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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 노르웨이 요정의 길 그리고 피요르드

U자형 협곡위로 지그재그 '요정의 길' 눈길
70~80도 경사진 '독수리 계곡' 웅장한 자태

  • 웹출고시간2010.08.29 23:16: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라야! 노르웨이에는 15만 개의 섬과 1700개의 크고 작은 피요르드가 있는데 그 많은 피요르드 중 게이랑에르, 송네, 하당게르, 뤼세 피요르드를 4대 피요르드로 꼽는대. 오늘 갈 곳은 요정의 길을 지나 해발 1500m나 되는 산맥들 사이에 끼어있는 '게이에랑' 피요르드야. 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에 요정의 길이 시작되는 '온달스네스'를 향해 출발했어. 가는 길에 현지인과 결혼해 사는 가이드의 시댁이 있어 그토록 궁금하던 현지인의 집 내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 이곳은 어느 집이나 4개의 건물을 갖추고 산대. 집, 축사, 나무를 갈무리하는 창고 그리고 배나 요트를 들여놓는 배 집. 그런데 모든 집들이 집보다 축사가 더 크다네. 약 100년이 되었다는 이 집은 아래층에 거실과 주방, 작업실이 있고 위층에 침실이 있어. 가구는 모두 자기들이 직접 제작해서 사용한 흔적이 보여. 오밀조밀 실용적으로 꾸며놓고 살아. 집 아래쪽으로 큰 축사와 창고가 있고 바닷가에 배를 넣어두는 집이 있어. 꼭 필요한 것만 있는 아주 검소함이 느껴지는 집이야. 음~ 내가 얼마나 허세에 빠져 살고 있는지를 잠시 생각했어. 이들이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은 이런 검소함이 배어있는 생활습관 때문이 아닐까?

산꼭대기에 남아있는 하얀 눈과 쏟아지는 폭포를 보면 어린애처럼 소리를 지르며 감탄했는데 수도 없이 나타나니 나중에는 '저기 또 있네' 하고는 사진도 안 찍게 되더군. 12시 경에 '온달스네스'에 도착하여 무지하게 짠 양송이 스프와 양귀비 씨가 듬뿍 뿌려진 빵이랑 삶은 감자, 대구튀김으로 점심을 먹었어. 너무너무 짜서 삶은 감자만 먹었네. 가이드가 좋아한다는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들으며 요정의 길을 향해 달리기 시작. 이렇~게 좋은 날에~건강하게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트롤 스티겐 로드 (Troll Stigen Road)

노르웨이요정 트롤

드디어 해발 0m부터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 왔어. 높은 절벽으로 이루어진 U자 형의 협곡에 만든 길인데 험준하기가 마치 요정이 만들어 놓은 사다리 같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대(트롤=요정, 스티겐=사다리). 노르웨이 요정 트롤은 햇빛을 싫어하여 밤에나 비오는 날에 활동한대. 발가락과 손가락이 4개씩이고 크고 두툼한 코를 가지고 있어. 또 초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트롤과 잘 지내려고 애쓴대. 이곳은 정말로 요정이나 살 것 같은 곳이야. 빨리 지나는 바람에 증명사진은 못 찍었지만 재미있게도 '트롤조심'이라는 이정표가 있더라구. 8년간의 난공사 끝에 1936년 완공되었는데 이 좁고 경사진 길을 대형버스가 올라간다는 게 정말 놀라워. 베테랑 기사만이 오를 수 있대.

곡예 하듯 안으로 들어가니 엄청난 빙하가 쓸고 내려갔을 절벽의 수백 미터 정상에서 쏟아져 내리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화음 맞춰 우릴 환영하는 듯 했어. 저기 어마어마한 폭포가 바로 '스틱폭포'라고 하는데 그 길이가 자그마치 340m래. 카메라에 다 담지도 못할 지경이야. 폭포 앞에 설치된 다리를 건넌 후, 잠시 포토타임이 있어서 찍은 거야. 소라야! 저것 봐. 우리가 지나온 길이 정말 사다리 모양으로 절벽에 걸려있지?

높은 절벽으로 이뤄진 U자형 협곡에 만든 '요정의 길'

11개의 굽이 길을 올라 해발 605m 정상에 오르니 제법 넓은 분지로 된 정상에는 따뜻한 햇살에 들꽃이 만발했는데 사방은 하얀 봉우리들로 둘러싸였어. 눈 녹은 물은 급류를 이루기도 하고 여기저기 호수를 만들더니 이곳저곳 암벽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여러 갈래의 폭포가 되어 장엄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어. 이 웅장한 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미물인가 잠시 생각하게 되더라. 간이휴게소로 보이는 작은 통나무집 마당에는 익살스런 트롤이 날 보고 있어.

경사 70~80도의 길에 지그재그로 도로를 내 독수리나 날아서 넘을 수 있다해서 붙여진 '독수리 계곡'

이제 이 트롤과 작별하고 내려가야지. 내려가는 도로 옆의 계곡으로도 눈 녹은 물들이 모여 무서운 기세로 굽이쳐 흐르는데 이 험준한 산 속에도 예쁜 별장이 있더라. 장소를 안 가리고 별장을 갖나봐. 하긴 9개월의 추운 겨울을 보내고 나면 짧은 여름이 얼마나 소중하겠어. 햇살과 물과 푸르름을 맘껏 누리고 싶어서겠지?

