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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서인문도(書人問道) - 요우커 천만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

"3년 후 요우커 국내소비 30조…대북관계 반드시 개선돼야"

  • 웹출고시간2015.04.30 18:00:01
  • 최종수정2015.04.30 18:00:01

"요우커 천만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

저자 : 전종규·김보람, 출판 : 미래의창 , 쪽수 : 254쪽

고령화와 경기침체로 내수구매력은 줄고, 싼 노동력과 시장개척의 활로로 기대했던 북한과의 관계는 안 풀린다. 핸드폰 이후의 효자상품은 딱히 안 잡혀 답답해하던 한국경제에 큰 손이 등장했다. 요우커(遊客)라 불리는 중국관광객들이 명동과 제주도를 점령하고, 면세점과 백화점을 살리며 양양공항을 북적이게 하고 있다. 지식인들이 장래에 대한 시원한 해답을 못 내놓고 있는 동안, 현장에선 이 신생 소비군단에 적응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노력이 이미 한창이다. 외국인의 한국관광이 대한민국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출이라면, 요우커의 국내소비는 사실상 대한민국의 내수로 자리잡고 있다. '요우커 천만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는 3년 후 천만 요우커의 국내소비가 30조에 달하리다 본다.

공동저자인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전종규 위원을 만났다.

'요우커 천만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 저자 전종규씨.(왼쪽)와 인터뷰어 김민석 교수

-요커노믹스(요우커가 만들어내는 경제)는 일시적 바람인가.

"중국의 평균소득 증가와 해외여행 붐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2014년부터 시작된 한국행 물결이라는 패션(유행)이 결합된 것이다. 앞으로 5년 동안 대응을 잘못하면 패션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일단 앞으로 4~5년은 무조건 이 추세가 지속된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관광지로 한국이 몇 등쯤 될까? 요우커는 얼마까지 늘 수 있을까.

"올해 춘절조사에서는 한국이 1등을 했다. 그 동안에도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하면 한국이 1등이었다. 미국과 유럽은 아직 현실적 부담이 있다. 시진핑 주석이 앞으로(대략 자신의 집권기간인 10년 이내를 의미) 5배 정도 해외관광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과 관광의 상관관계를 추정해도 그 전망은 타당하다. 지금 중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 5천만 중 홍콩행이 절반이다. 10년 후 5배 늘어난 요우커의 홍콩 몫을 우리가 차지한다면 한국행 요우커만 1억이 넘을 수 있다"

- 왜 2014년에 한국바람이 시작된 것인가.

"2008년 중국의 해외여행 개방 이후 대세는 홍콩, 마카오 등 그레이트 차이나 지역이었다. 홍콩 인구가 730만인데, 요우커가 5천만에 육박하면서 총 해외관광객이 1억을 넘어버렸다. 생필품 부족, 인플레, 교통 체증에 직선제라는 정치적 배경까지 겹쳐 결국 홍콩당국이 2014년 요우커의 홍콩방문규제라는 항복선언을 해버렸다. 바로 이 홍콩 변수로 2014년에 한국행 슈퍼사이클이 시작되었다. 홍콩과 비슷한 거리의 국가 중 대만은 외국 느낌이 없어 차별화가 안 되고, 일본은 엔화약세에도 불구하고 문화 컨텐츠에 대한 경외감과 감동이 없어서 한국으로 몰린 것이다"

-요우커의 주력군은 어느 집단인가. 어디에 돈을 쓰나? 앞으로는 뭐가 뜰까.

"한류드라마를 보던 이른바 소황제 세대에서 성장한 2-30대 여성과 실버 세대가 주력군이다. 아직은 쇼핑과 단체관광이 주류이지만 점차 숙박, 문화, 음식 등의 지출비중이 늘고 있다. 쇼핑의 주종은 짊어지고 가기 어려운 TV, 냉장고 등 내구재를 뺀 모든 분야, 한마디로 백화점 1~8층까지의 아이템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소비자들의 특성은.

"민족적 특성과 고령화 현상에서 연유하는 과시소비와, 전세계 전자상거래 1위(10%)로 나타나는 합리적 소비가 공존한다. 최근까지 지속되던 1인 자녀정책의 결과, 아동용품의 경우 자존심을 중시하는 고가시장이 존재한다. 같은 디자인이면 오히려 비싼 게 더 잘 팔리는 현상이 있다"

-동네 맛집, 작은 게스트하우스 같은 개미들에게도 요우커는 기회인가. 대도시나 제주도가 아닌 내륙, 가령 충청도에도 호재가 될까.

