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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의 '일그러진 자화상'

예산 결산 특별위원회 심사 현장
엄재창 위원장, 직원들에 인정비 인상 의견 물어
'인상 마땅하다' 눈치…'동의해줘 고맙다 ' 화답

  • 웹출고시간2014.12.02 19:53:27
  • 최종수정2014.12.02 19:53:27
현재 충북도의회의 단편적인 모습일까.

비난의 중심에 선 의정비 인상 문제에 대해 동의를 유도하는 데 급급했다. 예산 심사 권한은 일부 의원들끼리의 전유물이 된 모양새다.

2일 오후 2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가 열리기 직전 새누리당 소속 엄재창(단양) 예결위원장은 뜬금없는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의정비 논란에 대해 도청 직원들의 의견을 물은 것이다.

엄 위원장은 "의정비 인상에 대해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통일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도청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옳다구나." 한 푼이라도 예산을 더 확보하기 위해 모인 직원들은 이내 맞장구쳤다.

한 직원은 "현재 도의원 의정비가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현실적인 부분이나 향후 활발한 의정활동에 있어 인상은 마땅하다"며 엄 위원장의 눈치를 살폈고 엄 위원장은 "동의해 줘 고맙다"고 화답했다.

원하는 대답에 만족한 예결위는 순탄한 심사를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괴문서' 소동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임헌경(청주7) 의원은 심사 시작과 동시에 발언권을 얻은 뒤 한 장의 문서를 들어보였다. 이른바 '예산 삭감해야할 항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문서였다.

임 의원은 "수개의 항목에 대해 삭감을 하겠다는 괴문서가 돌고 있다"며 "아직 예결위 심의 진행 중이고 계수조정도 하기 전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해당 문서에는 △충북순회문학음악회 △충북문화예술아카데미 △서예학술발표회 △충북베트남문화예술교류 △생활문화예술 △NGO리더양성수양교육 △NGO박람회 △세계무예마스터십 준비단 운영 등에 대한 예산이 나열돼 있었다.

회의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엄 위원장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엄 위원장은 부랴부랴 "내일 얘기하자"고 수습에 나섰지만, 임 의원은 "묵과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임 의원은 "특정단체 죽이기도 아니고 왜 이런 문서가 의회 내에 돌고 있냐. 예결위가 존재할 이유가 뭐가 있냐"며 "정략적·기획적인 소행을 멈추지 않으면 예결위원 직을 사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회 안팎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도민들의 뜻을 거슬러 의정비 인상을 추진했음에도 되레 예산 칼자루를 빌미로 겁박을 일삼고,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밀실 야합의 단편까지 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충북도의회가 또 다시 분란을 자초하고 있는 형국이다.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도민들이 도의원들에게 가장 바라는 덕목은 다름 아닌 '염치(廉恥)'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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