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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 노르웨이- 신의 초원, 오슬로

오랜 각고 끝에 만들어진 지상낙원

  • 웹출고시간2010.08.12 17:35: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라야! 드디어 노르웨이로 향하는 날이 됐어. 어제 오후에 빗방울이 오락가락 하더니 찬비가 주룩주룩 내리네. 오슬로 국제비행장이 외곽에 있는 관계로 새벽부터 짐 싸랴 얼굴에 그림 그리랴 바쁘게 서둘러 5시 반에 버스를 타고 오슬로로 향했어. 두어시간 가다가 간단한 도시락을 먹으며 남의 나라 풍경을 맥없이 바라보았지. 비에 가려 뿌옇게 보이기는 해도 담담한 수채화 같은 풍경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어. 비행기로 갈아타고 드디어 오슬로에 도착. 창밖을 보니 좀 흐리기는 한데 비가 안 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신의 초원'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자작나무 숲이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 도시, 노르웨이 제1의 도시 오슬로에 왔어. 900여 년 전, 북유럽을 주름잡던 바이킹들의 도시. 인구 약 50만 명의 한적한 도시야. 출산장려금을 5백만 원이나 주고(물가는 엄청나게 비싸대), 아이가 18세 될 때까지 15만 원 정도의 보조금이 나와 직업 없는 여자들은 일찌감치 미혼모가 되어 아이 2~3명을 키우며 먹고 산단다. 음~,그래도 인구가 늘지 않는다니 무슨 조화속일까? 거리엔 관광객만 북적일 뿐 도대체 사람 구경을 할 수가 없어.

◇ 오슬로 시청사

오슬로 시청사

1950년에 두 개의 탑으로 지어진 붉은 건물은 오슬로의 관광코스가 되어 하루 종일 북적이는 곳이래. 외관만 봐서는 딱딱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내부에는 노르웨이 예술가들의 그림과 조각품들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고 볼거리도 많아. 입구에는 백조조각상 분수에서 뿜어 나오는 분수가 계단을 따라 폭포처럼 시원하게 흘러내리고 있어.

건물 2층에는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화가 '뭉크'의 '생명'이라는 작품을 비롯해서 많은 그림과 북유럽의 신화'에다 이야기'를 묘사한 16개의 나무조각품이 있어. 또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노벨평화상 시상식일거야. 노벨상 시상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지만 평화상만은 여기 오슬로에서 심사하고 수여하잖아. 2000년도에 우리 김대중 대통령이 이곳에서 수상하셨지. 수상자는 카를 요한 거리에 있는 그랜드 호텔에 투숙하면서 2층에서 관광객들에게 인사하고 환호를 받는대. 왜 노벨은 자기의 모국이 아닌 이곳에서 평화상을 시상하게 했을까?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더 이상 싸우지 말고 평화롭게 잘 지내라고 그랬겠지?

시청사 밖으로는 부의 상징인 하얀 요트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 잠깐 얼굴을 내미는 햇살에도 잔디밭에는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한가롭게 앉아있고 연인들은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관광객들만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곳이야.

◇ 비겔란 조각공원

비겔란 조각공원 전경.

해님이 들락날락하니 한여름인데도 좀 쌀쌀한 날씨야. 큰 가방에서 두툼한 옷을 꺼내 입고 '그스타브 비겔란'의 조각공원으로 향했어. 비겔란이 열정을 쏟아 만든 청동, 화강암 작품 193점이 10만 평이나 되는 넓은 공원에서 빛을 발하고 있어. 자기의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주면 오슬로시를 아름답게 만들겠노라고 한 약속을 지킨 비겔란도 비겔란이지만 예술가 말을 믿고 18년 동안 작업을 한 시청 사람들도 알아줘야겠지?

비겔란 조각공원 정문.

그런데, 소라야! 저 정문 좀 봐. 정문부터가 예술이야. 무슨 뜻일까· 육각형의 눈(雪)모양과 벌레· 도마뱀· 식물이 엉켜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 공원의 주제가 '인간의 삶'이라고 했으니까 아마 더불어 살아야 한다? 삶은 내가 투쟁해서 얻어내야 한다… 이걸까? 참! 이 공원에 있는 인물들은 모두가 실물크기이고, 완전나체래. 또 작품제목이 붙어있지 않기 때문에 감상은 온전히 자기 몫이래. 기대되지?

