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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 북구의 베네치아 '스톡홀름'

중세와 현대의 절묘한 조화
풍경화 보듯 빨려드는 매력

  • 웹출고시간2010.07.22 15:30:1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내 발자국 무수히 찍어놓은 실자라인의 갑판과 이별을 하고 하선준비를 했어. 내리면서 신기한 시계 한 번 더 찰칵! 줄지어 내리는 사람, 사람, 사람.....수색견과 경찰이 킁킁거리며 지나가고 떠밀리듯 나오니 아~~~. 온 도시에 넘치는 맑은 햇빛. 그 햇빛을 한아름 담고 있는 푸른 바다. 손에 잡힐 듯 떠있는 저 하얀 구름.

스톡홀름 전경

소라야! 드디어 스칸디나비아 반도 최대의 도시 스톡홀름이야. 일 년 내내 북쪽하늘에서 투명한 斜光이 비치는 나라. 말괄량이 삐삐의 고장, 그룹 ABBA의 고장. 잘 모르지만 친근감이 들지 않니· 14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서 물의 도시 베네치아라고 부른대. 너도 베네치아 가봤지· 여기는 거기보다 더 깨끗하고 더 아름다운것 같아. 그 특유의 바다냄새가 하나도 없어 물어보니 염도가 낮아서 그렇대. 대신에 조금만 추워지면 바닷물이 꽁꽁 어는 바람에 쇄빙선이 돌아다니며 깨뜨려야 한다는구나.

2만4천개나 되는 섬에 지어진 여름별장들. 발트해를 끼고 옹기종기 지어진 집들은 빨간 벽에 까만 지붕. 그리고 하얀 요트, 푸른 하늘과 잔잔한 바닷물. 정말 환상적인 풍경이야.

스톡홀름 대사관 마을에 위치한 대한민국 대사관.

창문을 활짝 열고 바람을 쐬며 지나간 곳은 대사관 마을이야. 바다를 향해 팔 벌려 늘어선 대사관마을은 토요일이어서 너무나 조용해. 태극기가 펄럭이는(사진엔 태극기가 안보이네) 우리 대사관건물을 지나 구왕궁으로 들어섰어.

◇ 구 왕궁

스톡홀름 구왕궁 전경.

3층 건물에 방이 608개나 되는 바로크양식의 궁전인데 과거 700년 동안 왕들이 살았고 지금은 국빈들을 위한 만찬장으로 쓰인다는구나. 많은 방들 중에 특히 왕관과 보석이 있는 보물의 방이 유명해. 이 방에는 역대 국왕과 여왕의 왕관이 있는데 특히 700 여개의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가 박힌 대왕관은 눈을 뗄 수가 없을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워. 그 외에 작은 왕관도 많고 반짝반짝 다이아몬드가 촘촘이 박힌 보검도 있어. 거대한 크리스탈 샹들리에도 멋있고. 이 왕궁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대.

구왕궁 내 근위병 모습.

12시에 하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려고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고 있어. 영국의 엘리제궁 교대식 같은 화려하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절도있는 근위병들의 행동이 인상적이야. 참, 저 분대장이 여자야. 잘 봐. 씩씩하지? 소실된 구왕궁의 유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왕궁박물관 등이 볼 만하다는데 겉모습만 보고 말았어. 러시아에서 사자(스웨덴)의 입을 찢던 삼손분수 본거 생각나지? 이곳 왕실의 문장인 사자가 궁 벽면에 부조되어 갈기를 휘날리고 있어.

◇ 시청사

스톡홀름 시청사 전경.

소라야! 드디어 말로만 듣던 황금의 방이 있는 시청사에 왔어. 스톡홀름 定都 4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이 건축물은 800만개의 붉은 벽돌과 1900만 개의 금도금 모자이크로 꾸며져 그 아름다움과 화려함이 북유럽 최고라는 곳이야.

