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위로 구름이 떠간다. 장각폭포 물줄기가 시원하다. 천왕봉에서 시작된 계류가 절벽을 타고 떨어진다. 높이는 그리 높지는 않다. 그 아래 소는 아주 깊고 투명하다. 폭포 옆 정자가 소박한 선경을 만든다. 한참을 더 들어간다. 경사는 점차 가팔라진다. 아직 녹지 않은 눈과 얼음이 많다. 오른쪽 옆으로…
날씨가 화창하다. 오후만 되면 봄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남도에서 울리는 매화타령이 귀에 아른거린다. 성질 급한 청주 사람 몇이 벌써 남쪽으로 향한다. 시나브로 봄이 완성되고 있다. 그래도 아직 겨울과 봄 사이다. 산을 걷는다. 느리게 걷는다. 오르다 지치면 산기슭을 굽어보며 쉰다. 찬바람이 구름에…
봄은 꽃을 타고 성큼 다가왔다. 영동에 봄소식이 당도했다. 읍내 신이리 비닐하우스에서 복숭아꽃망울이 터졌다. 활짝 피워 봄을 재촉하고 있다. 바람의 말이 청주까지 소문을 냈다. 하우스 안은 꽃향기로 가득하다. 봄의 교향곡을 서로 연주한다. 따스한 햇살이 봄의 서기를 돕는다. 아련한 마음이 든다. 혹독함…
넉넉한 오후다. 풍성한 사유가 가능한 시간이다. 발끝에 툭 하고 생각 하나가 떨어진다. 오늘 과연 행복한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각양각색의 마음풍경이 일렁인다. 바람이 분다. 한 고개를 넘어서면 다른 풍경이 있다. 계곡에서 보지 못한 풍경을 언덕에서 본다. 산정에선 더 넓게 조망한다. 계곡 풍경과 언덕…
이 땅에 볼거리는 많다. 그중 괴산은 으뜸이다. 감탄사를 품은 풍경이 참 많다. 이즈음 화양동엔 장엄한 기운이 돈다. 힘찬 소리가 난다.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녹는 소리다. 계곡은 앙상한 나무들만으로도 충분히 웅고하다. 산허리를 도니 바위 절벽이다. 눈길이 자꾸 풍경에 사로잡힌다. 발길이 느려진다. 잠시…
봄은 아직 저만치 있다. 꽃소식은 남녘에만 머물고 있다. 소문으로만 무성하다. 성급한 사람들은 혹시나 하며 남쪽으로 마중을 간다. 실망감이 절벽을 타고 떨어진다. 급한 마음 접어두고 무심천변으로 내려선다. 강에는 고요만 흐른다. 물끄러미 바라만 본다. 여전히 말이 없다. 그 덕에 더 많은 것을 얻는다. 강…
우수가 가깝다. 그래도 곳곳엔 겨울이 남아 있다. 날씨는 늘 변덕스럽다. 높은 산 길 바닥은 얼어붙어 있다. 강풍은 온몸을 날려버릴 기세로 휘몰아친다. 걸음이 늦어진다. 모든 게 위험 요소다.이즈음 하루해는 여전히 짧다. 그래도 한 가지 변치 않는 게 있다. 설산의 풍경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하얀 면…
산이 내게 말한다. 수많은 말들을 쏟아 붓는다. 제 이마 언저리에 딛고 서 있는 나를 보며 떠든다. 무언의 입술까지 내민다. 내겐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산은 아무 말이 없다. 그랬다. 각호산에 오른다. 민주지산을 지난다. 석기봉을 거쳐 삼도봉에 닿는다. 뻥 뚫린 시퍼런 하늘을 올려다본다. 산꼭대기에…
여유롭게 미호천 변을 달린다. 강은 조용히 흐르며 풍경을 만든다. 마음이 잔잔해진다. 강 위로 철새가 난다. 대형을 갖추지 않아 되레 자연스럽다.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자유의 공간이다. 달릴수록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흐려 별로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구름 사이로 황홀한 빛의 커튼이 올라간다…
지금의 소중함보다 내일의 희망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게 때론 좋다. 구원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는 훗날에 대한 희망을 더 크게 가졌다. 삶의 혼돈스러움이 준 의존성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미륵세계는 구원의 세상이다. 미륵불은 현존불이 아닌 미래불이다. 석가모니불이 미처 구하지…
강추위가 물러갔다. 곳곳에서 봄의 경보가 울리고 있다. 봄의 척후병들도 매복을 끝내고 있다. 서서히 남녘으로부터 기동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매화 소식은 벌써 완도에 닿았다. 청주는 아직 언감생심이다. 산수유 피기 전 봄꽃 주인은 언제나 매화다. 성질 급한 설중매(雪中梅) 한 녀석이 벌써 붉은 꽃…