자~~소라야! 지금부터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공원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망치와 정을 들고 서있는 비겔란 동상이 있어. 그리고 정면으로 어마어마하게 펼쳐진 조각품들과 사람사람사람들, 그리고 깔끔하고 아름다운 주변의 정원. 오늘 하루 종~일 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인공호수 위에 세워진 다리난간에 청동조각상이 양쪽으로 사열하듯 늘어섰어. 다리 폭이 15m나 되니 어느 한쪽만 볼 수밖에 없어. 난 왼쪽을 택하고 오른쪽은 사진으로 담았으니까 잘 봐. 사람들은 이 다리를 '인생의 다리'라고 부른대. 부모와 자식 간의 조화, 남녀 간의 사랑과 증오, 세대 간의 갈등 등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 정말 실감나.

'화 난 아이'

어머나, 소라야! 저 벌거벗은 아가 좀 봐. 앙~앙~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그 유명한 '화 난 아이'야. 이 다리의 명물이래. 저 꼭 쥔 주먹과 꼬추 좀 봐. 사람들이 귀엽다고 하도 만져서 반들반들하다 얘. 비겔란의 작품 중 유일하게 표정이 살아있는 작품이래.

부활의 나무에 둘러싸인 분수.

와~~ 저것 봐. 엄청난 분수가 있어. 각기 다른 연령층의 건장한 남자 6명이 물쟁반을 받치고 있어. 저 여섯 명중의 하나는 바로 비겔란 자신이래. 인간의 삶은 조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얘기겠지? 분수대의 테두리에는 20여개의 인물부조상이 있는데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여정을 보여주는 거래. 그리고 저 나무가 바로 부활의 나무고. 또 분수대를 사각으로 둘러싼 테두리 안에는 흑백의 대리석 모자이크가 깔려있는데 마치 미로처럼 되어있어. 인생의 불확실성을 뜻하는 거래.

거대한 조각탑 '모노리텐'

드디어 거대한 조각탑 '모노리텐'에 가까이 왔어. 그런데 또 철문이 있네. 정문과 달리 각 연령층의 인간모습이 가는 철사로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17.3m에 180t이나 되는 거대한 화강암 돌기둥에 121명의 인간군상이 서로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한 거야. 이 공원 안에 있는 모든 조각품을 하나로 응축시켜 놓은 작품이라는데 정말 대단해. 맨 아래는 죽어가는 사람이고 위로 갈수록 젊어지는데 나선형으로 되어있어서 승천하는 모습으로도 보여. 비겔란이 석고로 만든 모델을 가지고 3명의 석공이 14년에 걸쳐 조각을 완성했대. 여기도 분수대처럼 사각의 둘레에 36개의 인간군상을 만들어놨어. 부부, 남녀, 부모자식, 연인....모두가 표정은 없지만 생·노·병·사·희·노·애·락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그대로 보이지?

내려오면 해시계가 있는데 태양의 황도가 잘 나타나 있어. 무슨 의미를 갖는 건지 설명이 없으니 답답하네. 또 그 뒤에는 '삶의 바퀴'라고 부르는 둥근 청동상이 있는데 이 의미는 알 것 같아. 4명의 어른과 3명의 아이가 둥글게 엉켜있는 것으로 봐서 윤회를 뜻하는 것 같아. 참, 서양 사람들도 윤회사상을 아나? 그렇다면 삶은 영원하다 이걸까? 말하자면 죽고 태어나고....비록 공원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지만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러 몰려오는 걸 보고 자랑스러워 할 거야. 그치? 소라야!

정문에서 후문까지 850m나 되는데 쉬지 않고 왔더니 다리도 아프고 정말 힘들어. 배도 고프고...'삶의 바퀴'에서 뒤돌아보니 나의 삶을 생각해보게 되네. 무한한 목숨을 가진 것도 아닌데 너무 아등바등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소라야! 너도 내 생각과 같지? 우리 순리대로, 긍정적으로, 편안하게 살아가자. 자~~약속! 오늘 점심은 무얼 줘도 다 맛있게 먹을 것 같아. 밥 먹고 바이킹 배 박물관에서 만나자.

~~탁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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