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대한민국이 제일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인가. 국민 열 가운데 아홉은 경제 되살리기라고 할 것이다.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동안 '추락경제'로 인한 고통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먼저 할 일이 있다.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의 이입(移入)이다. 그 이유는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처참함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 배울 수 있다. ***내 일보다 남의 일을 챙겨보자동일본 대지진 발생 1개월이 지났다. 일본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 도쿄전력 등은 지금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무능한 대응 때문이다. 하지만 일선 공무원들의 직업정신과 시민정신은 빛을 발하고 있다. 선공후사의 실천 때문이다. 일본 시민들이 쓰나미 잔해에서 발견해 당국에 신고한 현금만 수천만 엔에 이른다. 습득물 신고는 매일 수 백 건씩 들어온다. 현금은 주인이 3개월간 나타나지 않으면 발견한 사람 몫이다. 하지만 상당수 일본 시민들은 그렇게 돼도 피해 복구비용으로 기부하겠다고 한다. 내 이익보다 국가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결국 일본 복원은 선공후사 정신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본보는 올해 연중특별기획으로 '나눔의 행복'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대개 안타까운
폭풍전야 정국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가 원인이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의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시한폭탄으로 전면 등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그 약속이 미지수라는 거다. 이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에 이어 또다시 시험대에 선셈이다. 충청권은 지금 들끓고 있다.***과학적 증명 보고서도 있어'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론'의 타당성은 너무 충분하다. 과학적으로도 이미 규명됐다. 그 증거와 증명으로 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의뢰해 지난해 8월 마련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을 위한 기획연구' 보고서가 있다. 이 보고서는 과학벨트의 핵심시설인 중이온가속기의 부지와 위치 조건으로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역을 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런데 '형님벨트'의 주요 입지는 포항이다. 포항은 형산강과 동해가 만나는 지역이다. 가장 피해야 할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이다. 보고서대로라면 입지 자격에 아예 미달되는 곳이다. 과학벨트 기본계획의 핵심은 입지다. 그 입지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상반기 중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쉽지…
지난 주말 대청호둘레길 3구간을 했다. 대청댐이 생기면서 예술촌으로 거듭난 마동창작마을을 들머리로 잡았다. 한지촌으로 유명세를 탄 벌랏마을도 들렸다. 시간이 멈춘 듯 했다. 그런데 들녘 곳곳에는 이미 봄이 와 있었다.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아카데미 참가자 40여명은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걷기 시작했다. 모두 즐겁고 행복했다. 길과 숲이 주는 처방 때문이다. ***개인의 돈과 시간투자 결과 대청호둘레길 3구간은 대략 13㎞다. 길은 험하지 않다. 아직 정비가 제대로 안된 구간 사이사이 나뭇가지 등이 길을 막기도 한다. 하지만 가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하지는 않다. 벌랏마을은 대청호둘레길 3구간의 별미다. 이곳에 들어서면 정말 하늘만 빠끔히 보인다. 앞 뒤 좌우가 모두 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껏 더 두메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신기할 정도다. 옛 것 그대로가 많아 좋다. 옛 정취가 묻어나는 풍경은 여기 말고도 많다. 대청호 둘레길 16구간을 모두 포함하면 여러 곳이다. 그러나 걱정이 앞선다. 일반 탐방객이나 둘레꾼들에 의한 자연훼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벌랏마을엔 최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한지 체험장으로 각광을 받으면서부터 그렇다. 집집이 농촌체험
