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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3.28 18:28: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주말 대청호둘레길 3구간을 했다. 대청댐이 생기면서 예술촌으로 거듭난 마동창작마을을 들머리로 잡았다. 한지촌으로 유명세를 탄 벌랏마을도 들렸다. 시간이 멈춘 듯 했다. 그런데 들녘 곳곳에는 이미 봄이 와 있었다.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아카데미 참가자 40여명은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걷기 시작했다. 모두 즐겁고 행복했다. 길과 숲이 주는 처방 때문이다.

***개인의 돈과 시간투자 결과

대청호둘레길 3구간은 대략 13㎞다. 길은 험하지 않다. 아직 정비가 제대로 안된 구간 사이사이 나뭇가지 등이 길을 막기도 한다. 하지만 가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하지는 않다.

벌랏마을은 대청호둘레길 3구간의 별미다. 이곳에 들어서면 정말 하늘만 빠끔히 보인다. 앞 뒤 좌우가 모두 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껏 더 두메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신기할 정도다. 옛 것 그대로가 많아 좋다.

옛 정취가 묻어나는 풍경은 여기 말고도 많다. 대청호 둘레길 16구간을 모두 포함하면 여러 곳이다. 그러나 걱정이 앞선다. 일반 탐방객이나 둘레꾼들에 의한 자연훼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벌랏마을엔 최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한지 체험장으로 각광을 받으면서부터 그렇다. 집집이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특징을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제법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방문객들의 이기적인 마음에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다치기도 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청호둘레길도 이제 머지않아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못잖은 전국의 명소가 될 것이다. 그 때 후회한 들 소용없다. 지금부터 미리 쾌적한 대청호둘레길을 위한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의 대청호둘레길은 본보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웅식(47)씨와 레저토피아 탐사대원들이 2년여 동안 발품을 팔아가며 찾아내 만든 길이다. '내 돈'과 '내 시간', '내 힘'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100여 차례에 걸친 탐사 끝에 비로소 탄생한 길이다.

대청호둘레길은 비교적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길이다. 따라서 길과 사람, 자연과 생태 등 주변의 이야기가 묶여질 수 있다. 그리고 모두와 공유할 때 둘레길의 진정한 의미가 완성된다.

둘레길 조성은 문화·생태·역사·생활상이 담긴 장소를 따라가는 길 만들기다. 그래서 마을도로나 산길을 이어 주요 지역을 돌아볼 수 있어야 의미 있다. 궁극적으로 눈으로 보고 발로 느끼는 쾌적한 보행문화 구축을 전제로 한다.

둘레길 하면 가장 먼저 제주도의 '올레길'이 떠오른다. 제주도의 관광지형에 변화를 몰고 올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덩달아 숙박업소와 음식점, 기념품 가게들도 특수를 노리고 있다. 그런데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방문객들이 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연 속에서 사색과 여유를 느끼는 웰빙 여행'이란 둘레길의 기본 취지를 잊었기 때문이다.

대청호둘레길은 청정 대청호의 이미지를 반영한다. 따라서 흙길·풀길·돌길 등 자연 형태를 유지한 자연 친화적이고 지역 친화적이어야 한다. 단순히 걷는데만 좋도록 천연자원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그대로 보존·공유하면서 걷는 길이어야 한다.

한 가지 더. 대청호둘레길은 충북을 대표하는 웰빙 길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둘레꾼들의 자세도 변해야 한다. 둘레길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이질감이나 위화감을 주는 언행은 절대 금물이다. 자칫 둘레길이 막힐 수도 있다.

***이제 공유하는 길을 만들자

전국 곳곳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길이 있다. 충북에는 '대청호둘레길'이 있다. 대청호와 닿아 있는 충북 청원·옥천·보은, 대전 등의 산과 들을 잇는 길이다. 하지만 아직은 미완성이다.

조성과정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길이 명성을 얻으려면 콘텐츠가 충실한 자연 그대로여야 한다. 그래야 최선의 선택이 되고 충북의 새로운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둘레길은 옛 사람들이 흥얼거리며 오가던 숲길과 고갯길·강변길·논둑길·마을길 등이 이어진 길이다. 둘레길 조성에서 인문·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 원형을 유지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자연훼손 행위는 곧 공공의 적이다.

길은 독점할 수 없다. 공유해야 비로소 '길의 미학'을 이야기 할 수 있다. 공유의 최대 가치를 가진 길이 둘레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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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