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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충북고용혁신추진단 책임연구원

'통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막힘이 없이 들고 나다'이다. 이 의미를 잘 살펴보면, 무언가 들고 나야하는 '나'와 '너'가 있어야만 '통한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인가. '막하지 아니하고 잘 통하다'이다. 즉, 2명 이상의 관계에서 무언가 막힘이 없이 잘 들고나는 것이라고 해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소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관계'이며,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소통'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너'의 생각이 막힘이 없이 잘 들고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도 '너'의 생각이나 의견에 대해 그렇다고 느끼거나, 같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과 내가 같은 생각을 가질 때 비로소 그와 나의 생각이 막힘없이 들고 날 수 있는 것이다. 즉,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공감'이 필요하고, '공감'을 위해서는 서로의 생각이 같아지려고 하는 노력 즉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사람들은 서로간의 '소통'을 강조한다. 그러나 보니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무작정 한 자리에 불러다 놓고 그저 서로의 의견을 '말'해 보라고 종용한다. 그렇게 시작된 자리는 결국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이 너무나 다름을 상기시켜주기만 하고, 어느새 누구의 논리가 더욱 탄탄한지, 누구의 세력이 더욱 강력한지 등을 견주고는 싱겁게 끝나버리고 마는, 무늬만 '소통의 장'이 펼쳐진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같은 생각이 되도록, 혹은 나의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같아지도록 노력하는 작업, 즉 '공감'이 필수적이다. 소통을 위해 만났다면 적어도 나의 생각이 상대방의 노력에 의해 바뀔 수도 있다는 자세가 필요한 것인데, 우리는 항상 상대방의 생각을 나와 같은 방향으로 바꾸려고만 하고 있지 않은가.

곧 다가 올 대선에 출마하는 대권주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나의 생각이, 나의 계획이 다른후보의 것 보다 좋은 것이니 나를 선택해 달라고 재촉한다. 그러나 우리를 그들의 생각과 주장에 공감하도록 재촉하기 전에 우리의 생각을,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이려하는 자세는 보여줬었던가. 사회 이 곳 저 곳에서 누군가는 새벽부터 홀로 피켓을 들고 무언가를 위해 1인 시위를 하고, 누군가는 매일 학교로, 학원으로, 다시 학원으로 뱅글뱅글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을 하고, 또 누군가는 아픈 가족을 위해 병상 옆에 간신히 쪼그리고 잠을 청하는, 정말 여러 가지 사람들이 있다. 과연 이렇게 각자의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상황에 대해 정치인들은 진지하게 '공감'을 하고 있을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자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는가.

사무실에 앉아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다보면 다른 동료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배달시켜 먹어야 할 때가 많다. 그 때부터 동료들과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어제 과음 한 탓에 해장국이 필요한 직원도 있고,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누군가는 달달한 자장면이 필요하기도 하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는 생각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메뉴를 선정하는 것에 있어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나의 생각을 양보하고 상대방의 생각에 동조 해야만 한다. 이처럼 우리는 누군가와 '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끊임없이 '공감'과 '소통'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 굳은 심지를 가지고 나의 생각과 주장을 관철시켜내는 강력한 리더십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변화 하였다면, 융합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는 언제든 상대방의 설득에 내가 설득 당할 자세를 가진, 그래서 더 많은 공감과 소통을 할 줄 아는 사람, 즉 공감과 소통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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