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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교육청에 근무하다보면 학교 방문을 자주하게 된다. 여러 가지 행사 지원이나 장학지도 등 이런저런 이유로 유치원을 비롯하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방문의 기회가 고루 주어진다. 교육장님을 수행하여 방문하기도 하고 장학사들과 동행하여 협의회를 갖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학교에 들어서면 참 다양한 느낌을 받는다. 그 느낌은 참으로 묘하다. 같은 지역에 비슷한 규모의 학교 간에 참 많이 다른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어떤 학교는 교문이나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차분하게 학교 교육이 알차게 이루어지고 있음이 직감되고, 어떤 학교는 뭔지 모르지만 어수선하고 불안한 느낌이 든다. 단지 느낌이며 아직 교육활동의 이모저모를 다 살펴보지 않았음에도 첫 인상은 대부분 맞아 떨어진다.

현관을 들어설 때의 기운이 썰렁하거나 찬 느낌이 들면 교실의 느낌도 차고 무겁다. 그 곳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표정도 무미건조하고 학생들의 표정도 어둡게 느껴진다. 그런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활동이 원만할리 없다. 뭔가 부족한 듯하고 아쉬운 가운데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 방문자를 맞이하는 모습에도 따뜻함 보다는 귀찮아하는 모습이 숨겨져 있다. 걱정이 앞서는 학교다.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이 든다. 그건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라 동행한 사람들의 공통 느낌이다.

반면에 교문이나 현관에 들어설 때의 기운이 활기차고 밝으면 전반적인 학교 교육활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골마루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모습도 밝고 건강하다. 생동감이 느껴지고 학생들의 얼굴에선 미소가 번지고 낯선 방문객에게도 예쁘게 인사를 건넨다. 아마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좋은 모습을 보고 배워서 실천하는 바른 자세일 것이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 학교는 더 오래 머물고 싶어지고 방문을 끝내고 돌아오는 발걸음도 가볍고 행복하다.

우리 교육지원청을 방문하는 분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맞이하는 분위기에 따라 기분이 많이 좌우 될 것임을 알기에 방문하는 모든 분들에게 최선을 다해 반갑게 맞이하려 애쓴다. 날씨가 더울 때면 얼음 띄운 시원한 냉차를 대접하고, 쌀쌀한 날씨에는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진실한 마음을 드린다. 별것 아닌 차 한 잔에 고마워하는 방문객을 대하면 덩달아 신이난다. 화가 잔뜩 나서 찾아온 민원인도 따뜻하고 공손한 자세로 맞으면 금세 화를 누그러뜨리게 되고 어려운 문제도 쉽게 해결된다. 사무실 분위기는 근무하는 구성원들이 조금만 신경 쓰고 배려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나이 40이 넘어서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새삼 무겁게 다가선다. 평소의 감정이나 생각이 얼굴에 차오르기 때문에 얼굴을 통해 사람의 속마음이 다 보여 지는 것이다.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상대의 속마음을 알아버리게 된다. 어떤 사람은 잘 생긴 얼굴인데도 그늘지고 어두워 다가가기 싫어지고, 어떤 이는 그다지 잘난 얼굴이 아닌데도 자석처럼 가까이 하고 싶어진다. 모두 그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과 함께 하면 덩달아 행복해 진다. 하찮은 일도 재미있어지고 세상은 살만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런 사람과는 자꾸 만나고 싶어진다. 행복바이러스가 저절로 옮겨와 엔돌핀이 우리 몸을 채운다.

어쩌면 밝은 표정을 짓는다는 것은 지극히 작은 일이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넘길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작은 일상의 밝은 표정 하나가 때로는 크고 엄청난 일을 이룰 수 있게도 한다. 첫인상에 반해 결혼까지 이르는 경우를 보면 첫인상, 첫 느낌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첫인상, 첫 느낌 모두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밝고 아름다운 첫인상을 위해서 무한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함도 알아야 한다.

추석명절로 많이 지치고 고단한 심신이겠지만 우리 모두 처한 위치에서 밝은 생각, 좋은 모습으로 주변을 행복바이러스로 채우고 내일의 희망을 열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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