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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 푸른 빙하 그리고 쵸스폭포

  • 웹출고시간2010.09.09 18:57: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라야! 오늘은 정말 기대되는 날이야. 아기공룡둘리가 타고 내려온 빙하! 그 빙하를 보는 날이거든. 이른 아침에 식사하러 내려갔더니 오메가 쓰리 원액이 있더라. 몸에 좋은거니 먹어보려 했지만 비릿한 게 영~입맛에 맞질 않아서 맛만 보고 말았어. 아까워라. 오늘은 일정이 빡빡하여 식사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고 해서 삶은 달걀과 사과 한 알, 쿠키 몇 개를 간식으로 들고 나왔어. 부끄럽게도… 물론 피부에 좋다는 브라운 치즈랑 그 비싼 캐비어에 연어, 양귀비 씨앗이 얹혀진 빵으로 아침도 든든히 먹었지. 반짝이는 햇살에 기분이 좋아 둘리노래를 부르며 버스에 올랐어.

◇ 브릭스달 빙하

올덴호수 전경

소라야! '올덴'이라는 생수 알지? 브릭스달로 가는 길에 세계에서 제일 좋은 생수공장이 있는 '올덴'이라는 곳을 지났어. 태고적부터 만들어진 빙하가 녹아 흘러든 물로 만든 이 생수는 깨끗하기도 하지만 미네랄이 풍부해서 유명해졌대. 저 거울같은 호수를 봐. 하얗게 눈모자를 쓴 산봉우리가 통째로 호수에 잠겼지? 먹어보진 않았지만 물맛이 정말 시원할 것 같아.

브릭스달 가는 도중 폭포 물벼락을 맞는 다리

호수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제법 큰 급류로 바뀔 때 계곡 쪽으로 브릭스달 빙하가 보이기 시작했어. 정말 푸른 빙하야. 주차장에는 기념품점과 레스토랑 건물이 아주 단촐하게 서있고 어김없이 트롤이 우리를 환영해주었어.

1991년에 개발된 이 빙하는 현재 개인 소유래. 놀랍지? 원래는 저 빙하의 폭이 양쪽으로 더 넓었다는데 저렇게 좁은 골목길처럼 줄었다는 얘기를 들으며 정말 무슨 수를 써야할 때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어.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실감하며 7인승 전동차를 탔는데 담요를 한 장씩 주는 거야. 춥다고 주나보다 했는데 조금 올라가다보니 엄청난 소리와 함께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다리 앞에 당도했을때 앞의 전동차에서 물벼락을 맞은 사람들이 질러대는 즐거운 비명에 우리는 얼른 담요를 펴서 뒤집어쓰고 다리를 건넜어.

브릭스달 빙하

전동차에서 내려 5분쯤 올랐을까? 아! 드디어 푸른색의 빙하-- 브릭스달과 만났어. 옆으로는 많은 폭포가 실타래처럼 쏟아져 내리고 빙하 녹은 물은 콸콸 흘러가고…. 모두들 둥둥 떠 있는 얼음 덩어리를 건져보기도 하고 정말 얼음물일까? 손을 담가 보기도 하며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이 바다를 처음 봤을 때하고 똑같아. 짜다는 걸 알면서도 맛을 봤잖아. 한바탕 신기해하던 사람들이 증명사진을 찍느라고 법석이야.

브릭스달에서 한 컷!

나도 남편과 한 장 찰칵했어. 만년설은 희다 못해 시리도록 푸른 빛깔을 내뿜고 있어. 그런데 저렇게 검은 먼지 때가 묻은 빙하를 보니 나 때문인 것 같아 미안해지더군. 우리의 고수동굴 종유석들도 처음엔 황금빛을 냈잖아. 그러더니 작년엔가 보니 검은 때가 많이 끼어 있더라구. 그게 다 우리 인간들이 묻혀놓은 땟국이잖아. 그래도 어쩌겠어. 이걸 보려고 머나먼 길을 왔는데…둘리는 만나지 못했지만 묘한 흥분을 맛보았어. 아쉬움을 남기고 다시 버스를 타고 페리와 만나 송네피요르드로 향했어.

