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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31 14:36: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혜진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어느 날 고도원님의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를 읽다가 '누군가 어깨에 기대어 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감사한 일이다'라는 대목에서 나의 인생관, 나의 친구관, 나의 가치관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나는 늘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기대고 싶어 하면서도 누군가를 위로하고 도와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살면서 지치고 힘들면 누군가 나를 위로해 주지 않나하면서 나를 위로해 주고 나를 편들어주고 챙겨주는 사람 어디 없나하고 늘 목말라 했다.

친구도 나를 챙겨주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면 더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이웃도 나에게 다정하게 대하면 좋은 이웃이라고 쉽게 얘기했다. 사람들을 판단할 때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내는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나에게 냉정한 사람은 나쁜 사람으로 분류하면서 편을 갈랐다. 모든 것이 '나' 위주로 나에게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보내고 호의를 베푸느냐에 따라 분류하고 나에게 잘해주는 친절한 사람은 마음에 좋은 사람으로 새겨 넣었다.

직장에서도 나에게 좀 더 공손하게, 나에게 좀 더 다정하게 다가오면 좋은 동료, 괜찮은 직원으로 생각하며 따뜻한 눈빛을 건네고 그렇지 않으면 쉽게 다가가지 않았다. 인간관계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고 못 박아 놓고 상대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나도 열지 않고, 마음 가지 않는 사람에게는 내 어깨도 빌려줄 수 없노라고 옹졸한 생각을 했다. 내가 먼저 누군가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그루터기가 될 준비는 못했던 것이다.

돌아보면 멀리보지 않아도 가까이에 힘들어 허덕이는 이웃들이 참 많다. 어떤 이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또 어떤 이는 외로움으로, 건강하지 못한 이유 등으로 도움 받고 위로받고 싶어서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런 이웃을 보면서도 그냥 모른 척 하면서 내 갈 길에만 몰두했다. 그들의 삶의 무게와 고담함을 헤아리기가 겁났다. 혹여 그들의 아픔이 내게 짐이 될까싶어 다가가기가 겁났던 것이다.

내가 동료의 고통이나 짐을 대신 짊어질 수는 없겠지만, 나를 믿고 어깨에 기대어 때로는 펑펑 울 수 있도록 배려했어야 했는데. 그러면서 위로받고 아픔을 완화시키면서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도록 받쳐주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아프고 힘들 때 언제든지 기대어 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고단한 세상살이도 한결 쉽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가진 것이 참 많다. 건강한 몸과 매일 출근할 수 있는 직장, 서로를 걱정해 주는 가족과 친지,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다정한 친구들. 그 많은 가진 것들로 누군가를 힘나게 하고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별로 하지 않고 살았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아끼면서도 사랑한다는 표현에 인색하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부족하면 서로 힘을 보태면서 서로의 어깨를 내어주면서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문득 누군가 내 어깨에 기대어 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헤아려 보았다. 어쩌면 한 명도 없을지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옹달샘 속의 두 마리 물고기 이야기가 생각난다. 먹을 것이 부족한 좁은 공간에 둘이 있는 것보다는 혼자가 더 자유롭고 풍족할 거라 생각하고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를 물어 죽였다. 죽은 물고기가 부패하여 옹달샘 물을 상하게 하였고 결국 남은 한 마리도 얼마 못가서 죽고 말았다. 그 곳엔 혼자만의 자유와 행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누구든지 혼자서는 완벽할 수 없다. 그 부족함을 서로 보완해가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 세상 아니겠는가. 마음의 거리를 좁혀 서로의 어깨에 기댈 수 있도록 받혀주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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