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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1.25 18:07: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일반적으로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약한 존재로 인식돼온 것이 동서고금을 통한 사회적 통념이나 역사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독백에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라고 말했지만 역사상 대영제국을 가장 빛낸 왕은 빅토리아 여왕이고 지금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연방에 군림하고 있다. 신라시대에도 선덕여왕이 전성기를 이끌었다. 삼국통일의 위업은 문무왕 때 이룩했지만 벌써 선덕여왕 때부터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진 것이다.

경기도 고양의 행주산성은 임란당시 권율장군과 더불어 여인들의 호국정신이 어려 있는 곳이다. 권율장군과 군사들이 왜적과 일전을 벌일 때 여인들이 치마에 돌을 담아 날라 석전(石戰)으로 승전을 했다는 것이다. 행주치마의 유래가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속설이 있다. 행주대첩에 앞서 간행된 최세진의 훈몽자회에 행주치마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행주치마와 행주산성은 별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아무튼 그런 속설은 지금까지 전해진다. 전북 고창읍성을 축성할 때도 여인들의 역할이 컸다. 이 성을 쌓을 때 여인들이 머리에 돌을 이어 날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까닭인지 지금도 여인들의 성돌이가 하나의 민속행사처럼 이어진다. 특히 윤달이 드는 해에 성돌이를 하면 극락왕생한다는 속설이 있다. 조선시대,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은 질곡의 삶을 살아왔지만 나라가 누란의 위기를 맞으면 기꺼이 호국의 대열에 합류하며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했던 것이다.

구한 말, 외국인 선교사가 찍은 사진을 보면 치마저고리를 입은 조선 여인들이 허리를 동이고 활을 쏘는 장면이 담겨있다. 그 호쾌한 여인의 담력과 기예가 유전인자로 전해지며 오늘날 올림픽 등에서 한국의 태극 낭자군이 양궁불패의 신화를 써가고 있고 미 LPGA를 주름잡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 말, 청주목에서 발간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발간비를 댄 사람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다. 이 책은 백운화상의 제자인 석찬, 달담이 편집했으나 그 발간비는 비구니 묘덕(妙德)이 전담했다. 인류 문명사의 한 획을 긋는 데에도 여성의 역할은 이처럼 컸다.

세계적으로 병역의 의무를 여성에게 부과하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북한뿐이다. 이스라엘에서는 18세가 되면 입대를 하고 21개월을 복무한 뒤 제대를 하면서 예비군에 편성된다. 인구 700만 명으로 수억 명의 주변 아랍국을 대적하자니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다. 이스라엘 여군은 의무, 통신 등 비전투병과에 주로 배치되나 경우에 따라선 야전군 편입도 불사한다. 따라서 훈련도 남성과 별 차이 없이 치러진다. 일반전투는 물론 공수훈련도 받는다. 북한여성은 21세가 되면 입대한다. 군에서 여군비율이 무려 15%에 달한다. 우리의 여군보다 30배는 많다. 우리나라 여군은 1949년 1월10일, 여자 항공교육대가 창설된 것이 효시이고 육군은 6.25 때인 1950년 9월에 여자의용군 교육대가 창설되면서부터다. 당시 지원병 형태로 여군을 모집했는데 500명 모집에 3천 여 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숙명여대 등 7개 대학에서 첫 여성 학군단(ROTC)후보생 60명이 선발되어 남한산성 기슭에 자리한 문무대 훈련장에서 혹한을 이겨내며 훈련을 받고 있다. 여성이라고 봐주는 것 없이 남성과 똑같은 조건아래 고된 훈련을 이수하고 있는 것이다. 3주 동안의 훈련은 남성 후보생과 다른 게 없다. 체력단련, 총검술, 30km 완전군장 행군 등 숱한 난코스를 헤쳐 나가고 있다. 이들이 소정의 군사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오는 3월 정식 학군 후보생이 되며 3, 4학년 대학생활을 하면서 입영훈련 등 소정의 훈련과정을 마치면 2013년 3월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우리나라 60년 여군 역사에 또 한 획을 긋게 된다. 우리나라는 젊은 세대의 출산 기피로 머지않아 병역자원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두 명의 아이를 낳다보니 아들 없는 집도 부지기수로 많다. 그때 가서는 남자들에게만 병역의 의무를 지우기가 퍽 힘들게 된다. 아직은 여성에게 병역의무를 지울 만큼 급박한 것은 아니지만 미구에 닥칠 일이어서 징병제든 모병제든 여성의 군 복무를 생각해봐야 한다. 책가방과 K-2 소총을 번갈아 드는 여성 학군단 후보생의 모습이 아름답고 믿음직하게 보인다. 국방에 남녀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파이팅 여성 학군단 후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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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