술에는 맥주, 양주, 막걸리, 소주 등이 있지만 서민들이 일반적으로 즐겨 마시는 술은 역시 소주다. 수육이나 삼겹살 등을 안주 삼아 목구멍으로 소주를 넘길 때 "따르르"하는 맛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다. 하루의 고단한 삶을 마감하는 퇴근길에 "카~"하는 진동의 맛은 언제나 서민의 발길을 유혹한다. 여기에다 립스틱 짙게 바른 아가씨가 나와 "오빠, 한잔하고 가셔"라고 꼬드기면 용빼는 재주가 없다. 혹자는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고 취하는 기분이 약간 다르다고 한다. 소주는 "알딸딸"하고 막걸리는 "어리기리"하다는 것이다. 사실, 직장 내에서 가장 발달한 문화는 술의 문화다. 술이 해롭다는 경고 속에서도 한솥밥을 먹는 공동체의 운명에 술이 빠질 수 없다. 직장 내에서 회식이 있는 날에는 으레 술이 등장한다. 이외에도 승진 턱을 한다든지, 야유회, 단합대회 등에는 말하지 않아도 술이 나오며 이외에도 전근을 할 때면 이별주,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환영주, 심지어는 착복식 등 술 마시는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 그 많은 술자리에 가장 등장 빈도수가 높은 것은 소주다. 충북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소주는 '참 이슬'과 '시원 소주'다. 두 소주의 점유비율은 해마다 조금씩 다르긴
그라운드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그라운드 경기 중 누가 뭐래도 축구는 최고 인기 종목이다. 어제 보은공설운동장에서 여자프로축구(WK)리그 개막전이 열렸다. 서울시청과 수원 FMC의 첫 야간 경기였다. 지난 16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충북여자 실업축구팀인 스포츠토토 여자축구단 창단식이 열린 뒤 닷새만이다. 역사적인 날이다. ***지금대로라면 여전히 어렵다충북에도 여자 실업축구팀이 탄생했다. 국내 여자프로축구(WK) 리그에도 참여한다. 충북의 여자축구단 창단은 참으로 곡절이 많았다. 이시종 지사가 후보자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남자 프로축구단 창단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게 여자축구단 창단이다. 축구단 명칭은 '충북스포츠토토 여자축구단'이다. 누가 뭐래도 충북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팀이다. WK리그에선 충북연고를 표시하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게 된다. 훈련장 및 숙소는 축구전용 트레이닝센터가 있는 제천 봉양건강축구캠프장이다. 보은에서는 WK리그 84경기 중 21경기가 열린다. 스포츠토토 여자축구단 출범은 충북에서 여자축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모토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도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한다. 그래야 충북 여자
통 속의 철학자로 널리 알려진 디오게네스는 엄격한 금욕주의자였다. 그는 금욕주의 학파인 견유학파(犬儒學派)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었다. 가진 것이라곤 지팡이와 허리에 찬 표주 박 뿐이었다. 어느 날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통 속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디오게네스를 찾아왔다. 대왕이 그에게 소원을 묻자 그는 "제발 몸을 비켜서서 폐하의 그림자를 치워 달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알렉산더 대왕은 심히 부끄러워하며 "내가 만일 알렉산더가 아니었더라면 디오게네스가 되었을 것"이라고 자탄했다. 이것이 페르시아 등을 정복하며 유라시아에 걸쳐 대제국을 형성한 알렉산더 대왕과 마음을 정복한 디오게네스의 유명한 대화다. 햇볕은 세상 만민에게 똑같이 쏟아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인위적인 그림자가 사람들을 더욱 숨 막히게 한다. 현대생활에서도 통 속으로 쏟아지는 햇볕을 가로막는 알렉산더의 그림자는 헤일 수 없이 많다. 그 대표적인 건축물이 바로 고층 아파트다. 오늘날의 현대도시는 구름 위로 솟은 마천루(摩天樓)가 숲을 이루고 있다.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102층으로 세계에서 가
"나보다 희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은 주제에 앞에서 나불거리고 혼자 잘난 체하고 영광을 받니· 아휴, 꼴보기 싫어!" 이(齒)가 날마다 입술을 원망하고 질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넘어져서 입술이 찢어져 보기 흉하게 되었다. 이는 "그것 봐라. 까불더니 쌤통이다"라고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겨울이 되어 찬바람이 부니 이가 찬바람을 직접 맞게 되면서 시려오기 시작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입술이 그동안 찬바람을 다 막아주었구나."-2010년 4월26일자 국민일보 '겨자씨' 중에서-***먼저 보듬는 자세가 중요일본 역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다. 현재까지 사망자가 수천 명을 넘어서고 있다. 