1층은 노벨상 시상식 직후 만찬장이 되는 Blue hall 이야. 이때 만찬 써빙하는 사람이 누군지 아니· 바로 스톡홀름 고등학교 학생들인데 노벨상을 향한 그들의 미래를 자극하기 위한 배려래. 그들의 심오한 교육관이 맘에 들지?

황금의 방

시상식 후 무도회가 열리는 2층 황금의 방은 그 현란함이 극에 달한 느낌이야. 저 정면에 있는 사람은 이곳 멜라렌 호수의 여신이래. 시청사 전체는 스웨덴 융성 시기의 상징이기도 하며,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공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관광 상품으로서의 기능도 함께 병행하고 있어. 시민이면 누구나가 아끼고 자랑한다는 이 건물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관공서들이 예술성과 건축성 보다는 기능성과 경제성에 의존한 전형적인 경우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

작년엔가· 어느 시청이 너무 호화롭다고 지탄을 많이 받았는데 이런 맥락으로 멀리 내다본다면 언젠간 관광명소가 되지 않을까? 잘만 짓는다면 말이야. 106m나 되는 저 종탑에서 시내를 조망하는 게 백미라는데 그건 못하고 2층에서 내다봤어. 그래도 얼마나 그림 같은지 몰라. 물 위에 떠있는 시청사 건물이 정말 아름답지?

시청사 앞 공원의 동상

시청사 밖으로 나오면 바로 멜라렌 호반에 접해있는 잔디밭의 벤치에 앉아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우리의 공원에는 시원한 그늘 쪽에 벤치가 있지· 햇빛이 소중한 이곳에는 땡볕에 벤치가 있어. 약간 떨어져 있지만 마주 보고 선 남녀의 나신 조각상도 볼만해. 소라야! 누굴 보여줄까?

◇ 세르겔 광장

세르겔광장 - 유리타워, 문화회관

스톡홀름의 가장 중심지이며 현대적 건물이 제일 많은 이곳은 관광객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곳이야. 이 광장으로 오는 도중에 어떤 다리를 지났는데 그 다리에 황금왕관이 걸렸어. 왕궁이 있다는 표시인가· 기하학적이고 깔끔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광장의 보도블록을 봐.

그리고 저 옆 유리로 만들어져서 푸른빛을 내는 건물은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문화회관인데 이 광장의에서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건물이야. 안에는 도사관을 비롯해서 극장, 갤러리, 카페테리아 등이 있어서 항상 붐비는 곳이래.

옆에 둥그런 오벨리스크 같은 것이 바로 8만장의 유리판으로 만든 타워야. 밤에는 투명한 빛을 내어 환상적이라는구나. 광장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노점상들로 항상 붐비는데 관광객들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스웨덴의 유명한 조각가 '밀레스'의 작품 '오르페우스'분수를 감상한대. 로마의 트레비분수에서 먹던 아이스크림 맛을 생각하며 나도 폼나게 앉아서 먹었어.

◇ 감라스탄

스톡홀름 감라스탄 광장 전경.

스톡홀름 관광의 하이라이트 Old Town이야. 13~19세기의 중세건물이 그대로 있는데 모두가 목재로 만들어졌어. 8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 폭 90㎝의 가장 좁은 골목길은 두 사람이 비켜가기 빠듯해. 좀 더 넓은 골목에는 예쁜 카페, 갤러리, 부티크 등이 들어서서 스톡홀름 최고의 관광명소가 되었어. 햇살이 비쳐드는 저 골목길 좀 봐. 닳고 닳은 돌바닥이 따뜻하고 편안해 보이지?

