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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서인문도(書人問道) -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27가지 원리

주식시장 성패 가름 짓는 중요 요소 '멘탈관리·정보해석 능력'

  • 웹출고시간2015.10.15 15:36:14
  • 최종수정2015.10.15 16:15:25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27가지 원리

저자 : 캠피스, 출간 : 한스미디어, 출간 : 2011.04.01

참으로 우연한 만남이었다. 딜러라고 하면 줄 선 양복에 날카롭게 생긴 첩보원 인상만을 상상해온 내게는 이 사람이 국내 시장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딜러였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게다가 지난 몇 해 동안은 본업을 떠나 나도 잘 아는 거물 정치인의 보좌관 노릇을 했다는 사실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캠피스라는 블로거명으로 잘 알려진 저자에게 이야기를 청했다.

- 2008년을 전후하여 국제금융시장에 변화가 생겼다고 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첨단금융기법의 허술함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충격적 위기였다. 해결방식도 과거와 달랐다. 과거처럼 정부나 중앙은행이 보조자로서가 아니라 양적완화(QE)등으로 시장에 직접 개입해 자산 가격 하락을 막았다. 내 표현으로는 '정치자본'의 등장이다. 양적완화는 단발로 끝나지 않고 QE1,2,3으로 이어졌고, 중국발 위기 이후 QE4까지 거론된다. 유럽의 장기대출프로그램 LTRO.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통화증발, 일부 국가들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은 환율전쟁, 무역 갈등을 낳았다. 돈은 찍어대는데 인플레 걱정은 없고, 디플레 걱정만 넘치는 현상을 주류경제학은 설명조차 못한다. 2008년 이후 어느 정부건 성장률 하락보다 자산 가격 하락을 무서워하고 있다."

- 그렇다면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외국인투자자의 행태는 어떻게 변했나?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상처받은 개인들은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남은 자(거대자본)들의 수익률 게임만 남은 이유다. 거대자본이 극도로 조심스럽게 움직이니, 변동성은 낮아지고 종목 간 차별화가 극심해졌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으면 빠져나간다. 시장을 못 믿으니 장기투자, 가치투자가 확 줄고 재료에 따라 움직인다(모멘텀 투자). 기업가치를 보지 않고 중앙은행 입만 바라본다. 향후 주가가 궁금한가· 자넷 옐런(FRB의장) 하기 나름이란 답이 정답이다."

- 1년이면 약 5만건의 분석보고서가 나오는데 매도보고서는 0.3%뿐이다. 왜 그런가?

"서비스업인 금융이 손님에게 쓴 소리 하기 쉽겠는가·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쓸 수밖에 없다. 시장에 진입하는 순간 모두 긍정론자가 된다. 벌 수 있다는 희망과 자기최면이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매도보고서가 훨씬 적은 편인데 오죽하면 내부용보고서와 외부용보고서가 다른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겠는가·"

- 27가지 원리 중 가장 중요한 원리는?

"때를 사는 것이다. 타이밍이 잘못되면 용쓰는 재주가 있어도 안 된다. '불황을 사라든가, 종목싸움 아닌 시간싸움을 하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순간순간 잘게 쪼갠 타이밍이 아니라, 시대를 꿰뚫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경제 상황, 대중심리, 산업 전반을 파악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인간의 일생, 자연의 변화와 유사한 희노애락(喜怒哀樂)의 드라마다. 사람이 늙듯 주가도 변한다."

김민석 전 의원

- 평정심과 담대함을 키우는 길은?

"주식시장을 관찰하면 인간의 연약함을 배운다. 오르면 희망에 부풀고 떨어지면 절망의 나락이다. 이것이 확대되면 집단적 광기와 패닉이 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그때 팔았어야 했다.' 와 '그때 샀어야 했다.'이다. 대중과 반대로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다. 성패를 가름 짓는 두 가지 요소는 멘탈 관리와 정보해석능력이다. 금융역사를 반드시 공부하고, 간접경험을 내재화하라. 인간도 금융도 위기를 해결해가며 성장해왔다. 특히 일반인은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 문제는 기준이다. 2만원 짜리가 20만원까지 오른다면 어디서 빠지는 게 탐욕일까· 매수 당초의 목표가 중요하다. 장기투자와 단기투자에 따라 보유기간, 수익목표치, 손절매 라인이 모두 달라진다. 어떤 경우든 목표치와 손절매 기준을 정하고 자기 원칙을 지켜야 한다. 정보가 소수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갔다. 문제는 해석능력이다. 같은 경제지표를 누구는 호재로, 누구는 악재로 본다. 그런 판단력과 유능함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부하고 성찰하고 정상상태를 견지할 정신적, 육체적 트레이닝을 하라. 고난이도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기술적 분석정도는 필수다."

- 개인에게 공정한 시장이란 어떤 것인가?

"공정의 가치를 주식시장에 100프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결과가 동일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강자에게도 약자에게도 동일한 룰은 필요하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자본력에 따라 누릴 수 있는 지위와 혜택이 달라진다. 사후증거금, 동시호가, 공매도 등이 대표적 폐혜다. 기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동시호가제도는 다른 나라엔 거의 없다. 합법적인 시세조작 행위를 눈감아 주는 셈이다. 개인이 파생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가한 것도 악법이다. 과도한 레버리지 규제, 루머를 이용한 시세조작행위,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 정도만 강력하게 규제하고 나머지는 무한경쟁 시켜도 된다. 자기가 가진 돈 범위 내에서만 투자하게 해도 리스크가 한결 줄어든다. 금융사를 포함해서 미수, 신용 모두 없애야 한다. 금융사에 리스크를 주지 않는 파생상품에 대해 과도한 증거금을 요구하거나 개인은 접근하기 어려운 공매도를 기관투자가에게만 허락하는 것 또한 불공정하다."

- 정치권에서 일해 본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금융시장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금융시장 개선과 관련된 유의미한 정책을 다뤄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우리나라 정치권의 금융에 대한 이해도와 지식수준은 형편없이 낮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금융선진국 들은 자동차 수천 대, 배 수십 대를 팔아야 버는 돈을 컴퓨터 버튼 몇 번 눌러 벌어들인다. 고령화 사회에서 금융산업은 생존산업이다. 은퇴자들의 돈을 굴려 수익이 나야 그들이 먹고 산다. 투기로만 보면 규제밖에 할 게 없다. 금융제도는 복잡하면 안 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고 하지 않나. 자기 돈으로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도록 하면, 다른 규제는 불필요하다."

한사코 촬영을 거부한 저자는 본업을 떠나 정치권을 경험하고, 최근 다시 그 동안의 일을 정리했다. 흥미롭게도 나와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해 전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던 저자의 관심과 고민의 내용은 나의 고민과 가장 많이 닿아있었다. 책과 사람을 통해 길을 찾던 서인문도를 통해 얻은 또 하나의 기쁨이다. 개인적인 사정상 오늘로 서인문도를 당분간 중단하고자 한다. 그러나 약속드린다. 서인문도를 통해 반드시 다시 인사드리겠다는 것을. 그동안의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저자 캠피스는?

저자 켐피스는 금융시장에서 10년 넘게 주식과 파생상품 운용딜러로 일한 저자는 2010년부터 경제칼럼니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오랜 시간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블로그에 <켐피스의 경제 이야기>를 신설, 1일 조회 수 최상위를 차지하며 금융과 투자지식에 목마른 네티즌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프라임경제에 칼럼을 연재했으며 Daum금융, Yahoo금융, 아이엠리치 등에 재테크, 증시전망, 파생상품, 외환에 대한 전문가 칼럼을 쓰고 있다. 투자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운다는 목표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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