피해 규모는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세계에서 지진에 가장 잘 대비하고 있는 나라로 인정돼 왔다. 그런데 자연의 힘 앞에선 무기력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일본 원전은 안전하다'는 신화까지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세상의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지 생겨날 수 있다. 예고 없이 오기도 하고, 때론 이미 조짐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한국은 일본보다 지진 발생 빈도가 아주 낮다. 그렇다고 지진 피해를 입을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초, 학창시절에 나는 청주교구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하여 동아리 활동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고 이한구 신부를 비롯하여 김유철 신부, 박 실베스뜨로 신부 등이 학생회 지도신부를 번갈아 맡았다. 박 실베스뜨로 신부는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아코디언, 클라리넷 등을 프로급으로 연주했고 작곡에도 능해 유명한 시에 곡을 붙여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이때 배운 노래 중의 하나가 '호수'라는 곡이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수밖에" 노랫말이 간단하면서도 하도 아름다워 작사자가 누구인지 신부님에게 질문을 하면 "그냥 노래나 불러"하고 번번이 핵심을 비켜나갔다. 그러던 중 문학에 관심이 많은 선배 하나가 우리를 몰래 모아놓고 귓속말로 "정지용 시인의 작품인데 다른데 가서 떠들면 안돼"하면서 입단속을 시켰다. "정지용· 정지용이 누구야·" 학생들은 연이어 원작자에 대한 물음표를 달았지만 누구하나 속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틈만 나면 이 노래를 불렀다. 그 당시 청주에서 가톨릭학생회 활동을 한 사람들은 거의가 이 노래를 기억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여간해서 부르지 않고 우리들끼
최근 기업의 화두는 '사랑받는 기업'이다.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언뜻 당연한 말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을 사로잡아왔던 논리와는 아주 다르다. 기존의 기업논리는 기업생태계 전체보다는 일부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으려는 새로운 경영철학의 시도가 반갑다.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 수 있다"앞으로 기업 간 경쟁은 한 기업의 생태계와 경쟁업체 생태계의 싸움이 될 것이다." 미래에는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에 앞서 제시된 전제다. 지금까지 기업경영은 늘 그래왔다. 대표적인 예가 '주주가치 극대화'다. 하지만 달라지고 있다. 하나의 기업은 그 기업 홀로 있는 게 아니다. 사회와 협력업체, 투자자, 고객,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하나의 생태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고 죽는다. 이 생태계가 튼튼하지 못하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결국 생존이 어렵게 된다. 한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가 잘 교직돼야 한다. 당연하다. 정상적 기업생태계에서 생산은 소비를 전제로 한다. 생산과정에는 많은 근로자들이 참여한다. 그래서 생
필자가 C일보 문화부 기자로 있던 지난 1981년, 한국화단의 거목인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화백이 청주에 왔다. 만년에 낙향할 곳을 물색하던 중이었다. 그는 낙향지를 찾다 어머니 한윤명 여사가 묻힌 청원군 북일면 형동리 당산(堂山) 마을을 길지로 잡았다. 뒷문만 열면 어머니의 묘소가 보이는 곳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이곳에 머물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 오밀조밀한 집터와 근처의 야산도 화실을 짓는데 한 몫을 했다. 나는 필담으로 운보와 인터뷰를 했다. 어릴 때 장티푸스를 앓아 농아가 된 그는 서툰 솜씨로 말을 했지만 듣기가 힘들어서 속 깊은 이야기는 필담을 해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는 당산마을에 한옥으로 작업실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아울러 농아복지를 위한 구상도 털어놓았다. 운보의 첫 인상은 호랑이 같았다. 호랑이 얼굴에 빨간 양말을 신고 파이프를 문 모습에서 예술가의 정열과 멋이 저절로 배어나왔다. 작업실은 예상대로 척척 진행되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대가의 작업실을 위해 서로 아귀를 맞춘 지 몇 해만에 형동리 당산마을에는 대궐 같은 작업실이 들어섰다. 마당 남쪽에 조성된 연못에는 비단잉어가 헤엄을 쳤고, 집 뒤로는 운향(雲鄕)
