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감정은 다양하다. 수십 수백 가지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다르다. 땅, 물, 불, 바람의 감정이다. 가스통 바슐라르를 떠올린다. 스피노자의 조언을 참고한다. 기초적인 감정은 작고 귀엽다. 대지에 피는 새싹과 같다. 변덕스러운 감정은 격정적이다. 굴곡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고도에 따라 소…
[충북일보] 빈 마음으로 산에 든다. 가을의 보석들이 풍요롭다. 피톤치드가 숲 전체에 흐른다. 공기 속에 잘 섞여 편안한다. 서쪽 저편이 꼭두서니 빛으로 물든다.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소란스럽다. 다음날 새벽이 푸르스름하게 밝아온다. 꿈에 보았던 그 길에 선다. 숲이 울창한 계곡을 따라간다. 흐르는 계…
[충북일보] 화사한 꽃밭 길을 걷는다. 꽃들과 눈 맞춤을 계속한다. 낯선 인연을 만날 기대감으로 설렌다. 제 몸 내주고 주변 살리는 꽃을 생각한다. 꽃의 행렬이 이어진다. 흰 구름이 내려와 구절초로 환생한다. 정상을 향한 마지막 오름 계단이 계속된다. 오늘보다 찬란한 내일을 기대하며 걷는다. 매혹의 자연…
[충북일보] 걷기명상을 다시 한다. 봄은 바다에서 온다. 가을은 산에서 시작한다. 성을 쌓을 바위가 파도처럼 일렁인다. 마침내 구름 속 봉우리가 하나 둘 모인다. 신비로운 마법의 성이 우뚝하다. 그다지 높지 않은 골산을 넘는다. 산은 때로 예술을 꽃피우는 공간이 된다. 자연에 깃든 이야기가 상상의 나래를…
[충북일보] 조금만 가면 닿을 것 같다. 산도 구름도 하늘도 멀지 않다. 청명함이 주는 원근감이다. 시원한 바람이 풍경을 응원한다. 이내 산이 살아 내게 꿈틀댄다. 꽃보다 붉은 단풍을 기다린다. 마분봉(776m)은 그리 높지 않다. 단풍이 내리면 산 전체가 홍엽(紅葉)으로 물든다. 암릉길은 붉은 기운으로…
[충북일보] 청주엔 고봉이 없다. 야트막한 동산뿐이다. 1000m는 고사하고 500m도 없다. 그래도 어느 곳이나 항상 붐빈다. 산길은 언제나 반들거린다. 잘 다져져 윤이 난다. 주살나게 찾는 이들 덕이다. 우암산과 상당산은 동쪽으로 내달린다. 선도산과 선두산은 남쪽으로 기지개를 편다. 서쪽으론 부모산…
[충북일보] 빈 마음으로 산에 든다. 깊은 곳으로 향한다. 숲이 깊어지자 눈과 귀가 열린다. 코 평수도 평소보다 넓어진다. 오감이 예민해진다. 느끼는 만큼 보인다. 보는 만큼 알게 된다. 말간 햇빛이 푸른 숲의 녹색에 부딪친다. 더 이상 눈부시지 않다. 잘 썩은 나무냄새가 좋다. 숲의 향기를 풍성하게 한다. 바…
[충북일보] 일교차가 아주 크다.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하다. 밤공기가 차갑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그리움의 계절이다. 빈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농촌 들녘이 황금색으로 꽉 찬다. 노란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인다. 농막 옆으로 대추가 빨갛게 익는다. 과수원의 배는 예년보다 유난히 크다. 메밀꽃밭은 소금을…
[충북일보] 청주에 가을이 살포시 왔다. 소리 없이 다가왔다. 맑은 고을에 푸르게 왔다. 그 빛깔이 여전히 맑고 푸르다. 한낮의 볕은 아직 뜨겁다. 숲과 들판을 익히는 에너지가 된다. 우뚝 선 소나무가 기운차다. 가을볕을 받아 더욱 기세가 오른다. 참나무엔 붉은 단풍이 스르륵 다가온다. 이즈음 산길엔 호젓…
[충북일보] 부석사 은행나무에 햇살이 떨어진다. 들머리부터 줄지어선 자태가 곱다. 저녁노을에 천천히 물든다. 의상과 선묘의 사랑이야기 만큼 예쁘다. 은행나무 길을 걷는다. 단풍이 아직 멀지만 참 곱다. 완만하게 굽어진 길과 잘 어우러진다. 가을 서정을 잔뜩 뿜어내는 풍경이다. 급하게 걸을 수 없어 오…
[충북일보] 소백산 자락의 천년고찰로 간다. 역사책에서 봤던 부석사를 마주한다. 고색창연함이 고풍스럽다. 무량수전의 천하제일미가 신비롭다. 명찰과 경승지의 면목을 스스로 알린다. 부석사 앞 폭포가 시원하게 쏟아진다. 다른 절집과 달리 아주 가파르다. 일주문까지 한참을 걷는다. 다시 천왕문을 통…