"요우커 관광의 지역다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같은 나라를 두 번 이상 찾게 되면 안 가본 곳에 가보려 하거나 휴양을 즐기는 것으로 패턴이 바뀌지 않나· 첫 방문 때 안 가본 곳을 가보고 막판에 쇼핑하고 나오는 식이 될 것이다. 눈꽃빙수나 팔색삼겹살처럼 이미 요우커를 염두에 두거나 요우커가 살려낸 품목이 등장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인삼빙수가 나오지 말란 법이 있나· 요우커는 개미자영업자들의 희망이 될 것이다. 중국인과 관련된 역사나 스토리를 관광자원화하는 것을 이제 내륙지방의 자치단체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없는 스토리도 만드는데 있는 스토리를 컨텐츠로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요우커를 잡기 위해 보통사람이 해야 할 중국공부는 뭘까.

"중국어의 기초라도 공부하는 것은 좋다. 역사와 문화공부도 좋다. 그러나 꼭 빨강색에 용 문신이 답은 아니다. 소박하더라도 정성을 기울인 감동이 필요하다. 자신 없으면 우선 2~30대 여성용 아이템부터 탐색하라. 현재 중국의 연간 국내소비성장률이 약 12%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연간 15% 이상 성장하는 품목이 아니라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게 옳다"

-2018년에 한국을 찾는 요우커 소비군단 총 1천만 명에 30조 소비를 예상했다. 향후 5년의 과제는 뭘까. 홍콩이나 현재 제주도처럼 부정적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은 없을까.

"한국을 찾은 해외관광객(인바운드)이 2014년 총 1300만, 그 중 43%인 600만이 요우커였다. 곧 인바운드의 절반이 요우커가 될 것이고, 홍콩처럼 교통, 숙박, 환경의 불편함은 증폭될 것이다. 인프라만 뒷받침되면 우리도 몇 년 후 요우커 5천만까지는 무난히 갈 것이다. 갈등을 예방하는 길은 인프라를 꾸준히 늘리는 것이다. 저가관광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관광상품을 꾸준히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해외관광객 1억 명 이상 시대를 꿈꾼다면, 교통, 숙박 등에서 지금과는 질적으로 다른 단계의 인프라가 요구될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천만요우커-30조소비'시대의 도래라는 저자의 전망은 오히려 상당히 절제된 것이라는 느낌이다. 요우커 주도로 1억 한국방문객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관광은 '굴뚝 없는 공장', '보이지 않는 무역'이라 불리는 고부가가치산업이다. 2014년 전세계 해외관광객은 11억을 넘었고, 매년 4~5% 늘고 있다. 놀랍게도 그 중 중국관광객들이 해외에서 지출하는 평균소비액은 중동 부자나라나 선진국의 관광객보다 많은 세계 1위다.

집 밖에서 더 넉넉히 쓰는 문화를 지닌 중국인들의 해외소비를 중국정부가 규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대한민국 내수시장의 구성원이 된 요우커는, 집으로 돌아가선 전자상거래의 고객이 된다. FTA등을 통해 한-중-일, 나아가 아시아의 공동시장이 진전되면 이런 현실은 한층 심화될 것이다. '이대로 가면 한국경제는 중국의 일부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음 속에서도, 저자는 중국과 요우커야말로 대한민국에겐 가슴 두근거리는 성장의 유일한 기회이자 축복이라고 단언한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는 기본생활이 해결된 소강사회를,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는 현대적 사회주의를 완성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중국지도부는 아시아와 유럽을 지나 아프리카까지 연결되는 실크로드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거침없는 부상에 대응하는 우리의 미래전략은 뭘까?

"통일이야말로 중국을 가장 잘 활용하는 길이다. 중국에게 한국은 아직 비행기를 타고 와야 하는 사실상의 섬이다. 통일은 한국을 육지로 연결되는, 거리감 없는 옆 동네로 바꿀 것이며 대한민국을 실크로드의 기점으로 만들어 일본에 대한 경쟁력을 갖게 할 진짜 대박이다. 그래서 대북관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중국 이야기를 한참 하고 나서는데, 의외로 통일의 절박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마지막 이야기가 귀에 남는다.

△저자소개

공동저자 전종규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소속이다. 2002년 삼성그룹 중국지역전문가로 선발되어, 중국을 집중 체험한 후 중국인 부인과 결혼했다. 조선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되었다. 다른 공동저자인 김보람은 한경비지니스 기자로서, 경제전반의 트랜드에 밝고, 요우커노믹스에 대해 심층취재를 해왔다. 전종규 위원의 보고서에 김보람 기자의 현장취재리포트가 결합하여 책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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