감라스탄 제일 좁은 골목길(사진 좌측)과 아이언 보이

왕궁을 돌아 뒤로 나가면 작은 교회가 하나 있고 그 옆에 앙증맞은 소년이 앉아있어. 키 14㎝의 이 소년은 '아이언 보이'야. 아마 세계에서 제일 작은 동상이 아닐까· 머리를 만지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고 다시 이곳에 올수 있대. 소라야! 저 닳고 닳은 머리와 무릎을 봐.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겠지? 여름에는 꽃으로, 추운 겨울에는 모자와 머플러로 소년을 꾸며주는 순수한 마음의 시민들이 많대.

여기도 대광장이 있는데 지금은 아주 평화로워 보이지만 500년 전에는 엄청난 학살이 있었대. 덴마크의 침입에 패한 바사왕과 귀족들, 그리고 고관들 82명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대. 과거 스칸디나비아를 호령하던 스웨덴도 덴마크에게 당한 아픈 과거가 있네. 역사는 돌고 돈다는 게 맞지· 광장 한가운데 있는 저 우물이 다 지켜보았을 텐데.... 억울한 영혼이 이 광장에 떠돌고 있는 건 아닌지 몰라.

◇ 대성당

스톡홀름 대성당

스톡홀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야. 바로 왕궁 앞에 있는 있어. 국왕의 세례식, 대관식, 결혼식이 거행되는 곳으로 현 국왕인 구스타프 왕과 실비아 왕비도 여기서 결혼식을 했대. 정면에 성 니콜라스 동상이 있고 그 앞에는 오벨리스크가 있어. 왕궁에 비하여 조금은 소박해 보이지만 내부에는 흑단목과 은으로 된 제단에 왕가의 문장(紋裝)과 왕좌가 있고 4m나 되는 나무 조각 '성 조지의 괴물퇴치상'이 있어. 이 조각상은 덴마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만들었대.

이 성당에도 엄청나게 큰 파이프 오르간이 있네. 파이프 오르간 소리 제대로 한 번 듣고 싶은데 기회가 없구나. 시청사의 종탑과 대성당의 시계탑이 스톡홀름의 스카이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아. 어디서든 보이는 걸 보면....

소라야! 지금의 스웨덴 국왕은 '칼 구스타브16세'야. 누군지 알겠니? 1926년, 일제강점기 때에 경주에서 금관을 발견했지? 그때 일본에 신혼여행 중이던 스웨덴의 황태자를 불러들여 금관의 마지막 흙을 걷어내게 했잖아. 그가 바로 현재 국왕의 할아버지야. 그때 일본은 무덤의 이름을 瑞典(스웨덴)塚이라고 명명하려고 했지만 황태자가 '1500년 왕실무덤을 모독할 수 없다'고 사양하여 瑞典의 瑞와 鳳凰의 鳳을 합쳐서 '서봉총'이 되었다는구나. 지금의 국왕은 모르는 일이겠지만 어쨌든 우리와 이런 관계가 있는 나라야.

내일은 하루종일 박물관 두 곳과 조각공원을 돌아봐야하니까 일찍 쉬라고 했지만 백야가 궁금한 우리는 밖으로 나왔어. 마침 호텔이 멀지않은 곳에 있었거든. 쌀쌀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환한 대낮같은데 잠이 오겠니? 9시 밖에 안됐는데… 낮에 들어가지 못한 세르겔광장의 아래로 내려가 봤어.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광장도 대단해. 마치 서울의 코엑스 광장 같아.

밤 10시의 스톡홀름

예쁜 색깔의 유리제품들이 많은 가게 앞에서 구경도 하고 사람구경도 하다가 밖으로 나오니 10시야. 얼마나 환한지 사진으로 봐. 아직도 환~하지만 내일을 위해 자야겠지?

소라야! 내일 박물관에서 만나.

~~탁(tack)~~

밤 10시의 스톡홀름

예쁜 색깔의 유리제품들이 많은 가게 앞에서 구경도 하고 사람구경도 하다가 밖으로 나오니 10시야. 얼마나 환한지 사진으로 봐. 아직도 환~하지만 내일을 위해 자야겠지?

소라야! 내일 박물관에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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