KTX 고장사고가 연속극이다. 국민들은 도무지 불안해서 KTX를 마음 놓고 탈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반응이 이상하다.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데 정작 KTX 측은 무신경한 듯하다. 고속철은 성능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고장률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만 주장할 게 아니다. 미세한 결함 가능성까지 제거하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분명한 해명이 불안감 키워지난 26일 오전 9시27분 동대구역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의 속도가 김천ㆍ구미역 인근에서 뚝 떨어졌다. 정상 속도의 절반도 안 되는 150㎞ 이하였다. 끝내 제 속도를 회복하지 못했다. 승객 600여명은 대전역에서 비상열차로 옮겨 탔다. 결국 예정시간을 40분 넘겨 종착역인 서울역에 도착했다. 바로 전날에도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가 경기도 화성에서 열감지 센서 오작동으로 멈췄다. 40여 분간 운행이 지연됐다. 지난 11일에는 경기도 광명역 인근에서 선로전환기가 오작동 했다. 달리던 열차 6량이 탈선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KTX의 고장사고는 2월 한 달 동안 4번이나 된다. 승객들의 불편과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KTX의 고장사고에 민감한 이유는 대형사고의 우려 때문이다.…
늘 있어온 일이지만 날마다 하늘에 해와 달이 돋고 별이 뜨는 일이 마냥 신비롭게 느껴진다. 50억 년 전에 태어난 태양이 그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1억4천960km나 떨어진 지구에 인류를 비롯하여 그 많은 동식물의 섭생을 가능케 하는 것은 아무래도 경이롭다. 지칠 줄 모르는 그 에너지는 지구로 전달되며 사람이 살게끔 땅덩이의 온도를 조절해주고, 온갖 식물의 탄소동화작용을 가능케 하여 기본적인 먹을거리를 해결해 준다. 뿐만 아니라 태양은 이 세상을 밝게 비춰주어 사물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고 불(火)을 주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하며 세균을 죽게 하는 멸균작용도 갖고 있다. 물방울과 프리즘을 통과한 햇빛은 빨, 주 ,노, 초 ,파 ,남, 보라 등 일곱 가지 스펙트럼을 형성하며 무지개를 띄운다. 화석연료가 공해 투성이 인데 비해 태양열은 무공해 청정 에너지이다. 화학연료가 동이 나가고, 지구가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점에서 태양열 발전소, 태양열 주택, 태양열 전지 등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은 전 세계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아득한 선사시대부터 해와 달은 생명의 전제조건이었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초능력 개체였
1980년대와 90년대는 카리스마로 무장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세계 경제를 주름잡았다. 언제나 경영의 중심에 있었다. 사람들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나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크라이슬러의 리 아이어코카 등 강력한 카리스마와 원대한 비전을 가진 CEO들에게 열광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 같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에 회의적 시각을 보내기 시작했다. ***전지전능 집착에서 해방돼야이제 사회는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을 요구하고 있다. 화려한 카리스마 리더십의 환영을 보았기 때문이다. 카리스마로 분장한 내면에 숨어 있던 탐욕의 얼굴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리더들은 조직 전체의 이익이나 사회적 책무와는 동떨어진 행동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1990년대까지 카리스마 리더십은 대개 연출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였다. CEO 등 리더들은 좀 더 긍정적이고 멋있는 이미지 연출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마치 배우가 진짜 무대에 서기전 연습을 반복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십은 타인의 모방이 아니다. 전지전능은 더더욱 아니다. 진성한 리더십은 자신의 자아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는 일이다. 그래야 부하
