님이 떠올랐다. 바라보기만 해도 그냥 좋고, 학교생활에 생기가 돌아 세상을 더 멋지게 살고 싶게 했던 선생님!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삶의 활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고 행복한 일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 누구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고, 또 어떤 이는 닮고 싶지 않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왕이면 본이 되는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다가갈 수 있으면 좋은 일 아니겠는가?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살다보면 우리도 누군가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고, 누군가를 더 멋지게 살고 싶도록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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