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고립의 섬, 제주도를 다시 떠올린다. 한라산에 하얀 눈이 두껍게 쌓인다. 성산일출봉 가는 길에 눈꽃이 핀다. 산방산 꼭대기에 강풍이 몰아친다. 절집 품은 산방산이 그대로 겨울 에세이다. 눈 내리는 '카멜리아힐'이 멋지다. 눈 아래 숨은 연분홍색이 예쁘다. 바람의 거센 애무에 눈 풍경이 바…
[충북일보] 드디어 저주의 섬을 떠난다.격리의 흔적이 조용하게 각인된다. 지나고 보니 동화처럼 아름답다. 가족들과 동행이 험로를 즐기게 한다. 하얀 눈감옥을 행복하게 떠올린다. 격렬한 흔적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또렷하다. 끊어질듯 끊어질듯 이어진다. 돌아오는 길에 더더욱 견…
[충북일보] 새도 쥐도 숨은 지 오래다. 차가운 눈바람이 엄습한다. 곽지리 해변에 차가운 어둠이 내린다. 바람의 공격이 밤새 이어진다. 자연의 힘에 압도된 겨울밤이다. 바람의 길로 간다. 우두둑 쉭 바람 소리가 험하다. 바람의 세기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공포의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애월읍이 동…
[충북일보] 한파가 거세게 몰아치는 날 제주를 찾는다. 중국 북쪽의 찬 고기압이 제주까지 덮친다. 눈 맞은 돌하르방이 반긴다. 점점의 얼굴에 하얀 눈이 쌓인다. 빨간 꽃동백이 수줍게 웃는다. 감귤 향 가득한 바닷길을 걷는다. 푸른 바다와 주황빛 귤껍질이 잘 어울린다. 겨울바람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
[충북일보] 겨울밤이 침묵처럼 조용하다. 생명을 잃은 것처럼 미동이 없다. 자세히 귀 기울이니 생명의 소리가 들린다. 한밤 중 고로쇠나무가 물을 마신다. 한 겨울 새로운 생명수가 만들어진다. 남쪽 산에 달이 하얗게 뜬다. 하얀 밤에 미끄러지듯 달빛을 쏟아낸다. 한 겨울 백옥 같은 빛을 발하며 웃는다…
[충북일보] 우암산이 먼 산처럼 보인다. 방송국 송신기에도 눈꽃이 핀다. 상당산성 너머로 이티봉 능선이 펼쳐진다. 소복하게 내린 눈으로 마루금이 하얗다. 순결의 처녀 허벅지처럼 곱다. 겨울 산을 걷고 또 걷는다. 느리게 걸어도 푹신함에 숨이 찬다. 하얀 눈에 빛이 따갑게 반사된다. 아주 잠시 설맹을…
[충북일보] 무심천에 눈이 내린다. 갈대 위로 수북이 내려앉는다. 우암산의 하얀 눈에 상서로운 기운이 넘친다. 한남금북정맥 마루금이 눈부시다. 숨죽이며 저마다 자태를 뽐낸다. 격렬한 기억을 남기려 애쓴다. 산마루금은 겨울 풍경의 백미다. 모름지기 보고 걷는데 최고다. 눈길이라면 두 말이 필요 없…
[충북일보] 길을 걷다가 청주의 붉은 놀을 본다. 도심을 달구던 태양이 낙조로 가라앉는다. 붉은 기운이 사그라져 땅 밑으로 숨는다. '치익' 잠기는 낙조의 짧은 순간이 황홀하다. 가경동 너머로 여전히 꼭두서니 빛이 남는다. 저물어가는 마지막 색조가 너무도 아름답다. 차가운 도심을 비추는 놀의 때깔…
[충북일보] 산 아래 자그마한 절집을 찾는다. 어제와 오늘이 다를 게 없다. 연 초 세운 계획과 다짐을 떠올린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동선을 새롭게 짠다. 동편과 서편의 시간이 매듭 없이 흐른다. 시간이 쉬었다 가는 곳을 찾는다. 가늠할 수 없는 시간 저편을 더듬는다. 길 끝 벼랑 외진 곳에 한 사내가 서…
[충북일보] 겨울이 빚은 눈꽃 광장이다. 꽁꽁 숨겨진 신선의 놀이터다. 파란 여름엔 볼 수 없는 하얀 풍경이다. 눈밭에 묵묵히 발걸음을 내닫는다. 새 한 마리가 빼쭉 얼굴을 내민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산행을 이어간다. 그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등산 형님보다 하산 아우가 더 어렵다. 선등자와…
[충북일보] 범접하기 어려운 위용을 뽐낸다. 눈 덮인 봉우리 아래가 거뭇하다. 희끗희끗 떠받친 높이가 두 길이다. 눈 맞은 활엽수가 순록의 뿔 같다. 침엽수 고사목은 그대로 선사풍경이다. 여러 물줄기 한 곳으로 모여 폭포가 된다. 마침내 희뿌연 물기둥을 만들어 떨어트린다. 물줄기가 실타래처럼 쏟…