"산의 위대함은 거리를 둬야 보인다. 산의 모습은 직접 돌아보아야 알 수 있다. 산의 기운은 일출과 일몰, 정오와 자정, 태양이 비추고 비가 내릴 때, 눈이 오고 폭풍이 몰아칠 때, 여름과 겨울 그리고 다른 모든 계절을 겪어보아야 느껴진다. 이럴 때 인간의 생명만큼이나 강렬하고 다채로운 산의 생명에 다가가게…
충주호 동쪽으로 산줄기가 육중하다. 하늘 선을 그리고 있다. 수려한 풍경이 비단결에 수놓은 비경이다. 이름에 걸 맞는다. 금수산으로 개명한 까닭을 알 거 같다. 산군은 거대하다. 울창한 소나무와 돌출한 기암이 그대로 산수화다. 바위 뒤로 솟은 날카로운 봉우리가 잘 어울린다. 서쪽으로 뻗은 봉우리는 수려…
지금 남녘에 가면 봄꽃을 만날 수 있다. 성질 급한 녀석들은 벌써 긴장을 푼다. 훈풍에 하나하나 꽃대를 올린다. 노란 복수초가 눈꽃 속에 핀다. 바람꽃은 무리 지어 정갈함을 자랑한다. 노루귀도 막 피어난다. 보송보송하다.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봄의 맥박이 곳곳에서 맥동한다. 곧 봄꽃이 팝콘처럼 튈 것…
무심천 풍경이 한가롭다. '푸드득' 물새 한 마리가 날아오른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 해질 무렵 여러 마리 새가 떼 지어 군무를 한다. 먼 길을 떠나기 전 벌이는 의식 같다. 자연의 섭리를 생각한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떠날 목적지를 정했다. 무심천을 무심히 버리는 결단이 부럽다. 버림의 실천으로 얻은…
입춘이다. 청풍호반 길로 발길을 돌린다. 겨울을 겨울대로 볼 수 있는 길이다. 봄의 길목에서 겨울을 음미하기에 딱 좋다. 사랑하는 이들끼리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숲과 호수를 따라 걷는다. 수려한 경관을 따라 자드락길이 자드락거린다. 뱃길도 여기쯤에선 주춤거린다. 둘이서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
입춘을 경계에 둔 이즈음 적당한 산행지를 고르기가 참 어렵다. 폭설로 쏟아진 진한 겨울 풍경도 없다. 풍경은 황량하다. 깊은 산중의 풍경도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눈부신 설경도 1000m 이상 정상부 아니면 보기 어렵다. 빼어난 겨울 정취를 뿜어내는 곳이 어딜까. 날이 추울수록 서정이 더 짙어지는 곳은 없…
백화산은 백두대간의 산이다. 소백에서 내달려 연풍에서 잠시 멈춘 산이다. 이내 굽이쳐 이만봉과 희양산을 거쳐 속리산으로 내 달릴 기세다. 몇 해만에 보는 분지리 안말 앞 산과 들이 정겹다. 아침부터 햇살이 퍼진다. 구름이 빠르게 지나간다. 마을에서 보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장엄하다. 곧바로 길을 잡는다…
마음 속 호수에 안개처럼 추억이 피어오르는 곳이 있을까. 지나간 시간들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중년의 추억을 남길 만한 곳이 있을까. 그런 곳에 가고 싶다. 대청호 결코 소양호에 뒤지지 않는다. 아침 안개는 낭만을 환기한다. 무시로 피어나 촉촉하다. 대청호는 아직 순백의 세상이다. 호젓…
성무봉은 아직 등잔 밑의 산이다. 알짜배기 산객들만 찾는 산이다. 조용한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휴식처다. 내 마음의 보석처럼 숨겨 놓은 산이다. 꺼내 놓는 순간 환하게 빛을 발한다. 겨울철 근교 산행지로 제격이다.한 겨울 능선 길엔 벌거벗은 진달래와 철쭉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혹독한 바람에도 꽃봉…
바닥은 비교적 평평하다. 길을 따라 가면 자태가 예쁘다. 갈수록 풍경이 서로를 닮아간다. 옅은 갈색의 조화가 예쁘다. 같은 색끼리 만들어내는 겨울 한 낯 풍경이 오묘하다. 일요일 오후 청주 까치내 풍경이다. 바람이 분다. 거대한 갈대숲이 바람 소리를 낸다. 사각 사각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저 멀리 작천보에…
속리산은 50대 후반이나 60대 신 청춘들에게 남다른 공간이다. 신혼여행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수학여행의 불타는 정열이 머물던 공간이다. 적어도 달콤한 추억 한 자락쯤 묻고 있는 명소다. 세월이 한참 흘렀다. 추억의 장소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훌쩍 먹어버린 나이를 잊게 한다. 풍경은 그리운 조각들을 하…
