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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오스트리아 - '아름다운 휴양지' 짤츠캄머구트

산이 호수를 품고 호수가 산을 품고…
동화책 속으로 빨려 들어온듯

  • 웹출고시간2010.11.25 16:23: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할슈타테호수와 산세를 거스르지 않은 마을.

소라야! 짤츠부르크에서 약 34㎞ 떨어진 곳에 있는 '소금창고'에 왔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조용하고 깨끗하고 차분한 도시야.

독일어로 짤츠=소금, 캄머=황제, 구트=소유지라는 뜻이니까 '황제의 소금영지'가 되나· 다른 말로는 '황제의 보물창고 지역'이라고도 한대. 선사시대부터 소금이 생산되었으니 로마교황청에서 주교들을 보내 이 지방을 관리하게 되어 이런 이름이 붙었을 거야.

산이 호수를 품었는지 호수가 산을 업었는지 아무튼 호수와 산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정말 일품이야. 여름에는 해양스포츠와 골프를,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고 가족과 함께 한 두 달씩 머물며 느긋하게 휴가를 보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호숫가에는 예쁜 별장이 많아.

◇ 장크트 길겐

장크트 길겐 마을에서 본 볼프강 호수.

이곳에는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호수가 76개나 있는데 대표적인 호수가 바로 장크트 볼프강 호수야.

이 호수를 끼고 있는 장크트 길겐 마을은 인구 약 3700명의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모짜르트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이고 모짜르트의 누나가 결혼하여 살던 곳이야. 물론 모짜르트도 어렸을 때 잠깐 살았대.

소라야!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첫 장면 생각나지? 마리아가 두 팔을 벌리고 춤을 추며 노래 부르던 장면. 또 마리아와 아이들이 소풍나와 노래부르던 곳. 바로 이곳의 호수와 만년설을 배경으로 한 푸른 초원이 만들어낸 풍경이야.

장크트 길겐 시청과 어린 모짜르트 동상.

선착장에서 가까운 곳에 모짜르트의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매형의 사진이 붙어있는 생가가 있어. 모차르트의 이름에 '볼프강'이 들어간 것은 어머니가 이 호수를 좋아해서래. 바

다같이 넓은 호수와 해발 2000m짜리 산이 만들어낸 절경을 감상하려면 케이블카를 타면 좋은데 우리는 유람선을 타기로 했어. 호수주변의 여유로운 풍경을 뒤로 하고 유람선을 탔는데 이 무슨 조화속인가. 하늘이 심술을 부리잖아.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고… 맑고 푸른 수면에 주위의 숲과 샤프제르크 산이 비치는 모습이 장관이야. '그림 같다'라는 말은 이런 곳을 두고 하는 말일까?

유람선에서 본 장크트 볼프강 마을.

장크트 길겐에서 유람선을 타고 장크트 볼프강 마을을 40여분 동안 둘러보는데 집들이 얼마나 예쁘던지 배에서 내려 들어가 보고 싶었어.

해발 540m정도의 구릉에 인구 2800여 명이 살고 있는 장크트 볼프강 마을은 12세기부터 순례자들이 정착해서 만든 마을이래. 아기자기한 골목에 호텔, 식당, cafe, 그리고 수많은 소품을 파는 선물가게들이 있다는데…

이곳 사람들은 어찌 이렇게 마을을 동화나라처럼 만들며 살아가고 있을까· 이들의 삶도 동화 같을까. 자연 풍광이 넘치듯 아름답고 깨끗한 호수를 보며 이곳 못지않은 우리의 청풍호반을 생각했어. 소라야! 이제 또 다른 호수를 찾아 떠나야 해.

◇ 할슈타트

할슈타트 풍경

짤츠캄머구트의 백미 할슈테터 호수에 있는 할슈타트 마을에 왔어. 1997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적인 유산이야.

'hal'은 소금(salt)이라는 뜻으로 할슈타트도 소금도시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알프스 산맥의 거친 암반으로 이뤄진 산과 깨끗한 호수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자연경관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이야.

호수 주변을 따라 마을로 들어가며 만나는 절경에 넋이 나갈 지경이야. 2000m급 산 중턱까지 집들이 들어섰는데 모두 목조주택이야. 산 밑의 다층주택에서부터 호숫가의 낮은 주택으로 이어지는 집의 행렬이 우리 한옥의 추녀처럼 산세를 거스르지 않고 조화롭게 서있는 모습을 봐.

천연소금을 파는 가게(좌측)와 평면으로 키운 나무.

소라야! 정말 고즈넉한 게 마음이 편안해지지? 좁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소금(암염)을 파는 가게들이 많아. 우리 한글로 '천연소금'이라고 써놓은 걸 보고 어찌나 반갑던지.

소라야! 저 가게 벽에 붙어있는 나무 좀 봐. 좁은 길에 나무를 심어야 해서 그랬는지 나무를 납작하게 평면으로 키웠어. 돌배나무 같은데 배가 주렁주렁 달린 거 있지.

할슈타트 박물관 층계.

아기자기하고 개성 넘치는 상점들을 보며 조금 걸어가면 개인집 같은 할슈타트 박물관이 있어. 박물관으로 오르는 층계에 여러 나라의 글자를 써놨는데 우리 한글도 있어. 타국에서 만나는 우리 것은 왜 그리도 반가운지 몰라. 얼른 한방 찍었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 할슈타트. 인구(약 1200명)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넘쳐나는 아주 작은 도시의 매력에 빠져 떠나고 싶지 않았어.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하얀 눈이 쌓인 겨울을 보고 싶어.

소라야! 우리 다음에 함께 오지 않으련? 화려하고 세련된 서유럽, 빼어난 풍광의 북유럽, 중세의 도시 동유럽을 비록 주마간산 식으로 보긴 했지만 옛것을 지켜내는 것이 새 것을 만드는 것보다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어.

소라야! 내일은 옛것을 잘 간직하고 있는 이집트에서 만나. 괜찮지?

~~ Danke (당케)~~

오스트리아 에필로그

오스트리아는 중립국이다. 북한에다 땅굴 파는 기계를 팔고, 우리에게는 그 정보를 흘려준 완벽한 중립국. 좀 얄밉긴 하지만 세계의 역사와 문명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믿는 자부심이 대단한 나라다.
오스트리아 태생 히틀러가 미술학교를 낙방하지 않고 그림을 계속했다면, 아니 그냥 오스트리아에 살았다면 오늘날 세계역사가 어떻게 되었을까? 쓸데없는 것이 궁금해진다.
신성로마제국의 기독교적 유적과 유럽 최고의 왕가 합스부르크의 명성. 그것들이 빚어낸 문화유산에 알프스가 준 천혜의 아름다운 경관까지 가질 것을 다 가진 나라다.
조화롭고 질서정연한 나라 오스트리아는 한마디로 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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