중국, 몽골 등지를 오가며 무역을 하는 사업가 J씨는 사업접근방식이 독특하다. 그는 현지인을 만날 때, 처음 며칠간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는다.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는 딜러와 만나 그 나라의 역사 이야기나 문화예술에 관한 이야기로 협상의 물꼬를 튼다. 그렇게 하여 친밀도를 다진 후, 사업 이야기를 꺼내면 성사되는 예가 아주 많다고 한다. 역사란 인류경험의 축적이기 때문에 화제꺼리가 무궁무진하다. 작가 K씨는 글을 쓰다 글줄이 막히면 역사책이나 고전을 읽는다. 그러다 보면 막혔던 글줄이 술술 뚫려나간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여 년의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 교과과정에서 역사교육을 비중있게 다룬다. 4학년 때는 주(州)의 역사를, 5,8,11학년 때는 미국사를, 7,10학년 때는 세계사를 배운다. 혼성국민으로 돼있는 아메리카 합중국에서 역사교육은 국민통합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실용주의답게 고고학이나 역사마저도 상품화하여 큰돈을 벌어들이다. 영화 '쥐라기 공원'이나 '인디아나 존스' '박물관이 살아있다' '미이라' 등은 역사를 소재로 한 스릴러이다. '인디아나 존스'는 최근 4편까지 나왔다. '쥐라기 공원'이 유럽무대에 소개될
며칠 전 방송된 MBC 오락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이 함께 출연한 동료 길을 위해 보여준 리더십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리더십을 어떤 집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에 영향을 주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일반적으로 집단의 리더가 발휘하는 영향력을 말한다. 그런데 그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할 때가 많다. ***변화의 힘은 내면으로부터유재석이 속한 팀의 이날 미션은 160m 위 슬로프에 눈길 덧신 하나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올라 깃발을 뽑는 것이었다. 유재석은 먼저 정상에 도달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멤버 중 1명인 길은 오르지 못했다. 이 때 유재석이 스스로 내려가 길에게 미끄럼 방지 덧신을 벗어주며 "포기하지마"라고 격려했다. 결국 길은 정상에 올랐다. 유재석의 리더십은 "잘했어.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는 긍정의 리더십이었다. 못 오를 것 같았던 정상을 오르게 한 힘은 긍정의 힘이었다. 훌륭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갖춘 덕목 중 하나를 유재석도 갖춘 셈이다. 훌륭한 리더나 CEO가 되는 제1의 비결은 '하지만' 같은 부정적인 말을 삼가는 일이다. 그리고 "내 생각이 옳다" "이건 꼭 해야 된다"고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강요나 부정은 은연중에
명절날을 전후하여 가정에서 가장 즐기는 놀이는 무엇일까. 모 설문조사기관에서 이를 조사해봤더니 유감스럽게도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투호 등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를 제치고 왜색 짙은 고 스톱이 1위에 올랐다. 즉 고 스톱이 어느새 국민오락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막상 일본에서는 고 스톱을 찾아볼 수 없는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선 오래 전부터 널리 유행하고 있고 안타깝게도 토종 민속놀이인 윷놀이 등을 밀어내고 있는 추세다. 우선 고 스톱은 게임의 법칙상 그리 신사적이지 못하다. 대다수 게임은 초반전에 약자는 탈락하고 강자끼리 만나 최후의 승부를 겨루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승자승의 원칙이다. 그런데 유독 고 스톱은 강자와 약자가 끝판까지 가면서 한 쪽은 승승장구하고 또 다른 쪽은 중간에 그만두지도 못하고 주눅이 드는 이상한 게임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점수를 많이 확보한 강자는 '투 고' '쓰리 고'를 외치며 길길이 뛰는데 비해 점수가 적은 약자는 그저 면피하기에 급급하다. 승자가 패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너무 많다. 쓰리 고에다 피박 씌우고 흔들었으면 패자가 승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몫이 4배, 8배, 16배 등으로 엄청나게 늘어난다. 고 스톱은 약자를…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이면 끝나겠지, 내일이면 없어지겠지 하는 소망은 언제나 과거가 됐다. 구제역 이야기가 그렇다. 충북에서는 구제역이 60개교 1천276명 학생의 등교까지 막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학교당국이 구제역 확산방지 차원에서 내린 고육책이다. 결국 구제역이 학생들의 교육활동까지 막는 셈이 됐다. ***형식적 방역의 결과는 확산두 달도 넘는 공포다.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의 위협 때문이 아니다. 요즘은 구제역이란 놈이 제일 무섭다. 전국에서 두 달 동안 무려 300만 마리 가량의 소·돼지가 '구제역 살처분'의 재물로 생매장됐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로 보면 '구제역 파동'은 인재(人災)다. 그래서 더 참담하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할 당시 여유로웠다. 예년 경험을 토대로 차단방역만으로 조기종식을 예측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전국 백신접종'이라는 극약처방에도 상황은 진정되지 않았다. 충북에선 설 연휴 나흘 만에 60건이나 추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27일 충주시 앙성면에 첫 유입된 지 40여일 만에 7개 시·군 214개 농장으
