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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1.12 14:25:27
  • 최종수정2016.01.12 14:25:27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은 하나 같이 자신의 아이가 마주하게 될 세상에 대한 걱정이 많다. 강도, 살인, 폭력 등 험악한 범죄가 보도될 때마다 절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탄을 한다. 특히 어렵게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아이가 살아나갈 사회에 대한 걱정이 크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는 그러한 염려 때문에 재산의 99%를 아이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닌 사회에 기부를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약 52조가 넘는 돈을 아낌없이 사회에 기부하며 오늘의 우리 사회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아이가 크는 환경을 바꿔보겠다는 의지이다. 이제 30살을 갓 넘긴 그들 부부의 결정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품게 한다.

우리 사회 같았으면 몇 번의 유산 끝에 태어난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주기 바빴을 것이다. 아이가 있을 방을 새로 꾸미고 유명한 브랜드의 옷, 우유병, 기저귀 등 손에 꼽는 브랜드의 제품으로 아이를 감쌌을 것이다. 최고급으로 포장하고 최고급으로 입히고 먹이고 그렇게 움켜쥐고 하며 아낌없이 아이에게 투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 부부의 선택은 달랐다. 아이에게 투자하기 보다 아이에게 영향을 줄 환경을 생각한 것이다. 아무리 잘 키워내도 혼자만 살아갈 수 없는 사회이기에 금지옥엽의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선물한 것이다.

하나만 보는 우리에 비해 그들은 함께를 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를 돌아보지 않는 요즘 세태는 바로 이러한 관점을 표출한 것이다. 과거에는 혼자가 아닌 함께 사는 삶이었다. 나 혼자가 아니니 할머니와 할아버지, 친지와의 교류가 있었고 이웃과의 소통도 자연스러워 주거지나 일터에 공감과 소통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르다. 자신만 보는 현재는 이웃은 물론 가족까지 제각각의 삶을 살고 있다. 이름만 가족이지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사는지도 모르고 한집에 살아도 서로 다른 활동 시간 탓에 눈 맞춤조차 쉽지 않다. 이러한 환경은 바로 사회 분위기로 확대된다. 누가 옆에서 쓰러져도 즉각 돌봐주는 사람보다 지나치는 사람이 많을 만큼 나만 보고 사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마크 저커버그가 만일 우리나라에 살고 있었다면 쉽게 사회기부를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딸을 위해 세상을 선물하려는 생각은 같았겠지만 표출의 방법은 다르게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부를 하면 엄청난 세금만 되돌아 올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으로는 공익재단 등에 회사 주식을 5% 이상 기부할 경우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러한 것을 잘 모르고 기부했다가는 난데없는 체납자가 되어 난감한 지경에 빠지게 된다. 뒤늦게 고객 기부자에 세액공제 기준을 30% 확대 했지만 미국의 전액 소득공제나 프랑스의 75% 공제 등에 비교해 보면 어림없는 수준이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미국에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들고 그렇게 벌은 돈을 사회에 기부하는 일이 생겨나게 한 것은 개인도 개인이지만 그 사회의 힘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부잣집에 태어난 아이는 금수저를 들고 나왔다고 할 만큼 태어나자마자 부동산과 주식을 증여하며 아이에게 자산 이동을 해주기 바쁘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슬금슬금 자산을 이동해 줘야 눈덩이 같은 세금을 피할 수 있다. 이렇게 재벌가 아이들이 10살도 되기 전에 보유한 자산액이 이슈가 되면서 보통의 사람들은 시작부터 다른 그들의 존재에 삶의 회의감도 느끼며 양극화에 대한 극한에 몸서리친다. 이렇게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바꿔내야할 곳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무엇이든 자신만의 생각을 발전시켜 만들어 내고 그렇게 활약한 결과물 역시 원하는 형태로 발산할 수 있는 사회는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못한다. 각자가 원하는 세상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사회와 미래는 각자의 힘이 함께 발휘되어야 만들어 지게 됨을 알아야 한다. 아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선물하기 원한다면 지금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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