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오늘도 느리게 걷는다. 걷다 지치면 앉아 쉰다. 산마루금이 유장하게 흐른다. 산기슭을 굽어보며 산그리메를 부른다. 산객의 발길에 낙엽이 살짝 구른다. 손에 쥐고 그 옛날 화려함을 추억한다. 행복했던 시간들을 겸손하게 떠올린다. 한없이 받아 챙긴 사랑과 우정을 기억한다. 해가 저물 무…
[충북일보] 송년 산행에 나선다. 낙가에서 백화까지 뚜벅뚜벅 걷는다. 언덕과 고개의 교차가 이어진다. 상당의 예술작품이 차례로 도열한다. 눈과 바람이 만나 상고대를 만든다. 산과 들이 만나 청주를 만든다. 길을 가다가 산을 만나니 고개다. 다시 가다가 물을 만나니 나루다. 미끄러운 바윗길을 다시…
[충북일보] 속리산에 다시 눈이 쌓인다. 길가 감나무에 매달린 홍시가 선연하다. 빨간 찔레꽃 열매가 유난하다. 손 편지를 쓰고 싶은 풍경이다. 한 템포 쉬어 속리산 신정리로 간다. 안빈낙도가 시냇물처럼 졸졸 흐른다. 휴양림을 지나 쭉 길을 잇는다. 팔각정 뒤편 길을 따라 계속 간다. 고도를 높여 가풀…
[충북일보] 꽁꽁 언 흙이 발밑에서 버석거린다. 길 양편 언저리에 조릿대가 듬성듬성 자리한다. 그 위에 아침이슬이 햇살처럼 내려앉는다. 잎사귀에 매달린 둥근 물방울이 그대로 우주다. 군더더기 없이 모든 걸 작게 비춘다. 산은 이미 겨울의 한복판이다. 산정과 능선은 온통 눈 세상이다. 발길 덜 닿은…
[충북일보] 할 일 마친 낙엽들이 길 위에 뒹군다. 바람 따라 이리저리 날아간다. 잠시 주변이 어수선해진다. 발아래서 다시 바스락거린다. 곱게 물들었던 낙엽의 지난날을 떠올린다. 느린 산행을 시작한다. 이제 줄일 건 다 줄이는 겨울 산이다. 남길 건만 남기고 다 떨어트린다. 오롯이 화장기 없는 민낯을…
[충북일보] 2015년이 스무날 남짓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주위를 떠돈다. 떠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단양은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호반도시다. 겨울여행의 낭만과 추억 쌓기에 제격이다. 단양팔경은 이미 유명세를 내고 있다. 선사유적과 역사유적도 풍부하다. 신선이 노닐던 곳도 많다. 선암계곡…
[충북일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산 속이 온통 하얗거나 검다. 최고의 겨울 수묵화다. 흑백의 풍경이 더 없이 상쾌하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 안간힘으로 오르니 조망이 탁 트인다. 멋진 그림 하나가 뚜벅뚜벅 걸어 나온다. 홀로 솟아 위용을 뽐낸다. 우뚝 서 절경을 만든다. 거대한 수직의 봉우리 하나가…
[충북일보] 산줄기를 타고 소나무 군무가 벌어진다.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도열한다. 몇 겹씩 포개져 석문을 만든다. 아주 작은 암자 앞에 선다. 여닫이와 미닫이가 꼼짝도 안 한다. 물끄러미 물러서 바라본다. 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숲을 미로처럼 만든다. 동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숲의 심…
[충북일보] 덕유산 동쪽 끝에서 해가 떠오른다. 붉은 빛과 노란 빛이 섞인다. 흰 구름이 하얀 산을 아스라이 둘러싼다. 가슴을 시퍼렇게 하는 색깔이다. 눈이 부시도록 사무치는 풍경이다. 덕유산의 눈꽃은 아름답다. 그 어느 산보다 화려하다. 적설량도 아주 풍부하다. 철쭉 군락이 순백의 눈꽃으로 반짝…
[충북일보]움츠리고 시작한 눈꽃산행을 마친다. 커피 한 잔에 사르르 언 몸이 녹는다. 고즈넉하고 한적한 오후 산길이다. 소나무에 바람이 스쳐간다. 녹은 눈이 빗물 돼 내린다. 무성한 시간 속을 헤맨다. 거리감도 현실감도 없어진다. 새로운 곳에서 낯선 시간이다. 무심히 녹는 눈에 따뜻함이 흐른다.…
[충북일보] 설천봉부터 온통 눈 세상이다. 하얀 눈과 상고대가 장관이다. 내리는 눈과 나뭇가지 상고대가 절묘하다. 설천의 탁월풍이 조각한 기막힌 조화다. 눈과 바람의 교합이 만든 자연의 선물이다. 바람이 무섭게 휘몰아친다. 눈이 시린 소리로 울음을 운다. 천년 주목에 눈꽃이 활짝 핀다. 멀리 남덕…