일반적으로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약한 존재로 인식돼온 것이 동서고금을 통한 사회적 통념이나 역사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독백에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라고 말했지만 역사상 대영제국을 가장 빛낸 왕은 빅토리아 여왕이고 지금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연방에 군림하고 있다. 신라시대에도 선덕여왕이 전성기를 이끌었다. 삼국통일의 위업은 문무왕 때 이룩했지만 벌써 선덕여왕 때부터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진 것이다. 경기도 고양의 행주산성은 임란당시 권율장군과 더불어 여인들의 호국정신이 어려 있는 곳이다. 권율장군과 군사들이 왜적과 일전을 벌일 때 여인들이 치마에 돌을 담아 날라 석전(石戰)으로 승전을 했다는 것이다. 행주치마의 유래가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속설이 있다. 행주대첩에 앞서 간행된 최세진의 훈몽자회에 행주치마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행주치마와 행주산성은 별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아무튼 그런 속설은 지금까지 전해진다. 전북 고창읍성을 축성할 때도 여인들의 역할이 컸다. 이 성을 쌓을 때 여인들이 머리에 돌을 이어 날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까닭인지 지금도 여인들의 성돌이가 하나의 민속행사처럼 이어진다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와 대학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동결 또는 3% 이내'라는 새로운 등록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학은 '자율권 침해'라며 맞서고 있다. 충북 지역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결정은 잇따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주요 사립대들은 여전히 인상 추진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적립금만 늘려선 곤란얼마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동결 또는 3% 이내'라는 대학 등록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일부 사립대 총장들은 "자율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이 장관은 "등록금을 동결하면 정부가 최대한 재정을 지원해 부족분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과도한 간섭이란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약발이 안 먹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충북에선 현재까지 충주대와 충북도립대, 대원대학, 충청대학, 꽃동네대학, 청주교대 등 6개 대학이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반면 청주대와 서원대 등은 3% 내외의 인상 추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 의지가 강한 이유는 뭘까.…
1970년대 세계 테니스계를 풍미한 스웨덴 출신의 비욘 보리는 이른바 탑 스핀(Top Spin)이란 생소한 타법으로 세계무대를 평정하며 테니스의 황제로 등극했다. 그가 이 타법을 구사할 때 사람들은 "무슨 저런 타법이 있나·"하고 의아해 했다. 탑 스핀은 직선으로 공격하는 플랫(Flat)타법과 달리 공의 회전을 극대화 시키는 타법이다. 이 타법으로 치면 스피드는 떨어지나 라켓을 떠난 공이 상대방 선수의 키를 넘어 코트의 금 밖으로 나갈 것 같으면서도 막판에서는 살짝 금 안으로 떨어진다. 공의 극심한 회전 때문이다. 흔히 테니스 동호인들은 이를 '감아 친다'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이지만 당시에는 이단 취급을 받았다. 남들이 정통타법이 아니라고 빈정댔지만 비욘 보리는 이 타법으로 윔블던 테니스 대회 등 여러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다. 야구에서 홈런 타자들이 즐겨 쓰는 외다리 타법은 일본 프로야구의 왕정치(王貞治) 선수로부터 비롯됐다. 백로가 한쪽 다리를 들고 있듯 타석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며 임팩트 순간에 발을 바꾸면서 힘을 모아 치는 방식이다. 왕정치 선수는 이 타법으로 홈런왕을 여러 번 차지했다. 오늘날에는 이 타법을 사용하는 홈런
