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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 크로아티아-아드리아해의 보석 폴리트비체

16개 호수 92개 폭포가 계단처럼 흘러
수도 자그래브에 박물관만 30여개 눈길
105m 쌍둥이 첨탑 있는 대성당도 명물

  • 웹출고시간2010.10.21 23:55: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슬로베니아에서 오후6시30분경에 출발하여 파란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끼고 아드리아해의 휴양도시 오파티야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8시야. 오는 길에 두 나라의 국경선을 지나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어.

슬로베니아 국경(흰색)과 크로아티아 국경

국경선이라는 것이 뭐 표시가 있는 게 아니고 마치 고속도로 톨게이트처럼 생긴 것이 같은 길에 약 30여m 사이를 두고 있는 거야. 슬로베니아에서 나올 때는 아주 깐깐하게 여권과 얼굴을 살펴봤는데 크로아티아에 들어올 때는 쓰윽~ 훑어보는 걸로 끝이었어. 우리도 휴전선에서 그냥 차를 탄 채 통과하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생각을 했지. 크로아티아는 남한 크기의 1/2정도 면적에 인구는 400만 명이 조금 넘는 나라야. 아주 작은 나라지만 죽기 전에 꼭 봐야할 100대 관광지 중의 하나를 품고 있어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대. 소라야! 이곳은 말이 필요 없는 것 같아. 사진을 많이 보여 줄게.

◇폴리트비체 국립공원

폴리트비체 전경

울창한 천연림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16개의 호수가 해발 639m에서 낮게는 150m에 이르기까지 펼쳐져 있고 92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계단모양으로 서로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야. 소라야! 마치 신화나 전설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면 이해가 되겠니?

관람로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관람로는 생긴 그대로의 잡목을 두드려 박은 듯 울퉁불퉁하지만 주변에 피어있는 야생화들과 어울려 얼마나 자연스럽고 멋스러운지 몰라. 계절마다 다른 색깔의 모습으로 빛나는 에메랄드빛 호수는 정말 매혹적이야.


여름에는 파란빛이 더 강하고 겨울에는 초록빛이 더 강하다지만 보는 위치나 햇빛의 각도에 따라서도 많이 다르게 보인대. 소라야! 네가 즐겨 목에 거는 터키석 목걸이 바로 그 색깔이야. 우리 대만에 갔을 때에도 봤지?


그런 호수가 층층이로 있고 하얀 비단폭을 스르륵~풀어 놓은 것 같은 폭포가 위에서만 쏟아져 내리는 게 아니라 절벽에 있는 구멍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니 더욱 장관이야. 워낙 넓다보니 관람하는 코스도 많고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둘러보기도 해. 1급수에만 산다는 송어정식(?)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바로 이곳에 있는 송어였어.


물 반 송어 반, 거기에 청둥오리들까지 합세하여 멋진 그림을 연출하네. 모두들 넋을 놓고 바라보며 사진을 찍느라 따가운 햇살을 머리에 이고도 찡그리는 사람 하나 없어. 싱그러운 공기와 음이온을 온몸으로 들이마셔서 그런지 그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 같아. 물속에 있어도 썩지 않는 나무는 청송의 주산지와 비슷하고 누군가 폭포와 물색깔이 중국의 구채구와 비슷하다고 하네. 배를 기다리는 선착장에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구불구불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만 해.

배터리로 가는 유람선

배터리로 운항하는 작은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더구나. 몇 날이라도 머물고 싶은 이 지상낙원을 떠나야하는 아쉬움에 두 손 가득 호수 물을 움켜쥐었지만 손금 사이엔 맑은 물만 남더라. 두어 시간 달려서 도착한 수도 자그레브에는 역사가 깊은 만큼 박물관이 30여개나 있대. 자그레브의 '자'는 '둘'을 뜻하고 '그레브'는 '언덕'이라는 뜻이니 바로 두 개의 언덕에 세워진 도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발칸반도의 천년고도로 불리는 자그레브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중세의 매력과 현대적인 도시의 활기찬 모습을 함께 지닌 곳이야.

