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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노르웨이 - 베르겐

작곡가 그리고 고향…'자연+예술' 문화도시
목조주택 늘어선 브뤼겐 거리 세계문화유산

  • 웹출고시간2010.09.17 00:11: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라야! 7개의 피요르드와 7개의 산을 가지고 있으며 북유럽에서 제일 깨끗한 도시. 노르웨이 다른 지역보다 시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은 도시. 노르웨이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그리그'가 태어나고 평생을 살았던 아름다운 자연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 그래서 베르겐 시민들에게 높은 자부심을 안겨주는 도시. 북위 60˚ 22"의 고위도에 있으면서도 연평균기온이 영상인 도시. 연평균 강수량이 2000㎜ 이상(연중 240일 비가 내림)으로 유럽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도시. 눈 많은 노르웨이에서 눈이 가장 적게 내리는 도시....여기는 12~3세기에 노르웨이의 수도였기에 독일양식의 목조건물이 줄지어 서있는 아름답고 조용한 도시 '베르겐'이야.

어젯밤에 도착할 때부터 춥고 음산하더니만 이런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었어. 푹 자고 일어나보니 정말 안개비 같은 것이 부슬부슬 내리고 어찌나 추운지 이건 여름이 아니라 완전 초겨울 날씨야. 중무장을 하고 이 도시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플뢰엔'산으로 출발!

◇플뢰엔산

플뢰엔산 전망대

해발 320m에 있는 전망대로 가기 위해 장난감처럼 예쁜 케이블 궤도열차를 타고 26˚의 비탈길을 순식간에(8분) 올라왔어. 호주에서 블루마운틴에 오를 땐 경사가 여기보다 두 배가 심했고 길이도 길었던 것 같은데...아이~싱겁다. 그렇지만 전망대로 나오니 예쁘게 꾸며놓은 꽃과 산책로, 기념품가게, 찻집 그리고 여러 나라 사람들의 재미있는 표정들이 안개 속 정물화처럼 보이는 게 참 묘한 기분이 들었어.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면서 엽서한 장 쓰고 싶은 그런 낭만에 젖어있는데 시끌벅적 셔터 눌러대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머나....해님이 나오고 있잖아. 안개가 걷히니 저 아래 펼쳐진 시가지와 항구가 그림처럼 나타났어.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지. 소라야! 사진을 봐. 정~말 깨끗하고 예쁜 도시야.

◇한자 박물관

브뤼겐 전경

하얀 요트가 줄지어 들어선 항구 왼편 길가에 수십 m나 다닥다닥 붙은 채로 줄지어 늘어선 목조주택이 있는 이곳은 '브뤼겐'이라는 거리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야. 아마 베르겐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할 거야. 14~16세기에 독일의 무역상들이 북해변 여러 나라의 항구와 '한자동맹'을 맺고 무역을 독점해온 무역항 중 하나래. 안타깝게도 현재의 '브뤼겐'은 1700년대 화재로 소실된 후 그 자리에 다시 지은 건데 지금은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 등으로 사용되고 있어.


'브뤼겐'의 한 끝에 박물관이 있어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는데 우리는 그냥 베르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가 된 어시장으로 왔어. 항구에서는 매일 오전 피시마켓이 서는데. 연어와 새우, 게 등을 가공한 먹을거리와 펄펄 살아 있는 생선 외에도 노르웨이 스웨터와 모피, 장신구, 치즈 등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어. 손님 대부분이 관광객이라 그런지 면세점처럼 세금 환급 서류도 발급해 주고 있어. 노점상까지도 세금을 꼬박꼬박 낸다는 얘기잖아. 선진국이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트롤하우겐-그리그의 생가


노르웨이의 유명인물은 화가='뭉크', 작가='입센' 작곡가'=그리그'라고 말하는데 이유를 댈 사람은 없을 거야.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키가 작대. 그런데 사람들은 키가 작기 때문에 더 큰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대. 트롤하우겐(Troldhaugen)이라 불리는 그리그의 생가는 바닷가 근처의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 트롤은 보는 사람에 따라 선인과 악인으로 변하는 숲속의 요정으로 트롤하우겐은 말 그대로 '트롤이 살고 있는 언덕'이란 뜻이래. 언덕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은 선한 트롤이 나올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빅토리아 양식의 하얀 저택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살림집과 생전에 사용하던 피아노, 작곡을 하던 아주 작은 집, 그리고 정말 작은 키의 동상도 있어. 그리그는 평생을 지니고 살아온 폐결핵 때문에 그 작은 키에 한쪽 어깨가 삐딱하기까지 했다네.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촌누나와 한 결혼생활은 하나 밖에 없는 딸을 잃기까지 했으니 예술적으로는 거인이었지만 인간내면의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

그리그 부부의 무덤

그리그 생가의 별실에서는 지금도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공연이 열리고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니 바다를 바라보며 절벽 중간에 잠든 부부는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거야. 그렇지? 무덤 앞의 바닷물은 어찌나 맑고 깨끗하던지......그리그가 앉아 명상에 잠겼던 벤치에 앉아 바라본 먼 바다의 바다 같지 않은 잔잔함이 이방인의 마음을 건드려 센티하게 만들더라. 달콤쌉싸름한 쵸콜릿 맛으로.....

소라야! 4박5일의 노르웨이 여정이 다~끝났어. 수많은 폭포와 호수 그리고 빙하, 피요르드, 그림같은 풍경들을 가슴에 담고 오후 4시에 코펜하겐을 향해 출발했어. 소라야! 내일은 덴마크 땅에서 만나. 안녕~

~~탁(takk)~~

◇노르웨이 에필로그

거칠고 험한 땅 노르웨이.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모든 악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민소득이 10만 불에 육박하는 최고수준의 복지국가. 환경오염을 생각하여 공장을 짓지 않으니 물가가 비쌀 밖에....그렇지만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고 관광하기 좋은 나라로 사회구조와 삶의 질을 포함한 인간개발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다.

태초에 자연이 있었다. 노르웨이는 사람이 자연을 정복한 게 아니라 자연이 사람을 품었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듯 높은 산맥과 협곡사이의 바닷길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에 세상의 모든 것을 비춰내는 피요르드의 장엄함. 초록 숲 속에 알록달록 자리한 집들....비틀즈도 노래한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상실의 시대)에서도 풋풋한 20대 청춘들이 사랑에 목말라 방황하며 읊조리던 노르웨이의 숲..... 나는 이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빙하의 상처를 품고 잊을 수 없는 노르웨이의 숲을 떠난다.

노르웨이 → 자연은 순수하고 사람은 수수하다. 나는 영원히 이렇게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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