"찬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한반도 상공 5km에 영하 40도가량의 찬 공기가 머물러 있다. 19일부터는 최저기온이 영하 9도로 조금 누그러지겠지만 평년기온보다는 여전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어제 기상청 통보관이 전한 말이다. 서울은 10년 만에, 부산은 96년 만에, 충북은 44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寒波)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반도 북쪽 찬 공기의 비정상적인 팽창이 원인이라고 한다. ***기상이변이 재앙 만들 수도한반도에서 삼한사온(三寒四溫)은 이미 사라졌다. 얼마 전까지 삼한사온을 대체했던 '보름혹한'이란 말도 무색해지고 있다. 전국을 강타한 한파가 이미 한 달을 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남은 겨울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부터 기온이 급강하 했다. 벌써 24일째다. 한파는 겨울철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생긴다. 기상용어로 한파경보와 한파주의보가 있다. '북극진동' 현상이 원인이라고 한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온난화에 의해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 일 혹은 수십 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 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때 북극의 한랭한 공기 덩어리 일부가 한
나는 어릴 때, 조숙한 탓이었는지 유행가를 곧 잘 불렀다. 노래를 좋아하는데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가 큰 맘 먹고 축음기를 사온 덕분이었다. 그 축음기에서 백설희의 '하늘의 황금마차' 안다성·송민도의 '청실홍실' 등을 배워 어른들을 따라 흥얼거렸다. 학예회나 소풍길에서 다른 아이들은 동요를 불렀는데 나는 엉뚱하게도 유행가를 불러 선생님을 당황케 했다. 그 후, 라디오에서 유행가가 흘러나오면 재빨리 가사를 받아 적어 따라 불렀다. 그렇게 해서 유행가 2~3백곡 정도는 거뜬히 불렀다. 야유회 등지에서는 노래방 기기가 없던 시절이므로 기타 반주나 젓가락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노래방기기가 나오면서부터 기억력에 문제가 생겼다. 노래가사를 순전히 모니터에 의존하다보니 편리하기는 했지만, 모니터 없이는 노래를 부르기가 어렵게 됐다. 모니터가 없다보면 멜로디는 뻔히 아는데 가사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대학 때에 통기타 반주로 부르던 포크 송도 모니터 없이는 완창이 불가능했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기억력의 상당부분을 노래방 기기에 맡겨버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황당한 기억력의 손실은 비단 노래방기기 뿐만이 아니다.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그전
금융계로 눈을 돌려보자. 지난해 대한민국은 금융기관과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신한금융 사태와 현대건설 매각 실패, 우리금융 민영화 무산 등이 그렇다. 그러다 보니 '잇단 사건에 금융당국은 안 보인다'는 말이 뒤따랐다. 물론 길목마다 금융당국은 있었다. 하지만 '눈 뜬 장님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감독 사각지대 없애야요즘처럼 부동산경기 침체기에 최우선 살펴봐야할 분야가 저축은행부실이다. 대부분 부동산거품은 금융기관의 대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끝은 가계와 제2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진다. 청주 하나로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사건은 과거 대주주들과 은행장, 지역건설사, 개인 등의 합작품으로 보인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진행으로 충북지역사회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하나로 저축은행 과거 대주주 등은 대출조건이 안 되는 일부 건설사들에게 과도한 대출을 했다. 물론 건설사 대표 등과 짜고 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 억 원의 리베이트가 오갔다. 부정대출 규모는 100억 원 대가 넘는다.저축은행의 대출조건은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쉽다. 그래서 시중은행 대출이 막힌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시중은행이 취급하지 않는 위험한 건