◇대성당

대성당 전경과 내부모습

쌍둥이 첨탑(105m)이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는 이 성당은 네오고딕풍의 아주 화려한 건축물이야. 12세기에 세워졌는데 몽골의 침입(몽골이 여기까지 왔구먼)과 지진으로 손실된 것을 1899년에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렀대. 마당에는 황금성모상과 4인의 천사상으로 된 마리아석주가 있어.

마리아 석주

내부에는 13세기의 프레스코화와 르네상스시대의 의자, 대리석 계단과 바로크풍의 설교단 등이 있는 아주 고풍스런 성당이야. 옆에 보이는 원뿔형 건축물은 어김없이 페스트기념탑이고....

◇반 젤라치크 광장

반 젤라치크의 동상

1848년 오스트리아, 헝가리제국의 침략을 물리친 영웅 반 젤라치크의 동상이 서있는 곳으로 자그레브 시민들의 생활의 중심지이며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고 여행자들에게는 설렘과 기대의 장소가 되는 곳이야. 유럽의 여느 광장처럼 비둘기가 많고 젊은이들이 북적이고 있어. 오후니까 퇴근하고 모여드는 걸까· 주변엔 은행, 카페, 부티끄 등이 많고 건너편에는 우리의 삼성도 보여. 이 광장으로 지날 수 있는 차는 오직 전차처럼 생긴 트램뿐이래. 중세건물 속을 누비는 파란색 트램이 활기를 넣어 주는 것 같아.

◇돌 문

돌 문의 성모마리아

광장에서 조금 올라가면 아치형의 터널이 있고 그 안에 바위를 파서 만든 제단에 검게 보이는 성모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그림이 있어. 13세기에 만들어진 성문이 4개 있었는데 1731년 화재로 다 타버리고 이 그림만 남아서 기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성지순례차 찾아오는 명소가 됐대. 검은 철문으로 테두리를 해놓았는데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의 머리에 금관이 씌워졌어. 좀 낯설기는 하지만 그만큼 존경한다는 뜻이겠지· 옆의 돌 벽에는 무언가 글이 빼곡하게 적혀있어. 낙서 같지 않은걸 보면 무슨 의미가 있는 모양인데 가이드 없이 다른 사람들 따라가서 본거라 모르겠어.

◇성 마르코성당

성 마르코 성당 전경

돌 문을 나오면 그림같이 예쁜 성당이 앞에 나타나는데 소라야! 저 지붕 좀 봐. 마치 굵은 털실로 스킬 수를 놓은 것 같지· 모자이크 타일이래. 14세기에 이렇게 멋진 타일을 구워서 지붕을 하다니 놀랍지· 왼쪽은 크로아티아의 문장이고 오른쪽은 자그레브의 문장인데 "신이시여, 축복하소서....."라는 의미래.

나 혼자 광장에 왔다가 엉뚱한 사람들 따라가서 부랴부랴 보고 대성당으로 돌아오니 날은 어두운데 사람이 없어졌다고 한참을 찾았나봐. 미안하기도 하지만 혼자 좋은 걸 본 속마음은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 내일은 헝가리로 갈 거야. 소라야! 너도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멋지다는 말 들어봤지· 난 오늘 밤 기대가 너무 커서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소라야! 내일 만나.

~~흐발라(Hvala)~~

크로아티아 에필로그

'크로아티아' 하면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유럽의 화약고였기에....그러나 지금은 아드리아해의 해안선을 끼고 있는 발칸문화의 보고이다. 이제 막 공산주의의 껍질을 벗고 있는 이 도시야말로 바로 창세기시대의 자연색깔이 아닐까·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색깔이 평화롭다. 하늘인지 물인지 분간이 어려운 폴리트비체. 파란 바다, 검은 지붕 그리고 하얀 벽....작지만 소박한 나라에 머문 하루가 가슴에 폭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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