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고요를 만난다. 한 해 중 가장 한가로울 때다. 오전엔 온통 붉은빛으로 반짝인다. 오후 나절엔 은박지처럼 반짝인다. 일몰 때면 주황과 선홍의 빛으로 반짝인다. 달빛 희미한 깊은 밤에는 물결이 자그락거린다. 노동의 풍경마저 눈부시다. 되레 겨울이 더 바쁘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끝 간 데 없이 이…
산세가 웅장하다. 거칠지는 않다. 험준한 바위가 앞을 막지도 않는다. 까마득한 절벽으로 길을 끊지도 않는다. 큰 굴곡이 없다. 길은 꾸준히 이어져 있다. 계곡이 아름다운 산이다. 민주지산이다. 이름 때문일까. 민주지산은 영동에서 가장 높다. 절대 만만하지 않다. 내가 찾은 날 산은 설국이었다. 신의 손길인…
짐을 꾸려 걷기 시작했다. 보온재킷에 바람막이까지 중무장을 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버프로 얼굴을 가렸다. 겨울을 만나러 갔다. 민주지산에서 정면으로 겨울을 만났다. 눈보라는 무자비했다. 볼과 귀가 떨어져나갈 듯 했다. 입산을 막을 기세였다. 곧 바람이 잦아든다. 온통 멈춘 풍경이다. 엊그제 내린 눈이…
주말을 그린다. 매주 가는 산이지만 겨울산행은 더 기다려진다. 1월이 주는 초월적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다. 겨울산행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호젓함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적당히 조절하며 가면 된다. 느긋한 걸음으로 한 발 한 발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행 내내 홀로 가슴에 태양을 품는 호사도 누릴 수…
충주호의 겨울풍경은 정백하고 담연하다. 밤새 얼어붙은 충주호에 유람선이 뜬다. 쇄빙선처럼 얼음을 깨고 뱃길을 잡는다. 깨진 얼음 사이로 하얀 포말이 인다. 얼음조각들 위로 옥순봉이 수줍게 여성미를 드러낸다. 그 뒤로 구담봉이 우람하게 남성미를 치세운다. 눈 맞은 암봉들의 골격이 보디빌더처럼 각지…
올겨울은 눈이 많다. 바람은 날 선 이빨처럼 날카롭다. 계속된 추위가 호수와 강가를 얼음세상으로 만든다. 가끔 떠가는 얼음조각들은 새로운 풍경을 창조한다. 혹한의 겨울이 그려낸 이색 풍경이다. 도담삼봉까지 두발로 걸어간다. 두껍게 언 얼음판이 아스팔트처럼 단단하다. 망설임 없이 얼음판 위로 올라선…
충주호 호반 길엔 요즘 겨울 서정이 짙어진다. 시리도록 푸른 쪽빛의 겨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충주호는 추울수록 더 짙은 코발트빛을 띤다. 호반 길 위에는 흑백의 농담만으로 그려진 간결한 수묵화가 펼쳐진다. 얼어붙은 강변은 어린 시절을 떠올려준다. 겨울 빛에 물 억새가 반짝인다. 강 건너 눈 덮인 외딴…
소한 추위가 벌써 며칠 째 맹위를 떨친다. 좀 과장하면 '혹한의 동토(凍土)'에 사는 느낌이다. 추녀마다 고드름이 커튼처럼 매달려 있다. 삭풍과 함께 하룻밤이 지나간다. 강물은 더 단단한 얼음장을 만든다. 겨울의 강원도 영월 청령포를 봤다. 여전히 아름다운 풍경을 내보인다. 생겨난 이력만큼이나 독특하다…
겨울 산의 매력은 눈이다. 겨울 산행의 백미는 눈꽃산행이다. 해발 1000m를 넘어야 제격이다. 그런 곳에 서야 환상적 풍경을 담을 수 있다. 최고의 눈꽃은 눈과 바람의 도움으로 완성된다. 하얀 능선에 뽀얀 운해가 겹치면 고요한 수묵화다. 명암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채도를 더할 까닭이 없다. 그 자체로…
대청호가 얼었다. 금강물이 대청호에 이르러 하얗게 굳었다. 꽝꽝 흰빛으로 얼어붙었다. 소한 추위가 계속 맹위를 떨친다. 죽은 듯 고요하던 바람도 살아났다. 새파란 강물은 하얀 얼음판 밑으로 숨었다. 대청호 소전리 길에 생기가 돈다. 소전리는 오늘도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이따금 하얀 연기를 뿜어내는 옛집…
청주 수동은 해질 무렵 빛난다. 낙조의 빛을 받아 온 동네가 벌겋다. 골목길도 붉게 물든다. 한낮보다 해질녘 풍경이 훨씬 더 훌륭하다. 그곳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저녁나절 내내 북적인다. 한 겨울의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우암산 우회도로 전망대에서 보는 전경은 고혹적이다. 어스름 빛이 만들어내는 도심은…
새날들이 새롭게 시작한다. 내 마음도 희망으로 출렁인다. 새로운 날의 시작이어서 고민이 크다. 새해 산행지는 시원한 조망과 힘찬 역동성이 필수다. 청주에서 가까운 곳이라면 훨씬 좋다. 진천·증평의 두타산(598m)이 확 와 닿는다. 청주에서 한 걸음이어서 편리하다. 높이도 만만찮다. 새 기운을 마시기에…
길을 걷다가 솔숲 너머의 바다를 만났다. 그 곳에서 수평선을 뜨겁게 달구던 낙조를 만났다. 이글거리는 해는 이내 차가운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치익' 하고 잠기는 낙조의 짧은 순간이 황홀했다. 수면 위로 여전히 붉은 기운이 남아있다. 저물어가는 마지막 빛이 너무도 아름답다. 차가운 겨울 바다로 잠기는…
[충북일보] 충북에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19만2천 명까지 늘었다. 비대면 확산에 따른 무인가게 증가, 키오스크·서빙로봇 등 디지털 기기 확산 영향도 있지만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고충이 통계로 읽힌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4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을 보면 4월 충북 취업자는 96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천 명(2.0%)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41만3천 명으로 1만8천 명(4.5%), 남성은 55만5천 명으로 1천 명(0.2%) 증가했다.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1.0%p 상승했다. 여성 고용률은 58.2%로 2.4%p 상승했으나 남성은 75.9%로 0.5%p 하락했다. 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2.6%로 0.4%p 상승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는 69만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천 명(2.2%)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는 15만 명으로 2만 3천명(18.2%)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3만6천 명으로 6천 명(-14.4%), 상용근로자는 50만8천 명으로 2천 명(-0.4%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말다툼 중 전 여자친구 집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고 자해 소동을 벌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청원경찰서는 특수협박·특수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2시 1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 여자 친구 B(20대)씨 앞에서 흉기로 자해하며 욕설과 함께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전날 B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자던 중 방 안에 소변을 누는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 날 이를 인지한 B씨는 A씨에게 "내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의 뺨을 때렸다. 그러자 이에 격분한 A씨는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B씨 집 안에 있는 가구를 파손했다. 또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자해를 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자해 행위로 손목에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