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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현대백화점 충청점 판매기획팀장

10월의 낮이 덥다. 더운 낮의 10월이다. 하지만 하늘은 맑고 파랗다. 가만히 하늘을 본다. 그리고 눈을 감아본다.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무슨 생각이나서일까? 지금의 이 10월… 어디를 닮은 듯한 덥고 맑고 파랗고 기분 좋은 10월. 감은 눈에 그려진영상으로 입에 엷은 미소가 그려지는 것은1년 전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벌써 1년이 되었다.

회사에서는 일과 생활의 조화를 위해 다양한 복지, 인사정책이 있고, 그중 일정 기간을 주, 월 단위로 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1년 전 그러한 정책으로 순번에 따라 내게 한달 간의 휴가가 주어졌다. 나는 여러 계획을 세웠고, 혼자만의 힐링과 재충전을 위해 와이프의 권유를 힘입어 약 2주간의 유럽여행 계획을 세웠다.

열정과 활기가 넘치는 바르셀로나, 최신 트렌디 패션이 숨쉬는 밀라노, 문화와 유적으로 가득찬 파리. 이 3개 도시를 목표로 하여 꼼꼼이 계획을 짰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유럽 내에서 이동을 위해 처음으로 낯선 항공사의 저가 항공을 예약했고, 여러 사이트를 검색하며 지하철에서 가까운 호텔도 잡았다. 그리고 한정된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책을 읽고 주위에 물어보며 시간에 대한 분배도 했다. 물론, 혼자만의 여행이라 '그때 마음 내키는 대로' 하겠지만.

그렇게 준비한 여행.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당일 새벽 4시에 와이프의 인사를 받으며 집을 나왔다. 새벽의 청주 공기는 찼다. 택시를 기다리며, 트렁크를 한 번 보고 검은 하늘을 향해 긴 한숨을 뱉으니 찬 공기와 만난 입김이 하얗게 어둠 속으로 피어 들어갔다. 그렇게 서울로, 파리를 경유한 후 바르셀로나에 첫 발을 내디뎠다.

바르셀로나의 10월은 볕이 강한 더운 날들이었다. 태양과 정열의 나라라는 세평이 맞았다. 청주를 생각하고 싸온 겉옷들은 호텔에 잘 넣어두고 가우디를 찾아서 시작한 여행은 뜻하지 않게 꿈에서만 그렸던 챔피언스리그 축구를 캄프누에서 관람하는 행운도 가졌다. 그리고 몬세라토 수도원의 경건함, 바로셀로나타 해변의 자유로움, 보케리아 시장의 활기와 맛깔 나는 빠에야(전통 해산물 요리), 플라멩고를 보며 즐겼던 한 잔의 샹그리아까지 맛 본 후 지중해를 건너 밀라노로 향했다.

밀라노에서의 나흘은 화려함과 맛의 연속이었다. 두오모의 경건함을 휘감는 아름다움, 음식을 주제로 열린 밀라노 엑스포의 멋진 연출과 세상 온갖 음식들, 길거리에서 쉽고 멋지게 먹었던 젤라토, 프라다 미술관의 오묘하고 조화로운 색채 예술품, 몬테나폴레오네 명품 거리의 화려한 명품샵들과 자동차, 사람들… 모두 눈과 발을 사로잡아 진도가 안나갈 정도였다. 그후발밑에 알프스의 설산을 넘어 파리로 갔고, 두 번째 방문한 파리는 5년전 그대로의 파리와 새로운 파리를 골고루 만났다. 파리의 10월은 바르셀로나, 밀라노처럼 살결에 부딪히는 날씨가 덥진 않았지만, 마음 속 깊이 우러나오는 문화적 욕구의 체감 기온때문에 그 이상이었다. 그렇게 1년전 10월은 감성으로 뜨거웠고, 힐링으로 가득했던 하루하루였다.

지금 문득, 1년전 10월이 떠오르는 것은 더운 날씨가 닮아서만은 아니다. 만약, 지금의 10월이 힘들다면즐거웠던 10월을 꺼내서 앞으로의 날들에 희망을 갖자는 것이다. 물론, 그 희망은 스스로 만들 수도 있고, 지금은 모르지만 훗날 추억이 될 만한 '일들'을 현재 경험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하면서 살아있으니까.

노래도 있지 않은가·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中) 이라고 이 가을을 찬양한다. 그렇게 희망찬 날들을 기대하며, 오늘의 10월을 참 잘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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