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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1.03 18:05: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불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내 인류에게 주었다는 정도다. 불은 은밀한 곳에서 생겨난다. 그 쓰임새도 아주 크다. 사르고 굽고 녹일 수 있어 사람을 이롭게 한다. 그러나 본성을 어겼을 경우 큰 화를 불러 온다. 종종 재앙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곧잘 화마(火魔)로도 불린다.

***부주의와 소홀이 참사 부른다

'불, 불, 불'로 가슴 치는 세상이다. 불은 재앙이니 화(禍)하고도 통한다. 그리고 화(禍)는 음역으로 화(火)와도 통한다. 무엇과 통하건 불은 재앙이라는 뜻이 맞물려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불은 여전히 신화에서 언급될 만큼 인간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 중 하나다.

불은 인간에게 큰 불행을 주기도 했다. 문명사회로 접어들면서 그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불로 인한 피해는 종종 인명피해를 수반한다. 지난 연말 남편을 잃은 20대 중국인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결혼을 앞둔 남자 소방관의 부상 소식도 마찬가지였다.

어제 오전엔 청주시청 후관 4층짜리 건물 옥상 가건물에서 불이 났다. 직원들이 연기 때문에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전산망도 한동안 마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옛 말에 구화투신(救火投薪)이란 말이 있다. 불을 끈다고 장작을 던져 되레 불길을 더 크게 한다는 뜻이다. 근본을 다스리지 아니하고 급하게 대처하다가 일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비유로 쓰인 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형화재는 근본을 소홀히 한데서 비롯됐다. 지난 연말 청주 내덕동 빌라 화재도 비슷하다. 불이 난 건물의 건물 전면 외벽은 불에 타지 않는 '밤라이트'(무기질섬유·시멘트 혼합소재)로 시공됐다. 하지만 건물 내부와 측·후면은 사정이 달랐다.

내부와 측·후면은 모두 톱밥을 압축해 만든 MDF합판을 사용했다. MDF합판은 단열성과 시공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나무로 만들어져 불에 잘 타는 소재다. 건물 내부는 시멘트벽 대신 간단한 철골구조위에 MDF합판만 얹어 세대를 구분했다. 건물 외벽도 벽 대신 MDF합판을 사용했다.

건축법 상 건축허가를 받는 데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소방법에도 내·외장재 규제는 유흥주점, 노래방과 같은 다중이용시설만 해당된다. 일반주택에 대한 내·외장재 규제는 전혀 없다.

결국 허술한 법 규정이 피해를 키운 셈이다. 공무원들이 구화투신이란 말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사건이다.

겨울철은 유익한 불이 악마가 되기 쉬운 계절이다. 전열기구의 사용이 늘고, 여러 가지 다른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 덕에 편리하게 살고 있다. 추위와 어둠 등 자연의 준엄한 제약으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었다. 결국 자연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문명사회를 구축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불의 두 모습은 모두 인간에게서 기인한다. 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른 결과물이다. 불의 본래 모습은 밝음과 따뜻함이다. 화마(火魔)의 모습이 아니다. 그 두 양면성은 우리 인간이 어떻게 불을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한순간 부주의가 불을 화마로 만들 수 있다.

우선 외출 시 콘센트 코드 뽑기, 사용하지 않는 가스 점검하기, 담뱃불 제대로 끄기, 꺼진 불도 다시보기 등을 실천하자. 그게 시민의식 전환이다. 그리고 불을 화마(火魔)로 만들지 않는 방법이다.

***능동적인 불조심 문화 만들자

해마다 되풀이 되는 화재 피해를 생각해 보자. 인재(人災)일까, 아니면 천재(天災)일까. 물론 인재일수도, 천재일수도 있다. 그러나 인재만 막아도 반은 줄이는 셈이다.

예부터 한 도둑 열 명이 못 지킨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함께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국민 모두가 불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불조심을 생활화해야 한다.

불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유익한 필수도구다. 그런 불이 종종 악마가 되어 끔찍한 피해를 주기도 한다. 불의 유익함만 알고 불의 무서움을 잊어버린 데서 나오는 오만의 결과물이다.

불이 한 순간 화마로 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우리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넘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방기관의 적극적 예방경계활동은 물론 국민들의 능동적 불조심 문화 정착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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