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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슬로베니아-'호반의 도시' 블레드

동화속 그림과 같은 풍경이 펼쳐진 '작은 알프스'
무동력선 '플레트나' 타고 블레드 호수 만끽
성모마리아 승천교회에서 소원의 종 쳐보고
크고 작은 동굴 2천개…가는 곳마다 '찰칵'

  • 웹출고시간2010.10.14 22:45: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라야! 잘 잤니?

맑고 쾌청한 아침이야. 오늘은 발칸반도의 북서부에 있는 아주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에 왔어. 작은 알프스라 불릴 만큼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크고 작은 동굴이 2000개나 된다는 동굴의 나라야. 오면서 보니까 산꼭대기까지 옹기종기 이마를 맞댄 작고 아담한 검은 지붕의 집들이 화려하진 않지만 정겨워 보였어. 옥수수와 해바라기를 심은 너fms 밭이 끝도 없이 보였어. 멀리서 봐도 초록이파리들이 반짝이는 것을 보면 공해가 없다는 증거겠지· 거기다 온천수가 나오면서 유럽에 알려져 이곳 인구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나라래.

◇블레드 호수

쥴리앙알프스 산맥

쥴리앙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이 호수는 둘레가 약 7㎞로 넓지는 않아서 빠른 걸음으로 한 시간 반 정도면 한 바퀴 돌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대. 유리알처럼 맑고 고운 수면은 누구라도 스케이트만 신으면 사르륵 사르륵 미끄러져 나갈 것 같아. 참! 소라야! 우리의 김연아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세계대회에 출전한 곳이 바로 이곳 슬로베니아라는 말 들어 봤니· 사실일 거야.

호수 주변의 산책로(왼쪽)와 섬까지 타고 가는 무동력선 '플레트나'

'플레트나'라고 하는 무동력선을 타고 호수 가운데 있는 섬까지 갈 거야. 호수 가장자리에는 물놀이장도 있고 다이빙장도 있어. 인어공주 같은 비키니여인들의 일광욕을 덤으로 보면서 쪽빛 호수의 물살을 가르며 가다보니 호수 가운데 둥실~섬이 나타났어.

블레드 호수의 인어공주들(위)과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의 섬

소라야! 아담한 섬도 멋지지만 저 섬 너머로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산봉우리 좀 봐. 보이니· 바로 알프스 산맥의 끝자락이래. 우와~~. 선경에 취해 넋을 놓은 사이에 삐걱삐걱 노 젓는 소리도 그치고 가슴에 분명히 쵸콜릿팩이 있을 법한 건장한 사공의 손을 덥석 잡고 배에서 내리니 나도 선녀가 된 것 같더라. 왜냐하면 여기가 바로 선경이니까....

◇성모마리아 승천교회

블레드섬의 성모마리아 승천교회

섬에 있는 작고 아담한 교회는 주일에만 예배를 본대. 결혼식이 자주 있어서 사람들이 나무배를 타고 와 축하를 해준다니 참으로 낭만적이야. 신랑신부도 의미있는 결혼식이 될 테지만 하객들도 좋은 경치 감상하니 얼마나 좋겠니....

성모마리아 교회내부와 소원의종 치는 사람

교회 안에는 긴 줄에 매달린 종이 있는데 이 종을 세 번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깅낑대며 종을 울려대니 시끄러울 법도 하지만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름다운 경치에 혼이 나가서 그런가 봐. 호수로 둘러싸인 섬 한가운데서 듣는 은은한 종소리는 정말 평화롭고 마음을 안정시켜줘. 섬을 빙 돌며 어느 곳을 보아도 장관이야. 고운 물빛과 파란 하늘빛, 쏟아지는 햇살에 반짝이는 물비늘....정말이지 떠나고 싶지 않은 곳이야.

◇블레드성

블레드성의 전경

배에서 내려 가파른 돌층계를 올라 고딕양식의 아치형 입구에 들어서면 성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우람하고 묵직한 성벽에 빨간 원뿔형의 성탑을 가진 성이야. 1004년에 독일의 황제가 주교에게 선물로 브레드영토를 하사하면서 만들어졌대.