[충북일보] 하늘이 깨질 듯 푸르다. 햇살은 쨍그랑 소릴 낼 듯 맑다. 그 사이로 뭉게구름 하나가 둥실 떠간다. 청량한 바람이 마을 안길까지 온다. 고요하고 편안하다. 가을이 축복처럼 지나간다. 너른 논에서 풍요가 넘실댄다. 강이 마을을 굽이돈다. 물이 돌아 물동이동이다. 산태극과 수태극의 지형을 만든…
[충북일보] 가슴에 구멍이 난 듯 허전하다. 마음에 심한 안개가 낀 듯 답답하다. 정신은 앞뒤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혼미하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 눈물방울이 살짝 매달린다. 훔치고 싶지 않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가고 싶다. 상처 입은 시간 속을 담담하…
[충북일보] 청주의 야경은 새 명물이다. 우암산에서 보는 까치놀이 퍽 예쁘다. 전망대쯤에서 일몰을 만나면 최고다. 적막과 고요의 시간이 온전하다. 우정과 사랑의 감흥이 겹친다. 야간 산행은 주로 해거름에 시작한다. 도심은 어느새 화려한 불빛으로 뒤덮인다. 이즈음 하늘에선 별이 반짝인다. 황홀한 별빛…
[충북일보] 서울여행 하는 맛이 좋다. 고풍의 북촌 한옥마을이 북적인다. 옛 것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차고 넘친다. 외국인들은 전통체험에 푹 빠져 함박 웃는다. 전통공예가 꿈틀 빠져나와 인사한다. 북촌이 살아 움직인다. 감고당길에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진다. 회백색의 담벼락에 잔잔한 음악이 물든다. 나…
[충북일보] 골목길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도시형 구조의 한옥에 잠시 머문다. 생활의 편리성이 눈에 띈다.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의 구분이 없다. 큰방과 작은방의 단순구조다. 시간이 멈추지 않고 흐른 흔적이다. 가회동 31번지 골목을 걷는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즐겁다. 다른 골목으로 접어든다. 마을 꼭…
[충북일보] 서울로 간다. 600년의 역사가 흐른다. 굽은 골목길을 따라 걷는다. 한옥의 네모마당에 볕이 잘 든다. 툭 터진 툇마루가 시원하다. 파란 가을 하늘이 고혹적이다. 첫 걸음부터 느리게 내딛는다. 솟을대문을 지나니 장독대가 소박하다. 담장 옆 소나무와 대나무가 자연미를 더한다. 여유로운 삶의 정…
[충북일보]청주 백화산은 높지 않다. 가풀막진 곳도 거의 없다. 장거리 산행에 앞선 준비운동으로 좋다. 상당산성 쪽으로 더 가면 다르다. 굴곡진 언덕이 많다. 돈오점수(頓悟漸修)의 이치다. 여름을 지나 가을 초입이다. 쏟아지는 햇살이 여전히 따갑다. 가을볕을 피하려 오솔길로 간다. 햇빛이 차단된 숲길…
[충북일보] 속리산 연봉들이 줄을 선다. 서북으로 관음봉과 묘봉이 우뚝하다. 상학봉과 미남봉, 토끼봉이 뒤를 따른다. 선 모습이 기암의 절경이다. 어떤 골산풍경에도 뒤지지 않는다. 서북능선은 충북알프스의 화룡(畵龍)이다. 속리산의 가장 은밀한 속살이다. 묘봉은 점정(點睛)이다. 정규탐방로인데 깊은…
[충북일보] 암봉마다 근육미 자랑이 한창이다. 울퉁불퉁 알통에 힘을 준다. 하나를 오르고 다시 내려간다. 또 오르고 다시 옮겨간다. 절벽으로 이어진 암릉에 전율을 느낀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진다. 불안정한 대기가 만든 소나기다. 하산을 서두른다. 비를 피하듯 상학봉을 지난다. 산세는 여전히 범상치…
[충북일보]시작부터 가파른 소나무 숲길이다. 험한 비탈을 신음하며 오른다. 바위능선 턱에 걸친 로프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온 몸으로 올라야 하는 구간이다. 한참을 오르락내리락 한다. 빼어난 바윗길에 마음을 빼앗긴다. 건너편 바위가 거대하다. 남성미를 뽐내는 묘봉의 웅장함이다. 산전체가 기암전…
[충북일보] 묘봉 가는 길이 쉽다. 밧줄 타고 낑낑거릴 일이 없다. 위험천만의 개고생은 이미 추억이다. 사지의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저 두 발로 천천히 오르면 된다. 절벽 뒤로 나무계단이 아득하다. 풍경엔 변화가 없다. 고고한 바위 행렬은 여전히 도도하다. 옛 그대로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들꽃…