◇ 송네 피요르드

송네 피요르드

소라야!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205㎞) 수심이 가장 깊은(1308~3000m) 피요르드야. 주변 산의 높이가 1500~2000m나 되는 엄청난 곳이야. 100만 년전, 빙하시대에 깎여진 U자형의 협곡인데 정말 아름다워. 아무 곳이나 대고 눌러도 사진 플레임이 되네. 노르웨이 여행의 진수를 오늘 보는 것 같아. 내가 찍은 사진 중에서 제일 잘 찍은 것 같은 송네를 보여줄게. 어때? 잘 찍었지? 송네의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열차출발시각에 맞추느라 페리에서 내리자마자 달리고 달려 아담한 플롬역에 도착했어.

◇ 로맨틱열차 그리고 훌드라

플롬역 전경

빨간 색의 플롬역은 동화책에 나올법한 아주 작은 역이야. 이곳은 해발 2m의 저지대이고 인구 450명의 아주 작은 도시지만 해발 1800m의 협곡관광을 하는 곳으로 여름이면 인구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래. 빨간 역사에 초록색의 열차! 소라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여행을 하는 곳이라는데 정말 기대되지? 그래서 로맨틱 열차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산악열차를 타고 해발 866m의 '뮈르달'까지 20㎞ 구간을 약 1시간 동안 지그재그로 올라갈 거야. 그런데 이 20㎞구간 중에 아주 험하고 위험한 6㎞구간에는 20개의 터널을 만들었는데 만들 당시에는 굴착기가 없어서 모두 인부들의 수작업으로 공사했대. 터널 1m를 뚫는데 한 달이 걸리기도 했대. 완전 인간승리야. 이렇게 위험을 감수하며 오르기 때문에 열차에도 독립된 브레이크가 5개나 있어서 사고 한번 나지 않고 안전하게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고 해. 드디어 출발!.

산악열차에서 본 풍경

창밖으로 보이는 노르웨이 산악풍경은 그냥 그대로 수채화야. 아주 깨끗한… 해발 200m의 '달스보튼'역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악구간이야. 레일의 경사가 55도나 되니 바퀴와 레일은 쉴 새 없이 덜컹덜컹~ 끽~끽~ 비명을 질러대지만 모두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서 카메라 셔텨를 눌러 대느라 정신이 없어. 한쪽은 바위로 콱 막혔지만 반대편은 시원한 계곡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 발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 머리 위엔 눈부신 만년설 그리고 푸른 하늘… 높은 암벽에서는 크고 작은 폭포가 쏟아져 내리고 계곡의 강변을 따라 나타나는 작은 마을들은 동화책 속의 풍경을 보는 듯 해.

쵸스폭포의 요정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던 열차가 해발 669m에서 멈췄어. 바로 산악열차 코스의 백미 '쵸스' 폭포에 온 거야. 약 5분의 포토타임이 주어졌어. 마치 둑이 터진 듯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내리는데 사람들의 소리가 다 빨려 들어가는 지 물소리만 들려. 93m나 되는 길이를 자랑하는 폭포 앞에 서니 나는 갈리버 여행기의 소인국 사람 같아. 잠시 넋을 놓고 있는데 갑자기 빨간 옷을 입은 요정이 나와 하늘하늘 춤을 추기에 정신없이 사진 두어방 찍었는데 사라져 버렸어. 한여름 3개월 동안 알바하는 대학생이래. 호루라기소리에 모두들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열차 안으로 들어왔어.

소라야! 조~기 폭포 사진에 요정 보이니? 노르웨이에는 요정이 두 가지가 있대. 하나는 전에 본 '트롤'이고 또 하나는 오늘 본 '훌드라'라는 요정.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관광객을 위한 5분의 배려가 정말 유쾌하고 신선했어. '뮈르달'까지 가는 동안 20개의 터널을 지나는데 터널을 빠져나올 때마다 사람들의 탄성이 합창처럼 터져 나와. 귀도 즐겁고 눈도 즐거운 열차여행이야. 우리 말 안내방송은 없었지만(지금은 있겠지?) 우리말로 된 팸플릿이 있어서 반가웠어.

베르겐으로 가는 길 풍경

오후에 작은 도시 '보스'에 도착하여 버스를 만나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8시. 한여름인데 어찌나 춥고 음산한지… 아침에 챙겨온 간식을 먹긴 했지만 배가 고프니까 더 추운거있지. 저녁으로아주 큰~ 랍스터를 맛있게 먹었어. 소라야! 내일은 작곡가 '그리그'를 만날거야. 솔베이지를 생각하며 일찍 자야겠지? 안녕~

~~탁(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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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