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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현대백화점 충청점 판매기획팀장

지난 주 교회를 가다가 무심천 도로변에 만개하기 시작한 꽃을 보았다. 벚꽃이다. 벚꽃을 보니, 그리고 꽃과 함께 웃음과 여유 가득한 사람들을 보니 진짜 봄, 즐길 수 있는 봄이 온 것이다. 눈으로 만나고 향기로 느끼고 사람들의 옷차림과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지금의 봄은 '봄이 왔구나' 에서 '봄을 즐기고 있구나'로 깊이를 더한 듯 하다.

사전을 찾아보니 벚꽃(벚나무)은 장미목 장미과의 식물로 히말리야 지역이 원산지라 하고 주로 북반구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그 종류만도 200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중 우리나라에는 왕벚나무가 있고 자생지는 제주도이며 일본의 소메이요시노(일본 벚나무의 종류)도 제주도가 원산지라고 주장한 일본학자(1932년 고이즈미겐이치)도 있다고 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어느 시기에 어떤 경로인지는 몰라도 제주도 왕벚나무가 일본으로 건너가 소위 일본의 국화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개인적 견해다.

우리 청주에는 일제시대에 심은 벚꽃(소위 사쿠라꽃)이 무심천에 많이 있었으며 당산(대성동) 명장사 입구에도 있었다. 해방 후 왜놈 국화라 하여 관리도 안하고 모두 베어버려 1950녀대에 현재의 공고 뒷면에 몇 그루 있었으나, 1960년 후반에는 모두 없어졌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들어 한국경제가 살아나고 국민 소득 수준도 올라가면서 여행 붐이 일어났고 청주시민들도 으레 4월에는 벚꽃구경을 위해 진해시로 버스대절은 물론 기차까지 타고 진해벚꽃을 구경하며 봄과 꽃이 주는 여유를 만끽했다. 그렇다면, 청주 무심천가에는 언제부터 벚꽃이 많이 있었을까· 필자의 부친으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를 펼쳐보고자 한다.

1970년대 후반 필자의 부친(당시 운호고 교사)이 평소 잘 따르고 존경하던 분으로 상당치과 이세근 원장이 있었다. 하루는 이원장으로부터 호출이 있어 가보니 "자네가 맡고 있는 운호고 새마을과장은 무얼 하는 직책인가?" 라고 묻기에 "학교의 환경정비와 새마을 정신을 고취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니, "청주시민들은 위한 벚꽃나무 1천 그루를 확보했는데 어디에 어떻게 심어야 하는가? 또는 제주도에서 시작했음에도 아직도 벚꽃을 일본의 사쿠라 꽃으로 인식하고 반대는 안할지 걱정이네" 라고 했다. 이에 부친은 "제가 교직원, 학생들과 상의를 하고 동의를 얻어 무심천에 심겠습니다. 청주시청에 연락만 해주세요" 한후 어린 벚꽃나무를 인수받아 꽃다리에서 청주여중까지 약 2㎞에 이르는 어린 벚꽃나무를 무심천 양쪽도로변에 모두 심고 퇴비까지 주었다. 2년이 지나자 꽃은 만개되기 시작하였고, 그 후 청주시에서 이 벚꽃을 관리하고 보식한 후 더 확장시켜 현재의 무심천 벚꽃이 시민들의 즐거운 봄날 놀이터가 되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우리 청주시민들이 4월이면 즐거움을 만나는 벚꽃의 유래를 알려드리는 게 재밌기도 하고 약간의 히스토리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소 쑥스럽지만전해들은 얘기를 펼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에 많은 단체, 사람들의 수고와 보살핌으로 현재 청주와 청주시민이 사랑하는 무심천, 벚꽃이 되었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또 다른 기회에 누군가로부터 시작되어 나라의 꽃인 무궁화나 청주의 꽃과 나무인 백목련, 느티나무 길을 크고 멋지게 만들어 명물이 되고, 언젠가 후에 그 유래를 나누게 된다면… 그것도 참 재밌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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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