[충북일보] 곤돌라가 설천을 향해 오른다. 은빛 모험의 길에 선다. 온통 하얀 눈꽃 세상이다. 눈꽃이 쌓여 하얀 향적봉을 만든다. 눈 맞은 천년주목이 덕유별곡을 부른다. 나도 따라 설화로 핀다. 차가운 시간의 성을 딛고 오른다. 사납고 날카로운 칼바람이 분다. 격렬한 흔적에 치열한 기억이 답한다. 짧…
[충북일보] 산에 들면 끝을 알 수 없다. 산은 매일 매일 다르다. 머문 공기에도 지나는 바람에도 차이가 있다. 자아와 만나는 치유의 시간이다. 훌쩍 떠나니 곧 길 위의 수행이다. 비울수록 편해지고 채울수록 풍요로워진다. 작은 것에 만족하니 큰 걸 얻는다. 산기슭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잘 영근 호두…
[충북일보] 돌멩이 하나가 발에 차인다. 눈 맞은 대나무 한 그루가 감탄을 부른다. 길 위로 떨어진 낙엽을 그대로 둔다. 내 삶의 풍경에 색깔을 입힌다. 나는 누구인가 다시 묻는다. 동문 누각에 야성미가 넘친다. 노송 한 그루가 견뎌온 세월을 이야기 한다. 모든 잎을 떨군 참나무가 미소를 짓는다. 숲에 깃…
[충북일보]불꽃 속으로 들어가 불을 경험한다. 단테의 아홉 가지 하늘을 본다. 언어의 마술로 직조된 신곡이다. 구원이 가벼워진다. 관점을 바꾸니 모든 게 쉽다. 욕심을 버리니 마음이 편해진다. 언어는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도구다. 시공을 넘나드는 힘이다. 경험을 통해 시간과 동행하는 일이다. 경…
[충북일보] 산 아래 마을길에 붉은 열매가 한창이다. 분홍의 낙상홍 꽃이 어느새 붉은 열매로 바뀌었다. 봄빛과 여름바람, 가을비 덕이다. 가로변 꽃 사과도 어느새 빨갛게 익는다. 모두가 나름대로 계절을 건너는 중이다. 절집은 세상에서 한 발 물러나 있다. 풀과 나무, 숲이 있어 새가 쉬어가는 공간이다…
[충북일보] 파란 하늘에 어둠이 가득 찬다. 남쪽에서 어두운 구름이 몰려온다. 견고한 하늘의 궁륭에 숭숭 구멍이 난다. 하얀 눈이 연이어 떨어진다. 때론 비로 변해 농부의 가슴을 적신다. 마음속까지 뻥 뚫릴 것 같은 풍경이다. 눈으로 찍어 보관하고 싶은 광경이다.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숨겨진 비경이…
[충북일보] 경업대 아래 관음암이 관조한다. 신선대와 경업대 주변이 수석전시장이다. 온갖 모양의 바위들이 도열한다. 마침내 숨은 비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입산을 허락하는 석문이 웅장하다. 안개는 종종 사위를 환상적으로 변모시킨다. 하얀 눈의 힘은 훨씬 더 크다. 원숭이 바위 눈·코·입이 기묘…
[충북일보] 시간이 머무는 땅에 청산백운(靑山白雲)이다. 미지의 숲에 푸른 산과 흰 구름이 함께 한다. 처음 본 천년송의 위용이 남다르다. 보랏빛 좀작살나무 열매가 신기하다. 푸른 산은 항상 그 자리를 지킨다. 그저 흰 구름이 자리를 옮긴다. 상고암 가기 직전 풍경이 기묘하다. 문장대에서 천왕봉까지…
[충북일보] 비밀처럼 숨어 있던 가을을 본다. 소박하게 물든 단풍잎 하나가 눈에 띈다. 굴참나무 잎이 가지에 매달려 대롱거린다. 차마 잎을 다 떨구지 못한다. 상고암 길목에서 찾은 가을이다. 속리산이 짙은 가을 색을 벗는다. 전날까지 내린 비로 숲이 촉촉하다. 늦은 단풍 하나가 더욱 선명하다. 못 볼…
[충북일보] 산중이라 해가 늦게 든다. 날씨가 점점 차가워진다. 나뭇잎들이 힘을 잃고 떨어져 뒹군다. 가지에 걸린 잎이 바람에 사각거린다. 단풍이 진 속리산은 완연한 겨울 색이다. 물 머금은 숲에 침엽수 향이 가득하다. 저수지를 감쌌던 오색물감이 물속에 든다. 묵납자루 무리가 내 집 삼아 들랑거린…
[충북일보] 날씨가 흐리다. 반쪽의 정이품송이 애처롭다. 오리 길 옆 나무들이 잎을 떨군다. 법주사 일주문에 발을 디딘다. 호서제일가람을 읽는다. 무소유를 가르치던 큰 스님을 떠올린다. 비로봉 아래 상고암을 찾아 나선다. 늦가을 저수지 풍경이 여전히 아름답다. 차마 떨구지 못한 나뭇잎 하나가 애…
[충북일보] 저무는 계절이다. 호젓함이 늦가을과 잘 어울린다. 인적 드문 숲길이 고요를 선물한다. 적막한 고요 속으로 호젓하게 걸어 들어간다. 비로소 생각이 자리 잡을 틈이 생긴다. 도저한 사유의 시간이다. 가을 여행에선 가을 자체가 목적이 된다. 곳곳에서 가을이 데려온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겹겹…