성의 일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중세의 동전, 갑옷, 각종 무기와 깃발,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성 왼쪽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고 기념품 샵도 있어. 와인카페에는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성을 대신하듯 옛날의 수사차림을 한 주인이 와인을 팔고 있어.


성벽에서 내려다 본 블레드 시내의 모습도 정말 아름다워. 어느 곳에서나 셔터만 누르면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곳, 난공불락의 요새는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거야. 그렇지·

◇포스토이나 동굴

동굴입구의 태극기와 동굴로 들어가는 꼬마열차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를 거쳐 약 40분 정도 달려와 이 동굴 앞에 섰어. 많은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아주 싸고 사고 싶은 것도 많더라구. 동굴입구에서 우리 태극기를 만났어. 얼마나 반갑던지, 거기다 우리말 안내서까지....영국의 추상조각가 헨리무어는 "가장 경이로운 자연 미술관"이라고 했다니 정말 기대돼. 우리의 고수동굴처럼 석회암동굴인데 뭘...하며 들어섰는데 처음부터 느낌이 팍 들더군. 와! 정말 크고 넓고 길구나. 동굴의 총길이는 약 20㎞인데 일반에게 공개되는 구간은 약 5㎞야. 그래서 세계에서 제일 긴 관람코스를 자랑하는 곳이 되었어. 동굴 안으로 들어가려면 꼬마기차를 타야 되는데 한번에 관람객을 몇 백명에서 최고 천명까지 태울 수 있대. 약 2㎞쯤을 쌩쌩 달려 들어가면 모두 내려서 안내인을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는 거야. 슬로베니아어, 영어, 독일어, 이태리어. 모두 생소하지만 그래도 알량한 듣기실력으로 영어꼬리에 붙었더니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시끄럽고 복잡해서 혼났어. 기왕 못 듣는 거 제일 짧은 줄에 서서 가끔 고개만 끄덕거리면 될 것을 하고 후회했지만 때는 늦었지.


제1차 세계대전 중 러시아인 포로들이 만들었다는 "러시안 브릿지"를 지나면 이 동굴에서 가장 유명한 Beautiful Cave가 나오는데 포스토이나의 보물인 하얀 석순, 붉은 석순 그리고 스파게티처럼 가늘고 작은 종유석들이 천장에 가득 매달려서 금방이라도 주루룩 흘러내릴 것 같아. 다시 두 개의 인공터널을 통과하면 Black Cave와 Pivka Cave를 볼 수 있어.(이 동굴에 흐르는 강이 피브카강이래) 오르락내리락 터널을 나오면 "콘서트홀"이라고 하는 광장이 나오는데 4그룹이 만나는 곳이야. 천장의 높이가 40미터, 너비가 3킬로미터로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어서 성탄절이나 신년행사를 하기도 하고 음악회를 열기도 한대.

동굴의 마스코트 Human Fish(왼쪽)와 동굴에서 발견된 공룡의 뼈

출구 가까이 나오면 이 동굴의 마스코트 Human Fish가 기다리고 있어. 작은 수족관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플래시세례를 받으면 꿈틀거리는데 좀 징그러워. 그렇지만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동물이니 사진을 찍느라 난리야. 하얗고 긴 몸통에 다리가 달린 모습. 어때· 人魚같니· 동굴의 평균기온이 10도 안팎이라서 그런지 정말 추워. 약 1시간 30분의 관람을 마치고 다시 꼬마열차를 타고 나오는데 어찌나 춥던지...사실은 촬영불가인데 몇 장 찍어가지고 나왔으니 나도 종유석에 때를 묻힌 사람들 중에 하나가 됐어.

소라야! 내일은 아름다운 아드리아해안을 감상하면서 크로아티아로 갈 거야. 기대해도 좋아. 안녕.

~~흐발라(Hvala)~~

<슬로베니아 에필로그>

땅이 아름다운 것은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름답기 때문이고 좋은 땅이 좋은 사람을 잉태하는 건 당연하다. 이들은 복받은 환경을 더욱 복되게 할 것이다. 산도 숲도 호수도 푸른빛으로 푸르게 푸르게 덮힌 나라 슬로베니아. 조용하고 아름다운 나라다.

검은 지붕의 작은 집들이 조금은 우중충해보이지만 자연은 순수하고 사람은 순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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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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