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민석의 서인문도(書人問道) - 북한 군사의 이해

포괄적 전투력은 북한이 다소 우세
김정은 체제, 軍 안정시킬 능력자 없어
대응시간 벌어준다는 차원 사드 도입 필요

  • 웹출고시간2015.06.25 13:24:46
  • 최종수정2015.06.25 21:26:16

북한 군사의 이해

저자 : 권양주, 출판 : 한국국방연구원, 출간 : 2014.08.25

주체사상-수령체제-선군주의-핵개발로 이어지는 북한을 이해하는데 있어 군(軍)은 핵심이다.

항일빨치산으로부터 핵개발에 이르기까지, 자주적 군사력은 북한의 통치집단이 내세워온 대내외적 명분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북한군사의 이해'는 북한군의 창설과 역사, 조직과 전략전술을 전문가가 아닌 보통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책이다.

남북 양 체제가 수용할 수 있는 통일 이후의 군사통합과정을 최대관심사로 꾸준히 연구해온 군 출신의 안보전문가 권양주 연구위원을 만났다.

-북한군 이해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위협의 관리라는 당면과제에 따라 전술연구에 집중하다 보니, 북한군의 역사, 전략, 조직 및 담론에 대한 이해와 훈련이 부족하다. 통일준비와 군사통합관리, 각종 군사회담 대응과 심층적 전술분석을 위해서는 보다 종합적 이해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슈별 대응에 그치고 만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적 지도력을 평가한다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단계적으로 군 관련 직책을 넘겨받았던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 얼마 전에 헌법개정을 통해 국방위원장과 최고사령관을 겸직하도록 한 것을 보면, 김정일 위원장이 상당기간 생존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김정은에겐 김정일의 3대혁명소조 같은 친위조직도 없고, 김일성-김정일에 이은 3세대 동년배 세력의 기반도 아직 취약하므로 군의 내부안정성이 중요한 문제이다. 과거에 비해 군 간부의 강등과 보직이동 등 자존심을 해치는 일이 너무 빈번하다. 현재 군 간부 거의 전원이 김정은 집권 후 강등 경험을 갖고 있다. 충분한 군 경험도 없고 정치력을 담보해주는 집단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통치스타일은 결국 자기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군 내부를 평가해 달라

"김일성에 의한 숙청 이후, 북한 군 내에 파벌은 없다. 김정일은 인민군 총정치국장-인민무력부장·총참모장 등 군 관련 3대 포스트 간에 균형을 잡아줬지만, 그래도 총정치국장에게 무게가 쏠렸다. 김정일의 17년 집권기간 중 15년간 정치국장 자리를 지킨 조명록은 군을 안정시켰다. 김정은 체제에서 최룡해, 황병서 등은 모두 당 출신인데, 군 출신으로 군을 안정시킬 능력을 가진 인물들은 사실상 없고 모두 자기생존에 급급한 2류급 인사들로 보인다."

-남북의 전력을 포괄적으로 비교한다면?

"포괄적 전투력은 북한이 다소 우세하다. 미사일-핵-화학무기 등 비대칭전력과 지상군 규모의 우위, 20만의 특수부대, 지하갱도 등이 북의 강점이다. 그러나 북은 경제력이 약해 훈련이 충분치 못하다. 특히 중간간부 이하는 생활이 굉장히 어렵고 문란하다. 북한의 국방비는 절반이 정부재정으로, 절반이 군 자체로 조달된다. 조달에 관여한 계층의 부패, 착복, 부정이 심각하고 김정은 집권 이후 군 자체재정권의 일부 박탈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그렇다고 군 자체재정조달에 대한 부담이 준 것도 아니어서 군관들의 생활고가 심한 것이다. 이런 상황때문에 황장엽씨가 앞으로 북한의 군사적 동요나 반란은 과거처럼 장군급이 아닌 영관급의 주도로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한 것이다. 우리 쪽은 전반적으로 무기운용체제의 자동화가 강점이며, 정신력은 남북이 비등비등하다고 본다."

-북의 군사전략과 평시도발전술의 기본방향은?