[충북일보] 새삼 감탄이 터져 나온다. 경관 앞에 마주서는 게 쉽지 않다. 자연에 대한 경외여서 주눅 들기 쉽다. 진즉에 많이 봤어도 항상 어렵다. 늦가을 기기묘묘한 풍경이 펼쳐진다. 산 아래가 온통 붉은 빛으로 빛난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다. 황금빛을 두른 거대한 놀이 신비롭다. 느닷없이 나…
[충북일보] 눈 깜박이면 지나는 찰나의 삶이다. 탄지의 시간마저 부족하다. 숨은 아름다움을 찾아 나선다. 뭐든 못할 게 없다. 험산 오르고 먼 강 건너는 일은 애씀도 아니다. 온전한 코 호흡으로 들숨과 날숨을 반복한다. 시끄럽거나 더러운 모습이 없다. 풍경은 고요하고 한적하다. 다름과 다름이 멋진 조…
[충북일보]청주의 대표 병원인 '청주병원'이 40여년만에 자리를 옮긴다. 지난 1981년 상당구 상당로 163에 문을 연 청주병원은 현 위치에서 100여m 떨어진 한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전지의 주소는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158-10이다. 8일 현재 이전 병원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 됐고 청주시의 사용승인도 이번 주 완료된다. 남은 것은 충북도의 의료법인 변경허가다. 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청주병원 이전지에 대한 도의 승인도 무난하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의 승인을 득할 경우 환자이송, 장비설치 등의 이전 작업은 3일 정도 소요된다. 청주병원은 이전이 완료되면 건물의 일부 층을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장과 정신병동을 없애는 등 이전의 운영규모보다 다소 축소된 형태로 운영된다. 최종 이전까지 변수가 없다면 이달 중순부터는 이전지에서 병원의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청주병원 이전이 완료되면 시는 곧바로 옛 청주병원 건물 철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초 지난해 시와 청주병원 측은 올해 4월까지 이전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현재는 그 시한을 넘긴 상태다. 하지만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청주의 대표 병원인 '청주병원'이 40여년만에 자리를 옮긴다. 지난 1981년 상당구 상당로 163에 문을 연 청주병원은 현 위치에서 100여m 떨어진 한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전지의 주소는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158-10이다. 8일 현재 이전 병원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 됐고 청주시의 사용승인도 이번 주 완료된다. 남은 것은 충북도의 의료법인 변경허가다. 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청주병원 이전지에 대한 도의 승인도 무난하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의 승인을 득할 경우 환자이송, 장비설치 등의 이전 작업은 3일 정도 소요된다. 청주병원은 이전이 완료되면 건물의 일부 층을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장과 정신병동을 없애는 등 이전의 운영규모보다 다소 축소된 형태로 운영된다. 최종 이전까지 변수가 없다면 이달 중순부터는 이전지에서 병원의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청주병원 이전이 완료되면 시는 곧바로 옛 청주병원 건물 철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초 지난해 시와 청주병원 측은 올해 4월까지 이전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현재는 그 시한을 넘긴 상태다. 하지만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