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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서인문도(書人問道) - 넥스트 리더십

한국, 독일에게 배워라

  • 웹출고시간2015.08.06 15:08:00
  • 최종수정2015.08.06 15:08:00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이슈에 대한 관심이 확 끓어올랐다가 쉽게 꺼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독일에 대한 관심도 그런 경우다. 경제민주화가 최대화두였던 지난 대선 전후 한국정치권에는 독일 공부바람이 불었었다. 새로운 사회적 모델에 대한 고민을 배경으로 했던 그 바람은 북유럽, 스위스 등에 대한 관심 등으로 번지기도 했지만, 대선이 끝나고 대선공약들이 실종되면서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독일공부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의 한 사람인 김택환 교수는 매년 새로운 책을 펴내면서 한국사회의 진로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과제를 던지고 있다.

넥스트 리더십

저자 : 김택환, 출판 : 메디치미디어 출간 : 2014.03.10

- 한국사회에 독일공부를 제기했다. 왜 독일인가

"탁월한 정치리더십과 경제리더십으로 대한민국의 당면과제인 경제민주화, 복지, 통일, 주변국 외교, 교육개혁 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면서 잘 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나는 학생, 기자, 생활인으로 독일에 오래 살면서 독일의 주류사회, 정치, 이론, 일상생활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부했다고 자부한다."

- 넥스트 코리아,넥스트이코노미, 넥스트 리더십 세 권에서 각각 이야기하고 싶었던 핵심주제는

"넥스트 코리아에서는,독일과 비교할 때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합리성'이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패거리 정치, 지역주의, 연고주의는 합리성을 무너뜨린다. 넥스트 이코노미에서는, 우리 헌법의 경제모델인 사회적 시장경제를 현실에서 가장 잘 실현한 독일경제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라인강의 기적을 설계한 루드비히 에르하르트의 슈퍼베스트셀러 '모두가 번영을 누리는 사회'는 그간 번역도 소개도 되지 않았었다. 독일경제는 이 책의 정신을 현실로 구현했다. 교육, 직업, 의료만큼은 돈이 없어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집안에 태어나도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나찌즘, 공산주의, 천민자본주의를 겪은 독일의 결론이었다. 시장만능주의도 계획경제도 아닌 제3의 길이었다. 넥스트 리더십의 핵심은 '용기'이다. 용기란 자기절제이자, 공동체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여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언제든 얘기할 수 있는 자세를 뜻한다. 플라톤과 막스베버 등이 강조했고, 브란트와 메르켈 등 독일의 모든 역대 지도자가 보여온 덕목이다. 용기, 그리고 자신과 가족을 포함 역대 누구도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청렴함이 독일 정치지도자들의 힘이다."

- 독일의 중소기업이 강한 이유는· 히든챔피언의 첫째 비결을 공동체의식이라 했는데

"독일의 중소기업이 강한 이유는 12세기부터 내려온 장인정신, 명품추구의 창의성, 시장개척능력이다. R&D투자가 대기업보다 강하다. 몇 대를 이어온 명품 가족기업 CEO 80명을 직접 인터뷰했는데, 한결같이 나폴레옹, 히틀러, 스탈린 체제를 다 견뎌낸 비결을 공동체의식으로 꼽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그들은 기업과 사회 전체를 보면서 일자리와 사회적 가치를 지켜내는 것을 어떤 이념보다 소중하게 본다. 이런 정신적 기초 위에서 멀리보고 장단기계획을 추진해가는 것이 중소기업 초강국 독일을 만들었다."

'넥스트 리더십'의 김택환 저자

- 독일의 중소기업정책에서 배울 것은

"혁신클러스터와 중소기업R&D지원이다. 산업 각 분야를 관통하는 핵심기술, 또는 횡단기술의 발전을 프로젝트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혁신클러스터이다. 대기업에는 1원도 안 주는 R&D지원비를 중소기업에는 연간 18조 이상 준다. 단, 최소 6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 방식의 지원을 통해 세계최고수준의 선도적 중소기업인 히든챔피언의 배출을 목표로 한다. 중소기업 지원을 안 하거나, 하더라도 개별기업지원 방식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의 중소기업 정책은 독일에서 이미 1980년대에 다 지나갔다. 대기업을 중시하는 독일 자민당은 사실상 정치에서 퇴출되었고, 보수적인 기민당이 기업을 강조하지만 거기서 말하는 기업이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다. 독일 정치에서 연정을 교훈으로 삼았다. 경기도 등에서 시작된 연정실험의 평가, 전망과 기대를 듣고 싶다. 경기도에서 출발한 연정실험은 한국사회에 정치적 상생의 틀에 관한 중요한 어젠다를 제시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연정을 통해 피부로 느껴지는 실적이 나와야 한다. 독일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베스트팔렌 주처럼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 한국정치에 어떤 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사회적 다양성 보장, 정치안정, 연정운용이 가능하자면 다당제로 가는 것이 좋고, 그러자면 비례대표제가 강화되는 선거제도개편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아직 독일식 총리제도를 바로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권력구조에 손대는 개헌은 국민적 요구가 아직 낮은 정치권의 요구에 그치고 있고 잘못 손대면 국정의 블랙홀이 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정을 제기했던 방식은 비현실적이었다. 연정이 이루어지려면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유력한 지도부가 보수-진보 양 진영에 존재해야 한다. 또 다당제가 아니어도 DJP연대처럼 상이한 지역기반과 상이한 철학을 가진 세력의 공동집권을 경험한 적도 있다. 큰 제도의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구하되,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를 잡고 추진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 지난 대선 때 시대정신을 고민하면서 독일공부의 화두를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을 어찌 보는가·

"뭐니뭐니해도 일자리와 외교가 가장 화급한 과제일 것이다. 시대적 사명을 다한 박정희 패러다임이 뒤를 이을 일자리와 먹거리 패러다임이 나와야 한다. 그런 시대적 과제실현을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이 대통합의 리더십이다. 국민대통합과 개혁을 통해 통일까지 달려가는 통 큰 정치가 시대정신이다. 패거리정치와 사대주의가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리더가 통 큰 정치를 한 번 해야 대한민국 국민의 통과 스케일이 확 커진다. 그래야 양극화와 치열한 국제경쟁을 뛰어넘을 수 있다. 메르켈 총리의 국민지지는 80%를 넘는다. 독일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정치지도자들을 신뢰와 존경의 제1대상으로 본다."

독일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김택환 교수와의 인터뷰는 통큰 정치라는 시대정신의 제기로 끝났다. 역시 문제는 정치, 문제는 리더십인가보다.

◇ 저자 김택환은?

저자 김택환은 한국 정치권의 '독일 배우기' 열풍에 저자의 전작, '넥스트 코리아'와'넥스트 이코노미'가 있었다. 1983년 독일 본Bonn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한 이후 30년 넘게 독일과 인연을 맺고 있는 저자는 전작을 통해 독일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한국의 다음 국가 모델로 독일을 지목했던 저자는 특히 독일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주목한다. 독일 총리 여덟 명과 한국 대통령 아홉 명의 리더십을 비교·분석해 한국의 다음 지도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본 대학에서 정치학, 사회학, 언론학을 공부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언론연 구원과 중앙일보 미디어 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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