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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2.07 18:27: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이면 끝나겠지, 내일이면 없어지겠지 하는 소망은 언제나 과거가 됐다. 구제역 이야기가 그렇다.

충북에서는 구제역이 60개교 1천276명 학생의 등교까지 막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학교당국이 구제역 확산방지 차원에서 내린 고육책이다. 결국 구제역이 학생들의 교육활동까지 막는 셈이 됐다.

***형식적 방역의 결과는 확산

두 달도 넘는 공포다.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의 위협 때문이 아니다. 요즘은 구제역이란 놈이 제일 무섭다. 전국에서 두 달 동안 무려 300만 마리 가량의 소·돼지가 '구제역 살처분'의 재물로 생매장됐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로 보면 '구제역 파동'은 인재(人災)다. 그래서 더 참담하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할 당시 여유로웠다. 예년 경험을 토대로 차단방역만으로 조기종식을 예측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전국 백신접종'이라는 극약처방에도 상황은 진정되지 않았다. 충북에선 설 연휴 나흘 만에 60건이나 추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27일 충주시 앙성면에 첫 유입된 지 40여일 만에 7개 시·군 214개 농장으로 확산됐다. 7일 현재 돼지 28만5천989마리(126개 농장)가 매몰됐거나 매몰 예정이다. 이는 충북전체사육규모 55만9천 마리의 51.1%다. 축산기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의 대응은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를 보였다. 한마디로 '구제역 방역,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실패담의 총론을 보여주는 듯했다. 가축방역협의회라는 전문가 협의체 채널까지 가동했다. 하지만 제 기능을 못했다.

'안동발 구제역'은 초동대응 실패로 경기 북부로 번져갔다. 이어 강원·충청권으로 옮겨갔다. 예방백신 접종 타이밍에도 문제가 노출됐다. 대처는 매번 한발 늦었다. 결국 두 달 넘게 구제역 꽁무니만 좇는 신세였다. 방역당국의 초라한 대처 현실은 늘 그랬다.

그럼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답은 명확하다. 두 말 할 것 없이 방역당국이다. 하지만 지금은 구제역 진화라는 발등의 불을 끄는 일이 더 급하다. 구제역이 학생들의 교육마저 가로막을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매뉴얼에 따라 잘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잡힐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북 안동지역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했을 때 농림수산식품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담당자들이 되뇌던 말이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월과 4월 두 차례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정부의 매뉴얼대로 했다. 구제역도 별로 오래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축산 담당 공무원들은 이때부터 이 매뉴얼을 신주단지 모시듯 했다.

그런데 이 매뉴얼은 2000년과 2002년 국내 발생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대상이 국지적이고 소규모다. 대규모로 발생했을 때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 미증유의 사태는 이번 구제역 대처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매뉴얼의 효력은 신속하고 정확한 역학조사와 그에 따른 살처분이 전제돼야 나타난다. 그런데 사람이나 차량 출입 기록도 없이 기억에만 의존했다. 감염경로 파악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은 당연한 결과다.

결론적으로 이번 구제역 확산의 최대 원인은 검역 미비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방역체계부터 반드시 손질해야 한다. 누가 뭐래도 구제역 재발방지가 제1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가축질병 대응책 바꿔야

가축 방역체계 매뉴얼 수정은 필수조건이 됐다. 제2, 제3의 팬데믹(pandemic·전염병 급속 확산) 발생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막대한 보상비와 방역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서도 그렇다. 전국의 매몰처분 가축은 300만 마리에 이른다. 보상비만 2조원 가량 들어갔다. 방역 초소 운영과 소독약 등 각 지자체가 지출한 비용까지 합하면 3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구제역 등 전염병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보상비와 방역비용을 차치하고도 그렇다. 충북지역 학생들의 등교 중지 조치는 심각한 후유증이다. 따라서 정부와 방역당국은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이번 경험을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야 마땅하다. 이번 구제역은 가축질병에 대한 인식과 대응책에 대한 준엄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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