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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경영학박사

회장님이 등장하는 TV드라마를 보면, 넓은 회의장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회장님이 회의장에 들어오시면 모두가 일어서고, 회장님이 자리에 앉으실 때 까지 모두 기다린다. 회장님 가까이에 앉을수록 회사 내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며, 회장님 가까이 앉은 사람들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된다. 사실 이런 장면은 드라마가 아닌, 대부분의 조직에서 매일같이 연출되는 장면이다.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직급에 따라 자리가 정해지고, 높은 분 자리에서 멀리 앉은 직원들일수록 윗분들 말씀하신 중요한 이야기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폭풍 필기에 열을 올린다. 높은 분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해 보라고 말씀하시기라도 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혹시 말을 꺼냈다가 혼이 나는 건 아닌지 수 만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돌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회의가 끝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퇴근을 1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간, 하루의 업무를 정리하고 내일 할 일을 준비하는 시간에 갑자기 팀장님이 회의를 소집하신다. 퇴근시간은 가까워져 가는데, 무슨 일 때문에 회의가 소집되는지도 모른 채 일단 회의가 시작되면, 시선은 자꾸 여섯시를 향해가는 시계로만 향하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 빨리 회의가 끝나야 퇴근을 할 수 있는데, 자꾸 윗분들은 본인들 무용담을 늘어놓거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가 아닌, 그냥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만 지적하신다. 회의의 목적을 미리 알려주고 회의가 소집되었더라면 관련된 자료도 찾아보고, 아이디어도 생각해 보고 회의에 참석하게 되니, 회의 진행도 빨라질 수 있었을 텐데, 갑자기 소집된 회의에서는 회의가 시작된 그 시점부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생각해 내려니 답답하기만 하다.

한 리서치 회사에서 근로자들이 회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근로자 10명중 7명이 불필요한 회의가 많다고 여기고 있으며, 회의 문화에 불만족하면서도 41.5%의 근로자가 하루 평균 1회 이상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새 조직구성원들이 회의주의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용노동부에서 일 생활 균형을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에서는 '똑똑한 회의'의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회의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효율적인 회의를 위해 알람이나 모래시계를 활용하여 시간을 정하고 회의를 진행하며, 주말이나 공휴일 다음날, 퇴근시간 1시간 전에는 회의를 자제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회의 방식을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일상적인 회의는 대화창을 활용해 신속하게 대처하고, 회의 자료는 미리 공유하며, 회의 결과도 마찬가지로 신속히 공유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스탠딩 회의(서서하는 회의)를 도입함으로써 회의 집중도를 높이고 시간을 단축 시키는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창의성이 필요한 기업에서는 회의실 이름을 창의적으로 붙이기도 한다. 구글의 경우 소회의실, 중회의실로 붙였던 회의실의 이름을 '조지워싱턴다리', '워싱턴 하이츠'등의 지역이름을 붙여서 사용함으로써, 딱딱한 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려고 노력한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의 경우에는 똑똑한 회의를 위해 '스마트 미팅 캠페인'을 실행하는데, 그 내용으로는 첫째, 회의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둘째, 충분한 준비를 마친뒤 진행하되, 셋째, 회의 시간은 가급적 30분을 넘기지 않고, 넷째,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하며, 마지막으로 회의실에 스마트 타이머를 비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 캠페인을 실시한 이후 10개월 만에 회의가 약 8%가량 줄었으며, 회의 만족도는 58.1%에서 64.8%로 향상되었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회의에 참석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회의'는 매우 중요한 업무 처리 방식인 만큼 조직의 리더는 어떻게 하면 '똑똑한 회의'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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