[충북일보] 바윗골 마을을 지난다. 정자나무 한 그루가 멋지다. 초가을 신정리 가는 길이 한가롭다. 토요일 하루 소요의 여유를 즐긴다. 아름다운 숲길 풍경이 계속된다. 흰 구름 한 떼가 내려온다. 산 그림자가 신정리 아침을 더 푸르게 한다. 비밀스러운 경관 하나가 슬며시 다가온다. 솔 숲길을 따라 함께 걷…
[충북일보] 산자락 곳곳에 만물이 깃든다. 동북쪽 동학사가 불사로 바쁘다. 서북쪽 갑사는 여전히 정진중이다. 서남쪽에선 신원사가 조용히 기도한다. 은자들의 거처처럼 은밀한 수행이다. 은선폭포 아래 소와 담이 푸르다. 깊은 골짜기 아래 푸른 소가 아득하다. 골은 언제나 깊고 푸르다. 지난여름처럼 지금…
[충북일보] 계룡산엔 28개 암봉과 7개 계곡이 있다. 최정상은 천황봉(845.1m)이다. 공식적으론 계룡산의 닫힌 정상이다. 아직도 철조망을 두르고 있다. 일반 산객들과 못 만난 지 언 40여년이다. 천황봉은 오늘도 넉넉함으로 세월을 관조한다. 여기서 뻗은 골짜기가 젖줄이 된다. 서쪽능선 끝으로 연천봉이…
[충북일보] 충북에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19만2천 명까지 늘었다. 비대면 확산에 따른 무인가게 증가, 키오스크·서빙로봇 등 디지털 기기 확산 영향도 있지만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고충이 통계로 읽힌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4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을 보면 4월 충북 취업자는 96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천 명(2.0%)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41만3천 명으로 1만8천 명(4.5%), 남성은 55만5천 명으로 1천 명(0.2%) 증가했다.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1.0%p 상승했다. 여성 고용률은 58.2%로 2.4%p 상승했으나 남성은 75.9%로 0.5%p 하락했다. 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2.6%로 0.4%p 상승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는 69만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천 명(2.2%)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는 15만 명으로 2만 3천명(18.2%)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3만6천 명으로 6천 명(-14.4%), 상용근로자는 50만8천 명으로 2천 명(-0.4%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말다툼 중 전 여자친구 집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고 자해 소동을 벌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청원경찰서는 특수협박·특수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2시 1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 여자 친구 B(20대)씨 앞에서 흉기로 자해하며 욕설과 함께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전날 B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자던 중 방 안에 소변을 누는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 날 이를 인지한 B씨는 A씨에게 "내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의 뺨을 때렸다. 그러자 이에 격분한 A씨는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B씨 집 안에 있는 가구를 파손했다. 또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자해를 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자해 행위로 손목에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