[충북일보] 설천제국에서 경험하는 명견만리다. 겨울 한낮 은빛 모험의 길에 든다. 점차 백두대간의 끝으로 향한다. 겨울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 산과 고개의 어울림이 절묘하다. 북풍한설이 빚어낸 흑백의 작품이다. 눈과 바람과 산이 다시 만난다. 비장미 넘치는 아름다움이다. 산골별곡을 홀로 부른…
[충북일보] 별빛과 달빛을 받으며 길을 간다. 하얀 눈밭을 걷고 또 걷는다. 새 하루가 잠든 빛을 어루만진다. 동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돈다. 한껏 들뜬 마음이 초조해진다. 국토의 허파가 온통 붉게 하얗다. 설산에 다가가려는 열망이 공포를 이긴다. 거친 자연에 흔적을 새긴다. 어느 하나도 허투루 보지…
[충북일보] 뼈대 드러낸 침엽수가 강렬하다. 푸른빛을 잃지 않아 경탄스럽다. 굽이치는 능선에 서니 그대로 수묵화다. 흑백의 조화가 만든 필선의 절경이다. 경외와 금기의 공간에 선 주인공이다. 하얀 능선은 덕유산행의 시작과 끝이다. 굽이치는 흰 줄기는 비경 중의 비경이다. 바람의 붓질로 그려낸 풍…
[충북일보] 도심 한복판에 혹독한 추위가 없다. 산야의 흑백 농담도 한참 모자란다. 무심천의 은빛 낭만에 제대로 빠지기 어렵다. 소복하게 쌓인 눈 구경이 힘들다. 겨울 산은 1월이 제철이다. 절정의 추위로 하얗게 얼어붙는다. 하늘과 땅이 내뱉는 숨까지 하얗다. 능선마다 눈꽃과 상고대가 점령한다.…
[충북일보] 절벽에 매달려 사투를 벌인다. 밧줄을 잡고 한참을 오르니 바위안부다. 에둘러 살피니 한 옆으로 길이 보인다. 바위틈으로 하늘이 파랗게 열린다. 너럭바위가 주위를 압도한다. 살짝 머금은 상고대가 위안을 준다. 겨울 햇볕이 우박처럼 쏟아진다. 백두대간 산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능선이…
[충북일보] 사위가 죽은 것처럼 조용하다. 첫 눈발이 땅에 닿는다. 솔잎도 함께 후두두 떨어진다. 침묵하는 산속 계절을 깨운다. 머잖아 생명의 숨소리가 들린다. 솔숲의 향기가 아찔하게 다가온다. 봉암사에서 맑은 풍경소리가 울린다. 새해 새 자막이 올라간다. 존경스러운 다른 세상이다. 늘어선 암릉…
[충북일보] 행복은 단호한 의지에서 비롯된다. 마음속의 재판관을 만나 결정한다. 질의응답은 곧 행복의 삼파수다. 꿋꿋이 행복감을 갖고 가면 행복하다. 기어이 행복해지려 해야 행복해진다. 내가 행복해야 주변이 행복하다. 행복은 삶을 대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지식은 내 밖에서 온다. 지혜는 내…
[충북일보] 희양산이 먼 산처럼 보인다. 소복하게 내린 눈으로 마루금이 하얗다. 순결의 처녀 허벅지처럼 곱다. 하늘이 맑고 흐림을 반복한다. 지나가는 바람에 구름이 움직인다. 조금 전과 같은 듯 같지 않다. 산기슭에서 찬바람이 올라온다. 겨울이 시나브로 산 속에서 완성되고 있다. 겨울 산을 걷고 또…
[충북일보] 한 해가 저문다. 올해도 끝까지 잘 버텨낸다. 도심의 시끄러움에 몸이 지친다. 마음은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힌다. 주변의 짜증스러움이 질식감을 준다. 그래도 너무나 잘 적응하는 미생의 삶이다. 쉼표가 필요하다. 느릿느릿 걸으며 호흡한다. 사색하기 좋은 최상의 공간에 든다. 느림의 숲길…
[충북일보]번뇌는 밖에서 오지 않는다.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있다. 가까이서 마음을 들여다본다. 미움도 질투도 분노도 없다. 평화만이 깃든 시공 속이다. 약사암이 준 선물이다. 옹골찬 바위능선에 취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 펼쳐진 풍경이다. 봉우리마다 강인한 생명력이 넘친다. 하나하나가 자리이타…
[충북일보] 금오산 돌탑이 특이하다. 산 정상부의 오형돌탑이 신비롭다. 슬픈 할아버지의 처절한 창조물이다. 먼저 간 손주를 향한 공든 탑이다. 끝없는 사랑의 표식이다. 돌탑 속에서 작은 부처가 웃는다. 햇빛에 반사된 얼굴이 금빛으로 빛난다. 할아버지의 손주 사랑이 발현한다. 산객들의 해석은 각…
[충북일보] 금오산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숲과 기암, 절벽과 폭포가 그대로다. 케이블카가 설치로 절경 감상은 되레 편리하다. 별 어려움 없이 산중턱까지 오를 수 있다. 더불어 풍경 담기도 쉽다. 해운사에 당도한다. 맑은 하늘과 기암절벽의 배경이 절묘하다. 거세게 쏟아지는 물소리에 정신이 든다…