새해가 되면 농촌마을에서는 집집마다 삼락성(三樂聲)이 흘러나오길 바랐다. 삼락성은 세 가지 즐거운 소리이다. 첫째가 아이 우는 소리이고 둘째가 글 읽는 소리이며 셋째가 베 짜는 소리이다. 선인들은 이 세 가지 소리가 농촌마을에서 끊이지 않아야 마을이 번창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오늘날, 선인들의 이런 기대와 달리 농촌마을에서는 세 가지 기쁜 소리가 모두 사라져버렸다. 아이 우는 소리는 출산기피로 없어졌고, 책 읽는 소리는 젊은 세대의 이농현상으로 사라졌으며, 베 짜는 소리는 화학섬유의 등장과 더불어 섬유산업 및 양잠의 퇴조 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물론 농촌사회에서 삼락성이 사라진 것은 산업구조의 개편에 큰 영향이 있는 것이지만 가치관의 변화나 이농현상이 삼락성의 소멸을 부채질하는 근본원인으로 풀이된다. 농촌에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희귀한 현상이 되었다. 고추와 숯이 박힌 금줄 구경을 언제 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출산 기피는 농촌뿐만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 출산율은 1.15명에 그치고 있다. 서울은 0.96명에 이른다. OECD국가 중 최하위다. 현재의 인구를 유지하려면 대체출산율이 2.3명이 되어야…
불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내 인류에게 주었다는 정도다. 불은 은밀한 곳에서 생겨난다. 그 쓰임새도 아주 크다. 사르고 굽고 녹일 수 있어 사람을 이롭게 한다. 그러나 본성을 어겼을 경우 큰 화를 불러 온다. 종종 재앙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곧잘 화마(火魔)로도 불린다. ***부주의와 소홀이 참사 부른다'불, 불, 불'로 가슴 치는 세상이다. 불은 재앙이니 화(禍)하고도 통한다. 그리고 화(禍)는 음역으로 화(火)와도 통한다. 무엇과 통하건 불은 재앙이라는 뜻이 맞물려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불은 여전히 신화에서 언급될 만큼 인간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 중 하나다. 불은 인간에게 큰 불행을 주기도 했다. 문명사회로 접어들면서 그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불로 인한 피해는 종종 인명피해를 수반한다. 지난 연말 남편을 잃은 20대 중국인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결혼을 앞둔 남자 소방관의 부상 소식도 마찬가지였다. 어제 오전엔 청주시청 후관 4층짜리 건물 옥상 가건물에서 불이 났다. 직원들이 연기 때
[충북일보]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문화제조창을 비롯해 청주 곳곳에서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시간 보내기 좋은 '꿀잼' 문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대표이사 변광섭)에 따르면 어린이날 연휴인 4~5일에는 문화제조창 본관과 동부창고에 어린이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할 예정이다. 주말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동부창고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신나는 어린이날 행사'가 펼쳐진다. 동부창고 6동에서는 △슬기로운 새활용 놀이터 △여유 만만 창고 피크닉 △흥미로운 예술시간 △피아노 공연 등이 열린다. '슬기로운 새활용 놀이터'는 병뚜껑 알까기, 자투리 목재 미니운동회 등 온몸으로 뛰놀며 환경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체험 활동이다. '흥미로운 예술시간'을 통해서는 17종의 예술체험 프로그램(유료)을 즐길 수 있다. 이날 동부창고 카페C는 유료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음료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굿즈 뽑기 이벤트'를 연다. 문화제조창 본관 청주시한국공예관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공예관은 5일 오전 10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 오송에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특화단지와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 유치에 성공한 충북도가 바이오 특화단지와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은 오송을 바이오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바이오 특화단지는 올해 상반기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예타 면제는 이때까지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잡았다. 1일 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신규 산단 조성 시 국가산업단지로 신속 지정 검토, 생산시설 신·증설 때 산업단지의 용적률 최대 1.4배 상향 등을 지원 받는다. 정부 연구개발(R&D) 우선 반영, 입주 기관에 대한 국·공유 재산 사용료와 대부료 감면, 예타조사 특례 적용 등이 주어진다. 이 같은 다양한 혜택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유치전은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충북을 비롯한 11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인천과 강원, 대전, 경북, 전북, 전남이며 경기는 수원과 성남, 시흥, 고양 등 4곳이 신청했다. 도는 지난달 30일 서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