내려가는 길은 경사 70~80도의 길에 역시 지그재그로 도로를 냈는데, 이곳은 독수리나 날아서 넘을 수 있다하여 '독수리 계곡'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이 도로는 버스가 한 번에 회전을 못하여 두 번씩 꺾는데 앞부분을 절벽 아래로 걸치고 천천히 꺾는 거야. 그럴 때 마다 무섭기도 하지만 아찔한 스릴을 맛보게 돼. 이런 험준한 길을 86번이나 급커브를 돌아 내려와서 버스기사에게 감사의 박수를 손바닥이 아프도록 쳤어. 얼마나 힘들었겠니…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버스로, 배로 두 번을 더 타고 도착한 이곳은 세계자연문화유산에 지정된 게이랑에르야.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마을 뒤로는 절벽을 이룬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산자락 끝 여기저기 들어선 집들이 한가롭게 보여. 해발 1500m나 되는 험준한 산맥들 사이에 끼어있는 피요르드. 16㎞나 되는 길이를 자랑하는 피요르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르웨이의 보석. 브릭스달 빙하로 가는 길목. 하얀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한 폭포가 셀 수없이 많은 곳… 게이랑에르가 이런 곳이래.

소라야! 지금은 오후 5시야. '헬레쉴트'라는 마을까지 약 20㎞ 구간의 아름다운 경치를 약 1시간 동안 페리를 타고 둘러 볼 거야. 지금부터 100만 년 전에 북유럽은 두께 1000m가 넘는 빙하로 덮여있었는데 빙하가 점점 두꺼워지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계곡 아래로 흘러내렸대. 그 거대한 빙하가 계곡을 훑고 내려가면서 계곡을 마치 칼로 자른 것처럼 깎아내렸고 바닥은 U자형으로 파인 채 바닷물이 들어와 이런 피요르드가 생겼대. 피요르드 관광 하이라이트는 피요르드의 폭이 좁은 곳을 보는 것이 솟아오른 절벽과 웅장한 폭포를 볼 수가 있대. 하얗게 눈을 이고 있는 높은 산에서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리는 길고 풍성한 물줄기들이 굽이굽이 해안을 돌때마다 계속 나타나네. 도대체 폭포가 얼마나 많은건지…

소라야! 저기 좀 봐. 저기 깎아지른 듯한 절벽위에도 집이 있어. 지금도 사람이 사냐고 물었더니 60년대까지 사람들이 가축을 기르거나 농사를 지으며 살았대. 어린 아이들은 떨어지지 않도록 줄로 묶어놓고 키웠다네. 이젠 폭포도 별로 반갑지 않아서 사람구경을 하기로 했어. 푸르다 못해 검은 색으로 보이는 물빛은 마음을 안정시켜 주나봐.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였는데 모두가 웃는 얼굴이야. 따가운 햇살에 우리는 모자를 쓰고도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느라 정신이 없는데 저기 저 사람들은 정면으로 맞서잖아. 가까이서 보니 목에 팔뚝에 가슴에 온통 검은 점투성이야. 곰팡인가?(호호호! 내 생각이야) 뽀얀 얼굴이 부러웠는데 나의 이 누르띵~한 피부도 괜찮은 것 같아. 신비에 싸인 듯한 협곡을 돌아 나오자 드디어 거대한 7자매폭포가 나타났어. 그것도 무지개와 함께…

무지개가 감싸고 있는 총각폭포

소라야! 난 정말 복 받았나봐. 사이좋게 내려오는 7자매들을 무지개가 환하게 감싸고 있어. 노르웨이의 보석이라는 말이 맞아. 정말 신비롭지· 수줍은 듯 몸을 꼬며 내려오네. 맞은편에는 총각폭포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리고 있어. 저 총각이 7자매에게 차례로 구혼을 했는데 모두에게 거절당했대. 속이 상한 총각이 매일 술만 마셔대다가 저렇게 술병을 품은 폭포로 변했다네. 어때, 그럴듯하지? 폭포 속에서 술병 찾았니?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크루즈야. 금방 한 시간이 지났어.

'로엔'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하여 그림처럼 아름다운 호수를 앞에 둔 알렉산드리아 호텔에 여장을 풀었어. 꽃과 잔디로 정말 예쁘게 단장된 호텔이야. 저녁을 먹고 피곤함도 잊은 채 호숫가를 거닐었어. 자야 하는데 너무 환하니… 참, 소라야! 러시아에서는 백야(White Night)라고 하지만 이곳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선 '한밤의 태양'(Midnight Sun)이라고 한대. 오늘은 참 기분 좋은 날이야. 날씨가 좋아 볼 것 다 보고 무지개까지 덤으로 봤으니..... 내일은 진~짜 푸른 빙하를 볼 거야. 내일도 날씨가 좋기를 기도하며 커텐을 쳤어. 소라야! 내일 만나.

~~탁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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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