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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3.14 18:28:4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나보다 희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은 주제에 앞에서 나불거리고 혼자 잘난 체하고 영광을 받니· 아휴, 꼴보기 싫어!" 이(齒)가 날마다 입술을 원망하고 질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넘어져서 입술이 찢어져 보기 흉하게 되었다. 이는 "그것 봐라. 까불더니 쌤통이다"라고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겨울이 되어 찬바람이 부니 이가 찬바람을 직접 맞게 되면서 시려오기 시작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입술이 그동안 찬바람을 다 막아주었구나."-2010년 4월26일자 국민일보 '겨자씨' 중에서-

***먼저 보듬는 자세가 중요

일본 역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다. 현재까지 사망자가 수천 명을 넘어서고 있다. 피해 규모는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세계에서 지진에 가장 잘 대비하고 있는 나라로 인정돼 왔다. 그런데 자연의 힘 앞에선 무기력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일본 원전은 안전하다'는 신화까지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세상의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지 생겨날 수 있다. 예고 없이 오기도 하고, 때론 이미 조짐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한국은 일본보다 지진 발생 빈도가 아주 낮다. 그렇다고 지진 피해를 입을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구적 대재앙은 언제 어디서나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라고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최근 한반도의 활발한 단층활동으로 미뤄볼 때 절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우리는 이번 일본 재난에서 중요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우선 그들의 침착함과 질서의식이다. 일본 국민들은 절망적 재앙의 한가운데서도 처절하리만큼 동요하지 않았다. 그동안 계속된 훈련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또 한 가지 있다. 거의 완벽하다 싶은 일본의 재해예측시스템도 이번 재앙을 예측하지 못했다. 아니 어려웠다는 게 맞을 것 같다. 따라서 우리도 확률이나 통계 이전에 재난 대비 기본자세와 시스템을 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 돕는 자세가 중요하다. 일본은 싫든 좋든 우리의 운명적인 동반자이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세계 2,3위의 대국이라도 지금은 무색하고 공허하다. 온통 슬픔의 도가니일 뿐이다.

일본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 슬픔은 우리에게도 비슷하다. 그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그들을 위로하고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들은 지금 가족과 친지, 정든 집을 잃었다. 국제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가 인도주의 정신을 발휘할 때다.

지금 그들은 일본 역사상 최대의 지진 참화로 고통을 겪고 있다. 여진(餘震)의 공포 속에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세계 각국이 구호 지원단을 파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웃나라 국민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그냥 처다만 볼 수는 없다. 이웃나라 국민으로서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게 인지상정이다.

우리 정부도 실효성 있는 협력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이렇듯 일방적 관계가 아니다. 물론 구원(舊怨)은 아직도 뼈아프게 각인돼 있다. 지원 손길에 손을 젓는 국민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너무 밀접하다. 그래서 적대적이란 말보다 오히려 상호적 관계라는 말이 더 논리성을 갖춘다. 선택하고 안 하고 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좋다고 함께 하고 싫다고 갈라서고 하기가 어렵다. 한마디로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웃나라 슬픔을 먼저 보듬는 일은 그 나라의 품격(品格)과도 관계된다.

***함께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 5년 조에 나오는 말이다. 입술과 이의 관계처럼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상호적 관계를 가리키는 말로 자주 인용되곤 한다.

한국과 북한,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공존공영의 길을 함께 모색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서로가 어렵고 고달픈 관계다. 헤어질 경우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게 하나도 없는 관계와 같다.

일본이 사상 최대의 강진과 쓰나미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의 고통스러운 과거사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지리나 경제, 문화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나라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나라와 함께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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