"6.25와 같은 느슨한 전쟁은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북의 기본전략은, 미군의 추가개입 이전에 강력한 단기 속전속결로 미군의 개입을 지연 또는 무산시키며 승리하는 것이다. 큰 틀의 남북관계는 점차 완화되는 추세로 가겠지만, 6.15 정상회담 이후에 연평해전이 발생했던 것처럼 국지적 도발에 의한 긴장은 반복될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국제사회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어느 정도 양해하거나 시비를 덜 걸 것으로 보이는 방법을 통해 세계여론이 일방적으로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을 국지도발전술을 모색할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NLL을 그렇게(국제사회에서 볼 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보므로, 서해5도는 이후로도 국지적 분쟁의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NLL을 평화수역으로 하는 방안은, 다른 어떤 지역에서든 도발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전체적인 긴장완화 없이는 남북간 평화정착수단이 못 될 것이다."

-북핵을 협상용으로 보는데 대한 의견은?

"미국에 대해선 협상용이 맞지만, 남한에 대해서는 군사용의 성격이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남북 간의 분쟁은 전면전, (재래식 무기사용이 억제된) 대량살상무기 이용, 국지전. 평시 도발 등으로 나뉠 수 있다. 북한이 남한과의 분쟁 초기에 오산 미군기지 등에 핵을 사용할 경우 선제기습효과를 높이고 반전여론을 조성하여 속전속결에 활용될 수 있다. 또 전세가 불리할 경우엔 핵사용 위협을 통해 남한의 반격을 저지하고, 최악의 경우에도 국경을 넘어 패주하기보다는 핵사용을 불사해서라도 정권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3차 핵실험 이후 최소 1톤 규모의 핵탄두를 제조할 정도의 능력은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아직 장거리 미사일 능력과 핵탄두 소형화 능력은 없지만, 현재 보유 중인 사거리 500키로의 스커드B 만으로도 1톤 탄두의 탑재는 가능하니, 결국 군산~영덕 이북지역은 이미 북의 핵 사정권에 들어갔다고 보아야 한다."

-북핵에 대해 어떤 대응전략이 가능한가?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핵 옵션론(북한이 핵개발 및 핵공격을 할 경우 미국이 자동적으로 핵 보복을 한다는 약속이 없으면,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을 개발한다는 입장을 국민투표 등을 통해 확보하자는 견해)은 아무리 국민여론이 뒷받침되더라도 미국의 반대로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전술 핵 반입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어려울 것이므로 현실적으로는 미국의 핵우산 외의 방법을 찾기 쉽지 않다. 북한의 핵을 군사적으로 무력화하고 북을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결국 유사시 북한지도부를 타격할 장거리타격수단, 즉 미사일과 공군력을 갖추는 것이다. 우리의 현무 미사일은 이미 500킬로 사거리개발에 성공했다. 한반도에서 800킬로면 충분한데 그 또한 곧 가능하리라 본다. 현재 우리는 상대방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그 정보를 미국으로부터 받더라도 추적하고 사격할 능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드 도입을 놓고 정치적 논란이 있지만 순수한 군사적 관점에서는 상대미사일에 대한 대응시간을 벌어준다는 점에서 사드의 도입이 플러스라고 본다."

-우리 안보에서 미군의 의의는?

"우리 생각과 계산으로는 우리 재래식전력만으로도 유사시 서울북방에서 북한군을 방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군이 빠진다면 실제 군사력 균형이 무너지는 것보다는, 과거 한반도를 방어선에서 제외한 에치슨 라인이 6.25를 초래한 것처럼 심리적 균형을 무너뜨려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는 점이 현실적 문제이다. 상대의 오판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작전통제권 문제도 현재대로 두는 것이 낫다고 본다."

유비무환(有備無患), 무비필환(無備必患)이 안보의 세계다. 대비가 없으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고, 그 대비는 한 치의 방심과 오차도 없어야 하는 것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대한민국의 입장이다. 문제는 저자가 책에서 지적하듯 통일 없이는 근본적인 평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는 이'의 군사적 대비와 다양한 외교와 협상이 함께 할 때만 진정한 평화의 대비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한반도의 군사문제를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는 지금 우리는 어느새 6.25발발 65주년을 넘기고 있다.

△저자소개 권양주

육사34기. 미 오하이오 대학에서 국제문제 연구 및 경제학 석사, 동국대 북한학 박사, 21사단 연대장, 육군본부 무기체계과장 및 전력기획과장, 국방부 한국형 헬기사업단 기획조정실장,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센터장 역임, 현재 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정치와 전쟁', '남북한 군사통합 구상', '한반도 평화통일 프로세스' 등 저서와 논문 다수.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