그날 밤 안나푸르나 롯지 위로 쏟아지던 별들은 정말 총총했다. 얼마나 맑았던지 가슴까지 시렸다. 한밤중 별빛은 찬란했다.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평생 봐 온 별을 다 합친 것보다 많았다. 별은 사위가 칠흑처럼 어두워야 가장 빛난다. 겨울 밤 빛 공해가 가장 적은 마을이나 고갯길의 별이 아름다운 까닭이…
날씨가 좀 풀렸다. 그래도 여전히 춥다. 몸이 움츠러든다. 따뜻함을 갈구한다. 온기를 그리워한다. 펄펄 끓는 온천수를 갈망한다. 그 속에 푹 담그고 싶어 한다. 온천 산행의 계절이다. 온천욕에 방점을 찍었다면 가벼운 코스를 정해 산행하는 게 좋다. 무리할 필요가 없다. 게으름을 피워도 좋다. 느릿느릿 여유를…
길은 세상을 설명하는 방법을 모른다. 다만 권할 뿐이다. 사람은 눈앞에 명백히 놓인 진리도 알지 못한다. 길을 걷다 보면 알 게 된다. 길이 권하는 세상보기다. 나와 세상은 한 몸이다. 결코 분리할 수 없다. 조각조각 나누면 사바고 하나로 합하면 화엄이다. 마음이 텅 비었다고 비존재가 아니다. 무아로 존재할…
[충북일보] 충북에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19만2천 명까지 늘었다. 비대면 확산에 따른 무인가게 증가, 키오스크·서빙로봇 등 디지털 기기 확산 영향도 있지만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고충이 통계로 읽힌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4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을 보면 4월 충북 취업자는 96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천 명(2.0%)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41만3천 명으로 1만8천 명(4.5%), 남성은 55만5천 명으로 1천 명(0.2%) 증가했다.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1.0%p 상승했다. 여성 고용률은 58.2%로 2.4%p 상승했으나 남성은 75.9%로 0.5%p 하락했다. 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2.6%로 0.4%p 상승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는 69만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천 명(2.2%)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는 15만 명으로 2만 3천명(18.2%)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3만6천 명으로 6천 명(-14.4%), 상용근로자는 50만8천 명으로 2천 명(-0.4%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말다툼 중 전 여자친구 집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고 자해 소동을 벌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청원경찰서는 특수협박·특수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2시 1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 여자 친구 B(20대)씨 앞에서 흉기로 자해하며 욕설과 함께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전날 B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자던 중 방 안에 소변을 누는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 날 이를 인지한 B씨는 A씨에게 "내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의 뺨을 때렸다. 그러자 이에 격분한 A씨는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B씨 집 안에 있는 가구를 파손했다. 또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자해를 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자해 행위로 손목에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