[충북일보]청주의 크리스마스가 화려하지 않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의 흥도 별로다. 매혹적인 캐럴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오후 4시면 벌써 어둑어둑하다. 5시면 차가운 밤이 시작된다. 짙게 깔린 어둠이 거리를 지배한다. 도심 한 가운데로 무심천이 흐른다. 가로등 불빛 아래 갈대가 애잔하다. 천변…
[충북일보] 2015년이 노루꼬리만큼 남았다. 달도 한 번 기울기 어렵다. 동쪽 설산을 주유하던 태양이 서쪽 강가로 기운다. 혼신의 힘을 다해 남은 빛을 쏟아낸다. 꼭두서니로 물든 미호천이 유장하다. 일몰의 매력은 언제나 화려하다. 해질녘 산그리메는 그대로 그림 한 폭이다. 야트막한 능선이 오밀조…
[충북일보] '진천을 뜨겁게, 충북을 새롭게'를 주제로 펼쳐지는 충북 도민의 스포츠 축제인 63회 충북도민체육대회가 9일 진천군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총 26개 종목 5천여 명의 선수단이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선보일 이번 대회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진천군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재난 상황에 2년 연속 대회가 취소돼 무려 17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충북도민을 초대하게 된 진천군은 이번 행사를 지금껏 보지 못했던 감동과 창의의 대회로 선보이고자 작은 부분 하나까지 챙기는 세심한 준비 절차를 밟아왔다. 진천군이 준비한 감동과 창의의 도민 체전은 개막식 전날인 8일 펼쳐진 성화 봉송에서부터 시작됐다. 군은 충북도 최대 역점 사업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의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해 역대 최초로 수상 채화 방식을 적용했다. 국내 최장의 무주탑 출렁다리인 '초평호 미르 309'를 배경으로 채화된 성화의 첫 봉송을 모터보트와 카누를 활용해 연출하는 등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채화 행사의 감동을 이어받아 9일 오후 5시부터 열리는 개막식 행사는 처음으로 공군 블랙이글스 비행단의 화려한 에어쇼가 파란 하늘을 수놓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 오송에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특화단지와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 유치에 성공한 충북도가 바이오 특화단지와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은 오송을 바이오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바이오 특화단지는 올해 상반기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예타 면제는 이때까지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잡았다. 1일 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신규 산단 조성 시 국가산업단지로 신속 지정 검토, 생산시설 신·증설 때 산업단지의 용적률 최대 1.4배 상향 등을 지원 받는다. 정부 연구개발(R&D) 우선 반영, 입주 기관에 대한 국·공유 재산 사용료와 대부료 감면, 예타조사 특례 적용 등이 주어진다. 이 같은 다양한 혜택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유치전은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충북을 비롯한 11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인천과 강원, 대전, 경북, 전북, 전남이며 경기는 수원과 성남, 시흥, 고양 등 4곳이 신청했다. 도는 지난달 30일 서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